배우 유승호가 연극을 성료했다.

유승호는 28일 폐막한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파트원:밀레니엄이 다가온다'에서 루이스(이태빈·정경훈 분)의 연인이자 와스프 가문 출신의 성소수자 '프라이어 월터' 역을 맡아 파격적인 외형과 열연으로 캐릭터 변신에 성공했다.'엔젤스 인 아메리카'는 198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뉴 밀레니엄'을 앞두고 인종, 정치, 종교, 성향 등을 이유로 소외받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200분의 대서사시 연극으로, 유승호는 연인과의 이별 후에 불치병으로 야위어가는 캐릭터를 애절하게 그려내며 수많은 '유프라이어파'를 양산했다.

데뷔 후 첫 연극 무대에 올라 낯설지만, 매력적인 얼굴을 선보인 유승호. 천사의 부름에 미지의 세계로 손을 내밀며 극을 마무리한 프라이어처럼 '엔젤스 인 아메리카'로 도전의 날개를 달고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유승호의 활약상을 짚어봤다.

/ 사진=글림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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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니큐어부터 체중 감량까지…파격적인 외형 '도전'

유승호는 보라색 실크 코트와 중단발 웨이브 헤어스타일로 등장, 고고한 정통 가문 출신의 프라이어를 화려한 외형으로 표현했다. 전작 드라마 '거래' 속 삭발한 머리와 거친 피부 등 날 것의 모습과 상반된 유려한 말투와 우아한 의상으로 캐릭터의 품격과 당당함을 온전히 표현하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유승호는 연습 단계부터 손톱에 검은색 매니큐어를 칠하거나 다양한 액세서리를 활용하며 뉴욕에서 가장 잘나가는 프라이어에 완전히 녹아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공연 기간에도 매니큐어의 색깔과 패턴에 차이를 두며 캐릭터의 디테일을 살리는 동시에 보는 재미를 더했다.작품을 위해 체중을 6kg 감량한 유승호는 질병과 시련에 몸부림치는 프라이어 그 자체가 되어 역할의 슬픔과 비참함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 드랙 아티스트에서 시한부까지…한계 없는 연기 '도약'유승호는 섬세한 손짓과 목소리로 프라이어의 이별 후 비애부터 투병 속 그리움까지 감정의 파고를 세밀하게 그려내며 먹먹한 여운을 남겼다.

유승호의 열연은 프라이어와 루이스 그리고 하퍼(고준희·정혜인 분)와 조셉(이유진·양지원 분)의 대화가 첨예하게 교차하는 2막 9장에서 눈길을 끈다. 그는 애증 섞인 눈물과 울부짖는 포효를 통해 함께 살던 집에서 떠나려고 하는 연인 루이스에게 "사랑? 네가 사랑이 뭔지 알아? 우린 4년 반을 같이 살았어!"라며 처참히 무너진 프라이어의 감정을 극적으로 쏟아내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또한 화려한 분장에 보랏빛 찬란한 가운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유승호는 몽환적인 눈빛과 말투로 프라이어의 꿈속 드랙 아티스트로 분해 극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며 연기적인 새로움도 더했다.

유승호는 30일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그간 함께 웃고, 울며 따뜻한 관심과 에너지를 보내주신 관객 여러분들 덕분에 잘 달려올 수 있었다"라며 "마지막까지 깊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연습하며 멋진 무대를 함께 만들어주신 스태프분들, 선배님들과 동료 배우분들께도 감사드린다"라고 마지막 공연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유약하지만, 단단한 프라이어와 함께한 지난여름 많은 사랑 받으며 배운 뜻깊은 시간이었다. '엔젤스 인 아메리카'의 여정을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여러분의 모든 순간에 사랑이 깃들길 바란다"라는 인사도 덧붙였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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