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채널 '들어볼까' 영상 캡처


정선희가 남편 안재환과 사별한 심정을 털어놓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11일 유튜브 채널 '들어볼까'에는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난다고?!'라는 영상이 게시됐다. 정선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정선희는 "연예계에 입문을 했다. PD였고, 캐스팅 디렉터였고, 한 3~4년을 방황을 했었는데 나는 그 사람들 눈에 차지도 않고, 애매한 캐릭터였다. 말만 또박또박 빠를 뿐이지, 개그적인 요소도 별로 없었다. '그냥 이렇게 쓰고 버려지는 존재일까? 소모품일까?' 생각했다"며 과거 허무함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또한 "성공의 달콤함은 또 기도가 딜이 되게 만들었다. 바라는 걸 얻기 위해서 조건부적인 기도로 신앙생활을 했다"고 털어놨다.

정선희는 배우 안재환과 2007년 11월 결혼했지만, 결혼한 지 10개월 만에 사별했다. 정선희는 "결혼을 통해 아빠에게 받지 못한 평화를 온전히 찾고 싶었다"며 "평화로운 가정을 영위하며 내가 받지 못한 것을 다 받겠다고 생각했다. 안이한 생각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결혼하고 어려움은 있었어도 환경적인 차이도 다 있었어도 그게 극복 못할 대상이었나 싶었는데 모르고 있었던 부분까지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정선희는 "남편이 금전적인 문제로 엄청나게 우울감을 겪고 있었다. 그런데 그걸 일이 바빠서 잘 몰랐다"고 회상했다. 이어 "결혼하고 10개월 후에 그렇게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실감이 안 났다"며 "처음 든 생각은 현실 부정이었다. '말도 안 돼.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난다고?' 싶었다. 실종 신고를 안 했던 이유도 당연히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돈을 안 꿔줘서 나한테 복수하는 건가 싶었다. 유치하지만 그런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정선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실종 신고를 안 했던 이유는 첫 번째는 연예인이 겪을 이미지 타격 때문이었다. 남편이 그때 사업을 하고 있어서 내가 숨겨줘야 한다고 새악했다. '들어오면 가만두지 않겠다', '화풀이를 할 거다' 이런 가벼운 마음뿐이었다. 결코 이런 모습으로 돌아올 거라고 상상도 못헀다"며 남편의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 심경을 고백했다.

또한 "어디서부터 잘못돼서 남편이 이런 선택을 했을까. 문득 이 사람이 사라졌다는 상실감. 한참 사랑하는 시기인 신혼 10개월 차였을 때인데. 피를 말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런 와중에 '쟤 때문이다. 쟤가 문제가 있어서다. 같이 납치됐다가 쟤만 돈 주고 풀려났다더라'는 소문까지 시달렸다. 참고인 진술이 아니라 마치 가해자의 선상에서 취조당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하지 않아도 될 경험을 했다. 슬퍼할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생각했다. 나는 유가족의 권리도 없었고, 그 사람의 가족들에게 뭔가를 해명해야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외롭고 쓸쓸했다. 가족, 친구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내 편인 사람들을 신경 쓸 시간도 없었다"며 눈물을 훔쳤다. 이어 "살만한 날도 있었고 정말 살기 싫은 날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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