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벨벳 '코스믹' SMini Ver., 비투비 구공탄 '탕탕탕' PLVE Ver./ 사진=SM 스토어 갈무리, 비투비 컴퍼니

《김지원의 슈팅스타》
김지원 텐아시아 가요팀 기자가 '슈팅스타'처럼 톡톡 튀고 시원하게 가요계를 맛보여드립니다.
키링(열쇠고리)으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트렌드에 따라 가요계에도 키링형 앨범이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특정 기획사에서만 내던 이러한 형식의 앨범을 타 기획사에서도 내놓기 시작하며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룹 비투비(BTOB) 서은광과 이민혁은 유닛 구공탄(90TAN)으로 가요계에 나선다. 이들은 팀 내 세 번째 유닛 구공탄을 결성, 오는 31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첫 번째 싱글 '탕탕탕(TANG TANG TANG)'을 발매한다. 음원 정식 발매에 앞서 지난 24일 '탕탕탕' PLVE 앨범의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이는 CD 없이 앱을 통해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디지털 앨범이다.

앞서 그룹 아이브도 지난 4월 발매한 두 번째 미니 앨범 'IVE SWITCH'(아이브 스위치)의 PLVE 버전 앨범을 판매했다. 키링을 열면 이미지 카드가 들어 있다. 이미지 카드 속 QR 코드를 인식시킨 후 시리얼 넘버를 입력하면 노래를 다운받을 수 있는 형식이다. 곡과 함께 앨범 설명과 유튜브 뮤직비디오 링크 연결 버튼이 포함돼 있다. 앱 내에서 포토카드도 발급된다. 이들 외 그룹 크래비티 등 아티스트들이 PLVE 버전 키링 앨범을 발매했다.
아이브 '아이브 스위치' PLVE Ver.

키링형 앨범의 시초격은 SM 엔터테인먼트다. SM은 소속 아티스트의 앨범을 SMini(스미니)라는 이름으로 CD 케이스 모양 키링으로 제작해 판매해 왔다. CD 케이스 모양의 미니어처 아크릴 키링 안에는 CD를 본따 만든 듯한 모양새의 NFC 칩이 들어 있다. 특정 앱을 깔고 스마트폰에 칩을 대면 노래를 감상할 수 있다.

모든 아티스트 앨범에 SMini 버전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굵직한 앨범에는 대부분 내는 편이다. 이달 1일 발매된 그룹 NCT 위시의 싱글 '송버드', 6월 발매된 그룹 레드벨벳의 새 앨범 'Cosmic'(코스믹), 지난 5월 선보인 그룹 에스파의 정규 1집 'Armageddon'(아마겟돈) 등은 모두 SMini 버전이 출시됐다. SM에서는 SMini가 하나의 고정 상품으로 이미 자리를 잡았다.

'네모 앨범' 등 부피를 크게 차지하지 않는 다른 스타일의 앨범도 있다. 네모 앨범 역시 키링형과 비슷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CD 대신 포토카드와 비슷한 생김새의 스마트카드를 담았으며, 전용 앱을 통해 음악, 이미지, 영상 등을 다국어로 제공한다. 그럼에도 유독 키링형 앨범이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트렌드의 영향이다.
스트레이 키즈 'ATE' 네모 앨범
NCT WISH '송버드' SMini Ver 사진=SM 스토어 갈무리

키링으로 개성을 표현하는 시대다. 가방 하나에 키링 하나는 필수인 듯 여겨지며, 여러 개를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이들도 적지 않다. 키링형 앨범은 가방, 블루투스 이어폰 등 소지품에 달아 개성 표현에 활용할 수 있다.

보관에도 용이하다. 키링 앨범은 자리를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 이제 CD 플레이어를 활용해 노래를 듣기 위해 앨범을 사는 시대는 아니다. 앨범은 굿즈의 성격이 강해졌다. 팬들은 응원하는 아이돌의 앨범이 나오면 소장 차원에서 하나쯤 구매하려 한다. 아티스트의 성적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을 테다.

이러한 이유로 매 컴백 때마다 기존 스타일의 앨범을 사 모은다면 앨범이 차지하게 되는 공간이 상당해진다. 반면 SMini는 가로 3cm, 세로 2.5cm에 불과하다. 이번 비투비 구공탄의 앨범도 가로와 세로 모두 6.4cm에 그친다. 일반 앨범과 똑같이 초동 판매량에도 반영된다. 팬들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일 수밖에 없다.

키링형 앨범을 판매하지 않는 아이돌 그룹의 팬들은 직접 미니 CD 키링 제작 업체를 모색해 자체 제작에 나서기도 한다. NFC 칩에는 유튜브 뮤직비디오 링크를 삽입해 스마트폰을 대면 공식 채널 뮤직비디오로 연결되도록 하는 식이다.

비공식 굿즈로까지 활발하게 소비되고 있는 만큼, 수요가 보장됐다고 볼 수 있다. 수요가 있는 만큼 기획사들도 점차 이와 같은 형식의 앨범을 출시할 전망이다. 관련 기술과 밀접한 산업군 역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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