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사진=텐아시아DB


재벌가의 며느리이자 재단 이사장,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던 유명 골프 선수, 대중의 사랑을 받는 셀럽. 디즈니+ '화인가 스캔들'에서 김하늘이 연기하는 오완수에 대한 설명이다. 화려한 재벌가 며느리로 변신한 김하늘의 모습을 기대했지만, 결국은 불륜에 관한 이야기뿐이다. 남편의 혼외자, 경호원과의 아슬아슬한 관계까지 뻔한 이야기들만 가득하다.

'화인가 스캔들'은 대한민국 상위 1% 화인가를 둘러싼 상속 전쟁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는 나우재단 이사장 완수(김하늘 분)와 그녀의 경호원 도윤(정지훈 분)이 화인가의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 드라마. 재벌가 며느리와 경호원의 러브스토리를 작품의 큰 줄기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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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반부를 넘어선 지금까지도 김하늘, 정지훈의 로맨스 케미는 찾기 힘들다. 묘한 분위기와 스킨십, 주고 받는 눈빛 등 위험한 관계를 알리는 연출들은 자주 등장했지만, 둘 사이의 시너지가 나지 않는다. 치명적이면서도 위태로운 설렘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단조로운 표정의 배우들만 있을 뿐이다. 둘 사이에 로맨스가 무르익지 않으니, 정지훈의 "당신, 내 여자 할래요?"와 김하늘에 "당신이 내 남자해요"라는 대사 역시 뜬금없이 느껴진다. 대사 자체도 올드한데,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연기 역시 어색하다.

특히 김하늘은 데뷔 27년 차 배우다. 오랜 내공이 쌓인 배우인데, 이번 작품에서는 좀처럼 감정 연기가 몰입되지 않는다. 시어머니에게 맞서고, 남편의 내연녀에게 협박을 하는 장면에서도 표정의 변화가 크지 않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라고는 하나, 김하늘의 연기는 분명 아쉬움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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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주인공의 로맨스가 약하니 재벌가의 불륜 소재가 흥미를 끈다. 극중 오완수의 남편 김용국(정겨운 분)은 결혼 전부터 스캔들이 많았던 인물. 정략 결혼자가 있었음에도 당시 여비서였던 장태라(기은세 분) 임신시켰고, 잠자리를 가졌던 여자 연예인이 사망하면서 스캔들을 덮기 위해 오완수와 결혼을 한다.

결국 결혼 전에 이미 혼외자가 있었던 상황. 오완수는 그걸 알면서도 모른 척 했고, 세상에 이 사실이 공개되자 남편의 혼외자를 죽은 시아버지 아들이라고 기자 회견을 여는 폭탄 발언까지 한다. 현실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재벌가의 불륜 스토리가 주인공들의 러브라인보다 더욱 흥미로운 이유다.
사진=김하늘 SNS

살인 청부에 대한 진실, 화인가에 숨겨진 비밀 등 '화인가 스캔들'이 다루고자 하는 이야기는 많다. 그러나 올드한 연출과 배우들의 부족한 역량에 작품 자체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 화제성 순위에서도 '화인가 스캔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제작발표회에서 정지훈은 "'화인가 스캔들'이 올해 디즈니+에서 가장 잘 된 작품이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아쉽게도 '화인가 스캔들'은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퇴장한 '지배종', '삼식이삼촌'의 전철을 밟고 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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