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슈팅스타》
김지원 텐아시아 가요팀 기자가 '슈팅스타'처럼 톡톡 튀고 시원하게 가요계를 맛보여드립니다.그룹 NCT 127(엔시티 127)이 특유의 생소함을 덜어냈다. NCT 127은 그간 이전 앨범 타이틀 명처럼 성공 가도를 '질주'했다. 그런 이들이 이번 타이틀곡 '삐그덕 (WALK)'(워크)를 통해 여유롭게 걸어가겠다고 외친다.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던 시점이었던 것은 맞지만, 살짝은 밋밋해진 타이틀 곡에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NCT 127은 정규 6집 'WALK'(워크)를 15일 발매했다. 이번 앨범은 타이틀 곡 '삐그덕 (WALK)' 포함 11곡으로 구성됐다. 늘 새로운 것을 보여주던 NCT 127은 이번에도 도전을 했다. 올드스쿨 힙합 장르로 컴백한 것.
NCT 127답게 약간은 생소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비트로 돌아왔다. '삐그덕 (WALK)'은 붐뱁 스타일의 드럼과 레트로한 기타 리프, 신스 사운드가 어우러져 2000년대 초반 느낌을 자아내는 힙합 곡이다. 강렬함에 여유로움이 더해졌으며, NCT 127의 타이틀곡 중 비교적 편안하게 듣을 수 있는 곡에 해당한다. 이전에 비해 대중성을 가미한 것으로도 보인다. '누가 봐도 나처럼 난 걷지', '난 내 기분대로 Walk 걸음걸이 고장 난 듯이 삐그덕' 등의 가사에서도 여유로움이 묻어 나온다.
보컬과 랩도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NCT 127은 태용, 마크 등 특색 있는 톤을 지닌 래퍼들과 태일, 도영, 해찬 등 성량과 음색이 풍부한 보컬 멤버들을 보유한 그룹이다. 각자 개성이 강해 팀의 독특한 색깔에 기여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하면 한 곡 안에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따로 놀 수 있어 양날의 검이 된다. '삐그덕 (WALK)'에서 멤버들은 랩이 두드러지는 훅을 이끌고 점차 보컬을 쌓으며 곡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멤버 태용이 지난 4월 멤버 중 첫 번째로 입대하며 군백기가 시작됐다. 군백기를 맞은 후 첫 정규라는 변곡점에서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덜 난해한 곡을 타이틀곡으로 정하며 이전 활동과의 차별점을 줬다. 그러면서도 수록곡에는 기존 이들의 정체성인 세면서도 약간은 난해한 느낌의 곡을 담았다. 'Gas'(가스), 'No Clue'(노 클루) 등 수록곡을 통해 기존 리스너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자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NCT 127은 팬덤이 강한 그룹이다. 상대적으로 대중성은 약하다. 팬덤은 이미 잡았기에 대중 사로잡기에 나선 것으로도 보인다. 팬들만 듣는 음악이 아닌 더 많은 이들이 듣는 음악을 내는 편이 아티스트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이기도 하다. 팀의 색깔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늘 같은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 것 역시 아티스트로서는 경계해야 할 일이다. 이달 8주년을 맞은 이들. 색다른 모습으로 한 걸음 내디딜 시점이었다.
이들을 둘러싼 다양한 상황 속에서 '삐그덕 (WALK)'을 필두로 내세워 컴백하는 건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그럼에도 타이틀 곡으로는 다소 약했다는 평가다. 기존 NCT 127이란 팀의 색깔을 좋아했던 리스너들이 만족할 타이틀 선정인지 의문이 남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록곡 'Gas'가 대중과 팬들이 생각하는 NCT 127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곡이라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2020년 발매된 '영웅'을 시작으로 NCT 127의 팬덤이 탄탄해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스티커', '질주', '팩트체크'(Fact Check) 등 강렬한 곡을 연달아 발매했다. 이 과정에서 팬덤은 확장됐고 이들만의 색깔은 확고해졌다. 이번 타이틀 곡은 앞서 언급된 이전 타이틀 대비 힘이 많이 빠졌다. 여전히 강렬한 스타일이지만, 기존 NCT 127이 선보였던 것들에 비해서는 약하다는 의미다.
NCT는 '네오 컬쳐 테크놀로지'(Neo Culture Technology)의 약자다. 이 중 '네오'는 '새로움'을 의미한다. NCT 127은 '네오'한 전체 NCT 가운데서도 가장 새로운 콘셉트와 곡을 시도하는 유닛이다. 너무 새로운 나머지 난해하다고까지 느껴지는 게 이들만의 특징일 정도다. 완벽히 대중적이지도 않고, 기존처럼 극단적으로 생소하지도 않은 곡으로 인해 그룹의 색깔이 흐려지는 것은 아닐지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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