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의 김태곤 감독 / 사진제공=CJ ENM


김태곤 감독이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를 함께한 이선균을 기억했다.

최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탈출'의 김태곤 감독을 만났다.'탈출'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 이선균, 주지훈, 김희원 등이 출연했다.

극 중 딸을 둔 아버지 역할인 이선균. 김 감독은 "많은 배우들이 본인이 아버지임에도 아버지 역할을 꺼리기도 한다. 관객들에게 젊은 배우로 보여지고 싶은 욕망도 있어서다. 선균 형은 전혀 그런 게 없었다. 그럴 법한데 그러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중학생 애 아빠인데' 이런 얘기도 없었다. 시나리오가 본인에게 설득되고 재밌다고 하면 다른 구체적 요소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선균 형도 이 영화가 오로지 재난 스릴러로서 관객들에게 친화적으로 받아들여졌음 좋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래서 요소 요소 아이디어를 많이 낸 것 같다. '많은 분들이 봤으면 좋겠다' 같은 동기로 작용하며 호흡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극 중 정원은 정무와 행정에 충실하며 차기 자신이 모시는 국가 안보실장이 차기 대선주자로 자리잡아 대통령에 당선시키는 것을 우선시했지만, 재난 상황을 현장에서 직접 겪은 뒤 심경에 변화를 겪는다. '히어로' 캐릭터로 그려질 수도 있었지만 '탈출'에서는 좀 더 평범하게 그려진다.이에 대해 김 감독은 "캐릭터가 비약적으로 성장한다든지 좀 더 시원한 결말을 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쾌감도 더 있었을 거다. 하지만 저는 그런 비약적 성장보다 '조금 달라졌네'라고 해야 좀 더 현실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적 전개, 스케일을 위해 직업군을 청와대에 근무하는 사람으로 설정했지만, 과연 그 과정들 속에 비약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정원이 할 수 있는 건 그 정도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딸과의 관계가 완전히 회복되진 않지만 그 전보단 나아진 것 같다' 이게 좀 더 현실적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선균에 대해서는 "드러내놓고 따뜻한 스타일은 아니다. 츤데레 스타일이다. 그런 부분이 극 중 정원이 경민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도 영향을 끼쳤다. 내면이 따뜻한 사람이다. 신경 안 쓰는 듯한데 많이 신경 쓴다"고 기억했다.

영화 개봉이든 홍보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김 감독. 그는 "편집하면서 많이 힘들었다"며 "시사회 첫 관이 종영하고 무대인사하는 관이었다. 나눔관이라고 청소년들이 많았다.홍보하는 부분에 있어서 조심스러웠는데, 딱 들어갔을 때 웃으면서 박수쳐주더라. 너무 조심스러워하면서 관객들이 영화를 보는 것을 해치면 안 되겠다 싶더라. 선균 형도 바랄 것 같은 게, '관객들이 많이 보는 게 중요하지 뭐가 중요해?' 할 것 같더라. 홍보든 뭐든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탈출'은 오는 12일 개봉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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