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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게 캐스팅을 기다리는 톱스타보다 자신이 먼저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톱스타들이 더 많은 기회를 만나게 된다. 유명세에만 의존하지 않고 오디션도 마다하지 않으며 도전한 송일국, 이정재, 조정석은 더 많은 작품을 만나게 됐다.
송일국과 삼둥이 아들 대한, 민국, 만세는 10여년 전 KBS2 가족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로 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후폭풍'이 있었다. 송일국은 각인된 '육아대디' 이미지로 인해 캐스팅이 뚝 끊긴 것이다.최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한 송일국은 2016년 사극 '장영실' 이후 도통 작품 활동을 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송일국은 "살이 너무 쪄서 드라마를 할 수 없었다. 준비가 안 된 것도 있었지만, 안 들어오니까 안 한 것"이라며 "'슈돌' 아빠 이미지가 강한 것도 이유 중의 하나였을 거다. 아무 작품도 안 들어오더라. 행사조차도 안 들어왔다"고 털어놨다. 또한 "육아에 전념하다 보니 저에게 투자할 시간이 적기도 했다. 배우로서 경쟁력이 떨어지니까 캐스팅이 안 들어왔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던 중 송일국은 지난해 뮤지컬 '맘마미아'에 캐스팅됐다. '맘마미아' 측에서 제의가 온 게 아니라 송일국이 오디션 공지를 보고 직접 참여해 합격하게 된 것. 송일국은 뮤지컬 '레미제라블' 오디션도 봤지만 떨어졌다고 한다. 그는 "내가 오디션 보는 거에 놀라시는 분도 있더라"며 "뮤지컬에 가면 신인이다. 중고신인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송일국은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에 좌절하지 않지 않고 끊임없이 기회를 찾아 직접 문을 두드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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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이정재가 얻어낸 배역은 '스타워즈' 세계관 속 제다이 마스터 역이었다. 제다이 마스터는 강력한 포스와 지혜로움을 지닌 마스터로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고 있는 인물로, '스타워즈'의 핵심 캐릭터 중 하나다. 이정재는 동양 배우 최초로 제다이 역할을 맡았다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하지만 조정석은 뮤지컬 무대에 그치지 않고 매체 연기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다시 신인의 자세로 영화 '건축학개론'와 드라마 '더킹 투하츠'에 도전했고,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이제는 영화, 드라마, 방송, 뮤지컬 할 것 없이 전방위적 활약을 펼치고 있다.
흔히 톱스타라고 하면 자존심을 세우며 도도하게 캐스팅 제안을 기다릴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이들은 쓸데없는 자존심을 부리지 않고 무대, 작품의 기회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적극적으로 나섰다. 송일국이 삼둥이 육아 대디로만, 이정재는 국내 배우로만, 조정석은 뮤지컬계에서만 유명인이 아닌 더 큰 배우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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