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 이효리가 어머니와의 벽을 허물기 시작했다.
16일 방송된 JTBC 예능 '엄마, 단둘이 여행 갈래?'에서는 이효리가 엄마 전기순 씨와 한층 가까워진 모습을 보였다.
이날 이효리는 자신이 아플 때를 걱정하는 엄마에게 "내가 서울 가니까 아프면 바로 가겠다"고 말했다. "내가 쓰러져도 효리 아빠는 대처할 능력이 없다"면서 걱정하는 엄마를 보며 안타까움을 느낀 것. 이효리는 "엄마가 자식 없이 혼자 시도할 수 있게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 이야기했다.이효리는 '소떡소떡'을 모르는 엄마에게 이영자로부터 시작된 유행어임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징어찌개 먹기 전에는 엄마가 짜증 나는 말 하면 짜증 났는데, 이제는 그냥 웃기다. 오징엇국 마법인가, 뭘 넣었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어머니는 "엄마의 사랑"이라고 센스를 발휘했다.
오징어찌개를 먹고, 엄마가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본 이효리는 "그때부터 마음이 많이 풀어졌다. 엄마에 대한 부정적 생각이 많았는데 이제는 귀엽고 이해가 되더라. 많이 좁혀진 느낌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엄마와 딸 얽힌 감정 시간 벗어나서 친구처럼 조금 더 편하게 터놔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을 그쯤부터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효리는 엄마와의 거리를 좁히고자 "엄마는 뭐라고 욕해?"라며 친근하게 다가가려 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욕하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냐"면서 "욕을 해본 적은 있다"고만 답했다. "나는 개XXX를 자주 쓴다"는 딸의 말에 엄마는 "나는 그냥 속으로만 XXXXX 한다"면서 들릴 듯 말 듯한 욕을 선보였고 "엄마 입에서 그런 말 나오니까 이상하지"라며 어색해했다. 이에 이효리는 "아니 너무 좋아. 속이 시원하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이동 중 차에서 이효리와 어머니는 화음을 맞춰 동요를 열창했다. 어색하지 않은 감정의 시간. 어머니는 "좋았다. 딸과 같이 화음을 맞춰본다는 게, 평생의 처음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이효리 또한 "목소리 맞추면서 노래 부르는데 여행 중 제일 행복한 순간이었다"면서 기억의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어머니는 "다시 태어난다면 또 엄마 아빠 딸로 태어다고 싶냐"고 물었다. 그는 "지금도 내 딸로 태어나 줘서 너무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음 생에 태어나면 부잣집에서 호강하면서 크고 싶겠지. 너무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서 (고생했으니)"라고 딸을 향한 마음을 드러냈다.이효리는 "그때 한 고생으로 지금 잘살고 있는 것 같다"면서 "다시 또 (엄마 아빠 딸로) 태어나보고 싶긴 하다. 좀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서 서로 생존 본능적인 보호막 말고 진짜 알콩달콩 재미있게 살아보고 싶다. 표현도 다 하고 해주고 싶은 거 다 해주고 응원하면서 그렇게 한번은 다시 살아보고 싶기는 하다"고 속내를 전했다.
거제에 도착해 잠시 쉬는 동안, 어머니는 "여행이 좋긴 좋다. 집, 밥, 빨래, 청소 걱정 안 하고 해주는 밥 사 먹고 부담 없이 다니니까 너무 좋다"면서 "슈퍼스타 이효리와 다니는 엄마,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라며 웃었다. 이에 이효리는 "무슨 슈퍼스타야, 엄마한테는 딸이지"라고 말했다.
주변에 아이 셋과 부모를 본 이효리는 "쫑알쫑알 귀엽고 행복해 보인다"고 따뜻한 눈빛을 보였다. 어머니 또한 "너네 클 때 모습 같다"면서 "저런 사람은 나라의 충신이다. 저렇게 셋 나은 사람들은 애국자다. 보기 좋잖냐"고 이야기했다.
어머니의 독사진을 찍어주던 이효리는 "엄마의 자신감 없는 부분이 측은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보기엔 예쁜데 못났다고 하니까"라며 교복 입고 투샷을 찍으며 '자신의 모습을 사랑해 보라'고 했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엄마의 자신감 결여의 근본적 이유는 시대적 배경이다. 전기순의 삶을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방명록을 쓸 때, 자신의 이름 '전기순'이 아닌 '효리 엄마'라고 적었다. 이효리가 이를 지적하자 그는 "누가 내 이름을 불러주겠냐"고 말했다. '효리 엄마' 전기순 씨는 "자식이 부모보다 낫다 소리 들어야지 부모만 못하다는 소리 들으면 기분 나쁘다"면서 자식 사랑을 드러냈다.
김은정 텐아시아 기자 e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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