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년차에도 새로운 팬이 계속 유입되는 그룹이 있다. 데이식스(DAY6)다. 이들의 콘서트에는 팬은 물론, 팬이 아닌 이들도 발걸음한다. 데이식스는 이들만의 음악과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대중성과 팬덤 무엇 하나 놓치지 않았다.
데이식스 콘서트 현장에는 팬이 아닌 일반 대중도 발걸음했다. 커플로 온 관객들도 눈에 띄었다. 팬덤 공식 응원밴드를 손목에 차지 않은 이들도 떼창을 소화했다. 공식 응원 도구를 살 만큼 팬은 아니지만, 평소 데이식스의 노래를 즐겨 듣는 이들인 것. 데이식스 본인들도 아는 모양이었다. 이들은 공연 내내 "마이데이(팬덤명), 그리고 예비 마이데이들"이라고 관객을 칭했다. 일반적인 K-팝 아이돌 콘서트와는 다른 양상이다.
데이식스의 곡은 멤버들이 '군백기'를 보내는 동안에도 차트를 역주행하며 음원 차트에 올랐다. 이들의 음악이 사랑받는 이유는 따라 부르기 쉬운 가사, 공감 가는 메시지, 그리고 멤버 모두가 주목받도록 한 기획력에 있다.
데이식스 음원은 대부분 따라부르기 쉬운 가사로 구성됐다. 데이식스의 대표곡인 '예뻤어'의 가사는 한 문장을 제외하고는 전부 한글로 쓰였다. 2017년 발매된 이 곡은 이날 기준 멜론 차트 'TOP 100' 8위에 올랐다. 인기곡인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역시 부르기 쉬운 언어로 꽉 채웠다. 이 곡도 이날 같은 차트에서 11위를 기록했다.
데이식스는 청춘을 향한 위로와 공감을 노래한다. 멤버들이 직접 곡을 쓰고 노랫말을 붙인다. 이렇게 진심이 가득 담긴 노래로 대중에게 다가간다. 단편적인 위로를 건네는 게 아닌, 청춘 당사자의 입장에서 꺼내놓은 날것의 감정들은 대중의 마음을 울렸다.
특히 최근 앨범 수록곡 'HAPPY'(해피)에서는 "주저앉고 있어요, 눈물 날 것 같아요", "아무나 좀 답을 알려주세요"라며 행복을 좇는 청춘이 겪는 아픔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콘서트에서 떼창을 하던 관객 중에는 눈물을 흘리는 이도 있었다.
보통 밴드는 악기를 담당하는 멤버와 보컬을 담당하는 멤버가 나뉘는 것과 달리, 데이식스는 멤버 전원이 악기를 연주하는 동시에 노래를 부른다. 그 덕에 특정인에게만 관심이 쏠리지 않고 한 명 한 명에게 시선이 간다. 밴드 형식의 그룹에 K-팝 아이돌 그룹의 특징을 적용해 탄생한 새로운 형식의 밴드라는 점에서 밴드 음악 팬과 아이돌 팬 모두를 사로잡을 수 있었다.
멤버들의 진정성 있는 모습도 팬덤 형성의 비결이다. 공연이 마무리된 후 온라인상에는 "오늘 공연으로 마이데이(팬덤명)가 된 것 같다"는 글이 속속 올라왔다. 데이식스가 보여준 진심에 대중의 마음이 움직인 것.
데이식스는 공연 중 지속해서 팬을 향한 사랑을 표현했다. 이들은 공연 대부분의 시간을 팬들과 주거니 받거니 함께 노래하며 보냈다. 또, 360도로 개방된 3층 좌석 전 구역을 돌아다니며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공연이 끝난 후에도 팬들의 끊임없는 앙코르 요청에 세 번째 앙코르 무대까지 선보이며 '무한 앙코르 사태'를 빚었다.
데이식스는 2015년 데뷔 앨범 'The Day'(더 데이)로 가요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초동 3200여 장을 기록했던 이들은 현재 3만 4천여 명의 관객이 찾는 K-팝 대표 밴드로 거듭났다. 데이식스만의 음악과 언어로 꾸준히 대중에게 다가간 결과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o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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