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그룹 엔하이픈의 중국 스케줄에 현지 사생팬들이 따라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엔하이픈이 묵는 숙소에 무단 침입하거나 고성방가하는 등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여전히 끊이지 않는 스타와 사생팬의 굴레. 지나친 사랑의 결과라 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엔하이픈은 지난 16일 스케줄을 위해 중국 상하이로 출국했다. 이후 X(구 트위터)에는 엔하이픈 숙소로 추정되는 건물 주차장, 멤버들을 기다리는 현지 사생팬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게재됐다.공개된 영상 속 엔하이픈 제이로 추정되는 남성이 차량에서 내리자 사생팬들이 달려와 휴대전화로 사진 촬영했다. 현지 경호원의 제지에도 사생팬들의 집단행동은 줄어들지 않았다. 경호원은 소리치거나, 이들의 접근을 말렸고 엔하이픈 멤버들은 사생팬 무리를 뚫고 숙소로 들어갔다.

한 한국 팬은 당시 또 다른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한국 팬은 "이게 실화냐. 지금 애들 숙소 지하 주차장에서 랜덤 댄스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함께 공개된 영상 속 중국 사생팬들은 엔하이픈의 '스위트 베놈'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다.


해당 사건을 접한 국내 팬들의 여론은 부정적이다. 국내 팬들은 "정말 무섭다. 사고 날 것 같다", "중국 사생들은 어나더 레벨이다. 자기 가수 다치는 것보다 보는 게 더 중요한 것 같다", "기내에서도 바로 멤버 옆자리에서 사진 찍은 사생도 있더라. 소름 끼친다", "주차장에서 웬 춤이냐. 이것도 문화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중국 내부에서도 비판적으로 해당 사건을 바라봤다. 중국 팬들은 "엔하이픈에게 더 이상 가까이 가는 것을 멈춰달라", "아티스트의 사생활을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니냐", "미쳤다. 정말 부끄럽다", "난 중국인이지만 그들이 중국에 오는 걸 원치 않는다. 다치는 걸 원하지 않는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생팬의 심리는 소유욕이다. 다른 팬들보다 자신이 스타를 더 사랑한다는 망각에서 시작된다. 특정 연예인에 대해 자신이 더 알아야 하고, 그것이 행동으로 표출되는 것. 과도한 사랑에서 오는 부작용이라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국내에서는 2021년부터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되고 있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이어지고 있지만, 처벌 수위를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로 국내 아이돌 팬덤 중심으로 '사생'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사생은 팬이 아니다"라며 팬덤 내부에서도 자정 운동이 생기기도 했다.

다만, 해외의 경우 '사생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 당국은 '혼란스러운 팬 문화 근절을 위한 10가지 계획'이라는 조처를 발표했지만, 중국 내부에서도 실질적인 처벌은 어려운 상황이다. 나아가 해외 가수에 대한 안전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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