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성향 인사로 분류되며 정치적 발언을 이어왔던 김제동이 최근 한동안 '종교 예능'으로 방송 활동을 다시 늘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신간 에세이를 출간하며 "앞으로 사회적 발언은 줄이고 웃기는 일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방송에서도 정치적 영역에서도 영향력이 줄자 이번에는 '작가' 일에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김제동은 13일 서울 중구 정동길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신간 '내 말이 그 말이에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이번 신간에 대해 김제동은 "(키우는) 개와 저랑 같이 밥을 나눠 먹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앞서 김제동은 저서 '그럴 때 있으시죠?', '당신이 허락한다면 나는 이 말 하고 싶어요' 등을 통해 사회적 이야기를 다뤘다면 이번 '내 말이 그 말이에요'에는 일상의 평범한 순간들을 담았다. 집에서 살림하는 이야기, 전국을 돌아다니며 만난 아이들과 대화하며 치유 받은 순간들, 유기견 보호소에서 만나 5년간 함께한 반려견과의 일상 등이다.
김제동은 사회적, 정치적 발언을 일삼아 자주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한동안 방송 활동을 쉬기도 했다. 그는 "저를 만나면 어떤 분들은 자꾸 응원한다고 한다. '왜 요즘 TV에 안 나오냐', '나도 안다 힘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그냥 노려보는 분들도 있었고, 밥 먹는데 욕하는 분들도 있었다. 어느 순간 늘 총선에 출마한 듯한 삶을 살고 있더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안 시끄럽게 살고 싶고 피하고 싶다. 무섭고 두렵다"고 했다.
불편한 시선을 의식한 것인지, 김제동이 최근 선택하는 방송 프로그램 역시 정치와 무관하다. 특히 종교인들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인 것. 김제동은 지난해 12월 8부작을 끝으로 종영한 MBC에브리원 '성지순례'의 MC를 맡은 바 있다. '성지순례'는 성직자들의 속세 체험기를 담은 예능. 김제동은 자신의 종교에 대해 "청소년기까지는 교회 학생부 출신이었다. 북한산 밑에 진관사에 가고 있고, 종교는 천주교 세례를 받았다. 또 원불교 국제구호단체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며 여러 종교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어르신 콘셉트' 김제동의 모습은 대중들에게 통하지 않았다. '정제된 언어'만 사용하는 김제동의 화법도 재미를 반감시켰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MBC에브리원 예능 '고민순삭-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에서도 메인 MC를 맡았다. '고민순삭'은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 4인의 성직자들이 다양한 사연과 고민을 가진 일반인들을 만나는 길거리 고민 상담 토크쇼. '성지순례'와 마찬가지로 종교인들이 등장한다. 밋밋한 진행은 시청자들에게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한때는 뛰어난 입담으로, 그 이후에는 정치적 이슈들로 화제가 됐던 김제동. 더이상 방송계에서도 정치계에서도 '김제동'의 이름이 통하지 않는 듯 싶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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