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현 주연의 SBS '재벌X형사'가 빈집털이에 제대로 성공했다. 최고 시청률 18%를 돌파한 '밤에 피는 꽃'이 종영한 뒤 생긴 공백 기간에 2배 가까이 시청률이 '껑충' 뛴 것. 그러나 마냥 좋아할 수는 없다. 말 그대로 빈집털이 결과일 뿐이다. 일주일 천하로 끝나게 될지, 기세를 몰아 1위 탈환에 성공할지 새로운 주말극 경쟁의 서막이 올랐다.
6회까지 6%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며 지지부진했던 '재벌X형사'가 돌연 시청률이 급상승했다. 7회에서는 9.9%, 8회에서는 무려 11%까지 치솟았다. 이는 1회 시청률 5.7%의 2배 가까운 수치다. 이는 동시간대 경쟁작이었던 '밤에 피는 꽃' 종영으로 인한 시청자들의 유입인 것으로 보인다. '밤에 피는 꽃'이 MBC 금토극 역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큰 흥행을 거둔 만큼, '밤피꽃'을 고정적으로 챙겨보던 시청자들이 갈 곳을 잃은 것. 여기에 '밤피꽃' 후속작인 '원더풀월드' 첫 방송까지 일주일의 공백이 생기면서 '재벌X형사'로 대거 몰리게 됐다.
또 다른 이유로는 '재벌X형사' 전개 방식에 있다. 에피소드 형식으로 사건을 풀어가는 만큼, 기존의 시청자가 아니더라도 어렵지 않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 '밤피꽃'과 같이 악인을 처단하는 사이다 히어로 드라마라는 공통점이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소가 됐다.
그러나 경쟁자 없는 싸움이었던 만큼, 오는 3월 1일 첫 방송되는 '원더풀 월드'와의 맞대결 결과가 더욱 중요해졌다.
'원더풀 월드'는 아들을 죽인 살인범을 직접 처단한 은수현(김남주 분)이 그날에 얽힌 미스터리한 비밀을 파헤쳐 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6년 만에 안방 극장에 복귀한 김남주와 '얼굴 천재' 차은우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MBC는 지난해 '연인', '열녀박씨 계약결혼뎐'부터 '밤에 피는 꽃'까지 3연속 흥행에 성공했다. 이에 김남주는 제작발표회에서 '원더풀 월드'의 목표 시청률은 23%라며 당찬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문제는 장르다. '원더풀 월드'는 휴먼 미스터리물로, 웃음기를 쏙 뺀 작품이다. 가볍게 볼 수 있는 통쾌한 드라마는 아니라는 거다. '재벌X형사'로 넘어갔던 시청자들이 사이다물을 원하는 거라면, '원더풀 월드'로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기대되는 건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김남주의 연기력이다. 이승영 감독 역시 김남주의 연기에 대해 "촬영 때마다 매 순간 놀라웠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연기들을 보면서 7개월 촬영하는 동안 매번 리스펙트했다. 아직 시청자 분들이 김남주 배우를 다 보지 못하신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차은우 역시 연기력은 늘 아쉽게 평가되지만, 팬층이 뚜렷한 배우다. 김남주라는 든든한 선배가 받쳐주는 만큼, 그의 연기에 대한 성장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안보현의 뒷심일지 차은우의 선방일지, 3월 금토극 경쟁에 대중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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