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만 골라죽이는 남자 넷플릭스 '살인자 o난감'
내가 알던 삼촌이 아냐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
서로 다른 언어로 사랑을 말하다 '손끝과 연연'
중꺾그마! 정신으로 '중쇄를 찍자!'
2024년도 1월도 순식간에 지나가 버리고, 어느새 2월 설 연휴가 돌아왔다. 연휴를 풍성하게 즐길만한 OTT 콘텐츠를 추천한다.

악인만 골라 죽인다고? 살인자와 그를 쫓은 형사의 끈질긴 추적극
◆ 넷플릭스 '살인자 o난감'(2024) 2월 9일 공개


넷플릭스 '살인자 o난감' 스틸컷.
꼬마비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살인자 o난감'(감독 이창희)이 2월 9일 공개된다. 살인자 이응 난감, 살인자 오 난감 등 어떤 식으로 읽어내야 할지 정확하지는 않지만,그게 바로 원작자의 의도라고. 평범한 대학생이던 이탕(최우식)이 어느 날 우연히 살인을 저지르게 되면서 벌어지는 '살인자 o난감'은 선악을 완벽하게 경계 짓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탕의 손에 의해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모두 악인들이라는 것이 그러하다.

이탕은 자신의 기묘한 능력을 활용해 피비린내가 나는 살인의 길로 들어선다. 형사 장난감(손석구)은 이탕의 살인 행적을 뒤쫓으며 사건을 파헤친다. '잡힐 것이냐, 잡을 것이냐' 귀여운 그림체에 섬뜩한 스릴러를 담아낸 원작의 매력처럼 '살인자 o난감'도 '팝'한 느낌의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됐다.


내가 알던 삼촌이 아니야. 그가 떠난 후 모든 것이 밝혀진다
◆ 디즈니+ '킬러들의 쇼핑몰'(2024) 2월 7일 8편 에피소드 모두 공개
'킬러들의 쇼핑몰' 스틸컷. /사진 제공=디즈니 +


만약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무뚝뚝하고 까칠하며 잔소리만 퍼붓던 삼촌이 사실은 킬러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어떨까. 그것도 삼촌에게 직접 듣는 것이 아니라, 그의 죽음 이후에 타인들로부터 말이다. 소설가 강지영의 '살인자의 쇼핑몰'이 원작인 디즈니 + '킬러들의 쇼핑몰'은 10여 년간 같이 살아온 조카 정지안(김혜준)이 삼촌 정진만(이동욱)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삶이 뒤바뀌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 1월 17일 처음으로 나온 '킬러들의 쇼핑몰'은 총 8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있으며 2월 7일 모든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잘 들어. 정지안" 과거 반복적으로 말해왔던 삼촌의 잔소리 뒤에 이어지는 문장들은 빗발치는 총알 사이에서 정지안이 생존할 수 있는 나침반이 되어준다. 삼촌이 어떤 사람인지는 오랜 시간 곁에 있던 민혜(금해나), 파신(김민), 브라더(이태영)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씩 퍼즐을 맞춰간다. "죽는 건 무서운게 아니야"라고 읊조리던 민혜의 말에서 정진만의 흔적이 묻어나는 것처럼. 과연 정지안은 쇼핑몰 머더헬프를 포기하고 새로운 삶을 살까 혹은 이대로 머물까.
서로 다른 언어로 사랑을 말하다
◆ 일본 애니메이션 '손끝과 연연'(2024) 1월 8일 첫 공개 /티빙, 웨이브, 라프텔


일본 애니메이션 '손끝과 연연' 스틸컷.


일본 Tokyo MX TV 애니메이션 '손끝과 연연'(ゆびさきと恋々)은 모리시타 수의 동명의 만화가 원작으로 청각 장애를 가진 여자 주인공 여대생 유키가 같은 대학교 남자 선배인 이츠오미를 만나며 벌어지는 러브 스토리다.1화에서 지하철을 타고 어디론가 향하던 유키에게 한 외국인이 다가와 길을 묻는다. 보청기를 귀에 착용했지만 대부분 모든 것이 뒤엉킨 소음이 들린다는 유키에게 외국인의 물음은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상대의 입모양을 읽을 수는 있지만, 모르는 언어를 쓰는 외국인 앞에서 아무런 제스처도 할 수 없던 유키. 그런 유키의 앞에 찰랑거리는 은발 머리에 훤칠한 외모를 가진 남학생 이츠오미가 나타나 대신 길을 알려준다. 휴대폰 메모장에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귀를 들리지 않는 사정을 설명한 유키를 이츠오미는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쳐다본다. 마치 일본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외국인을 대하듯 말이다. 다름을 특별함으로 대해주는 이츠오미에게 마음이 열리던 유키는 점점 자신의 세계를 벗어나 그의 넓은 세계 안으로 퐁당 빠져들 준비를 한다. "질문 하나 해도 돼요? 세계는 넓어요?"라고 보낸 유키의 순수한 문자에 "굉장히 넓어. 나를 유키의 세계에 넣어줘"라고 말하는 이츠오미의 당돌함이 커다란 설렘으로 다가온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그 마음!
◆ 일본 TBS 드라마 '중쇄를 찍자'(2016) /티빙, 왓챠, 웨이브, 넷플릭스 관람 가능


일본 드라마 '중쇄를 찍자!' 스틸컷.
일본 TBS 드라마 '중쇄를 찍자!'(重版出来!)(2016)는 출판사 흥도관의 주간 만화 바이브스 편집부에 취직한 코코로(쿠로키 하루)가 만화와 인생에 대해 차근차근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한국 시청자들에게도 익숙한 드라마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2016), '언내추럴'(2018), '짐승이 될 수 없는 우리'(2018), 'MIU404'(2020) 등의 극본가 노기 아키코가 집필한 각본으로, 마츠다 나오코의 동명의 만화가 원작이다.

유도 국가대표 후보이자 유망주였던 코코로는 부상을 입으면서 다시는 운동을 할 수 없게 된다. 다른 꿈을 찾아야 하는 순간, 과거 자신이 좋아했던 것이 만화였음을 깨닫고는 출판사 흥도관에 지원하게 된다. 그간 유도에서 배웠던 '정력선용 자타공인' (자신의 힘을 최대한 살려 올바른 곳에 사용하고 타인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감사하며 서로를 신뢰하고 함께 도우며 살아갈 것)이라는 정신을 살려 편집부에 적응하는 코코로.

하지만 만화가와 독자 사이를 원만하게 이어주는 편집자의 역할은 만만하지 않다. 만화가의 고난과 고통을 이해해 주는 동시에 채찍질하며 독자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보다보면, 신입인 코코로가 자신이 꿈꾸던 이상과 현실이 자꾸만 부딪히는 순간에 주저앉기보다 주간 바이브스 내의 선배들과 교류하면서 나아가는 과정은 마치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그 마음'이라는 문장을 떠올리게 한다. 코코로는 중쇄(重刷/더 늘려 인쇄함)를 찍겠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하루하루를 채워간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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