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효리-뮤지컬 배우 옥주현/사진 = 텐아시아 사진DB

≪최지예의 에필로그≫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곳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객관적이고 예리하게 짚어냅니다. 당신이 놓쳤던 '한 끗'을 기자의 시각으로 정밀하게 분석합니다.
걸그룹 핑클 출신 뮤지컬 배우 옥주현이 극단적 선택을 고민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26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뮤지컬 '레베카'의 옥주현, 리사, 이지혜가 출연했다.

이날 옥주현은 뮤지컬 무대에 대한 압박과 부담감 탓에 공황 장애를 진단받아 약을 먹고 있다고 밝힌데 이어 '그냥 죽어버릴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극단적인 선택을 염두했던 과거를 꺼냈다. 옥주현은 "뮤지컬 데뷔 초 사업 실패와 빚이, 뮤지컬을 하는 시간에서 분리가 안 됐다"며 "너무 괴로우니까 '그냥 죽어버릴까' 그런 시간을 겪었다"고 했다. 또, 걸그룹 출신이란 꼬리표 속 뮤지컬 무대에 오르며 겪었던 고충들과 편견, 악플이 너무 힘들었다고도 덧붙였다.

/ 사진=채널A '금쪽상담소' 캡처
/ 사진=채널A '금쪽상담소' 캡처
옥주현의 이같은 고백은 대중을 놀라게 했고, 동시에 안타까움도 자아냈다. '금쪽 상담소'는 자신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고민과 어려움을 털어 놓는 자리이기에 이같은 속내를 가감없이 꺼냈을 수 있다. 나아가 우리는 누구나 연약한 인간이기에 극단적인 생각이 잠시잠깐 든다는 사실에도 공감이 된다. 당차고 소탈한 성격으로 대중에 비쳐졌던 옥주현이지만, 그 내면은 실제로 그렇지 못했다니 무대나 방송 등을 통해 대중을 만나는 연예인들의 멘탈 관리가 얼마나 중요하고 요구되는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문득, 옥주현의 정신적인 어려움에 가까운 동료인 이효리가 좋은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효리라고 연예인으로 살면서 고충이 없겠냐만, 조금은 내려놓고 훌쩍 떠나는 법을 일찌감치 연습해 왔던 그다. 명실상부 톱스타로 군림하던 그는 여러 사건과 일련의 시간들을 거치며 조금씩 달라졌다. 눈에 띄는 변화는 2012년 나타났다. 이효리는 2012년 상업광고 중단을 선언하고 유기견과 동물 보호, 환경 보호 등에 앞서며 달라진 행보를 보였다.

최근 안테나 이적을 기점으로 상업 광고를 시작하는 등 그로서는 또다른 챕터를 연 것으로 보이지만, 오랜 시간 내려놓고 비우는 작업으로 단련된 이효리는 멘탈 관리에 비교적 능숙할 것으로 보여진다. 앞서 JTBC 예능프로그램 '한끼 줍쇼'에 출연해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어린 아이에게 "뭘 훌륭한 사람이 되냐, 그냥 아무나 되라"는 말을 전한 것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 사이 회자되고 있다. 이밖에도 그는 '행복하려는 생각을 버리면 행복하다', '내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바꾸려 노력했더니, 좋은 사람이 오더라'는 등의 말로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사진 = 옥주현 인스타그램
/사진 = 옥주현 인스타그램
옥주현과 이효리는 핑클 인연을 시작으로 오랜 시간 여전히 가까운 관계로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 지난 9월 이효리는 '레베카' 10주년 기념 공연 중인 옥주현을 찾아 응원했다. 대기실에서 이효리는 옥주현을 꼭 안고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효리는 함께 핑클 활동으로 연예계 입문해 뮤지컬 배우로서 정상에 오른 옥주현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무대 위에서 주연 배우로서 옥주현이 느끼는 압박과 부담감을 감히 이해한다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다. 다만, 그것이 정신적으로 병을 앓고 죽음까지 떠올리게 하는 것이라면, 잠시 내려놓고 쉬어가도 괜찮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 옥주현 곁에는 그를 힘껏 안아주는 이효리, 그외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있지 않은가.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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