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도합 155년, 나이 도합 238세. 박진영이 프로듀싱한 새 걸그룹 골든걸스의 이야기다. 한국을 대표하는 디바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가 뭉친 골든걸스를 향한 대중의 반응이 뜨겁다. 틀니를 고민하는 나이에 실력뿐만 아니라 도전하는 이들의 멋진 모습이 응원을 자아낸다.
골든걸스는 KBS2 예능 '골든걸스'로 결성된 걸그룹이다. 박진영 프로듀서를 필두로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로 이뤄진 국내 최정상 신(神)급 보컬리스트의 신(神)인 디바 데뷔 프로젝트. '골든걸스'는 방송 2회 만에 시청률 5%를 기록하며 올해 KBS 금요일 동시간대 예능 프로그램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콘텐츠 가치정보분석시스템 라코이(RACOI)가 발표한 11월 4주 예능 출연자 전체 순위에서 박미경(1위), 이은미(2위), 인순이(3위), 박진영(4위), 신효범(5위)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OTT 웨이브(11월 25일 기준)에서는 일일 시청 순위 전체 6위, 비드라마 부문 4위를 차지했다.박진영은 골든걸스의 탄생에 대해서 "방송국에서 제안받은 게 아니라 내가 직접 방송국에 연락한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또한 "방송국에 먼저 제안했기 때문에 정말 놀라운 일을 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 인순이, 박미경, 신효범, 이은미 이 4명이 원래 잘하던 걸 적당히 섞어 놓는 게 아니라 진짜 융화가 돼서 한 팀이 되는 놀라운 변화를 보여 드리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보컬 실력으로는 이미 검증된 멤버들이기에 '가창력 논란'은 찾아볼 수 없다. 워낙 보컬로 정평났기에 오히려 대중들은 드러나지 않은 '춤 실력'에 우려를 표했다.하지만 이들은 씨스타의 '터치 마이 바디(Touch my body)', 소녀시대 태티서의 '트윙클(Twinkle)', 미쓰에이의 '굿 바이 베이비(Good-bye Baby)' 등 무대를 통해 우려를 없앴다. 골든걸스 유튜브 채널의 '터치 마이 바디' 영상은 62만뷰, '트윙클' 영상은 75만뷰를 넘겼다. 풀버전까지 합치면 각각 73만뷰, 91만뷰에 이른다.
'굿 바이 베이비'의 경우 통합 171만뷰를 돌파했다. 무대에 누운 채 다리를 들어올리는 동작, 바닥에 엎드리는 동작 등도 깔끔하게 소화해낸다. 퍼포먼스에 치중된 아이돌 무대보다 파워풀한 가창과 정확한 가사 전달이 더해져 오히려 더 시원한 무대라는 평가다. 신인 기획 A&R, 프로듀서, 퍼포먼스 디렉터로 이뤄진 K팝 전문가 30인은 이 무대에 100점 만점에 84.4점을 매겼다. 후반부로 갈수록 텐션이 떨어져 아쉬웠다는 평가 외에는 보컬, 비주얼, 팀워크, 안무까지 골고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은미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잘 해냈다는 안도감에 울컥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앞서 이들의 개별 평가 무대 역시 화제가 됐다. 신효범의 트와이스 '필 스페셜(Feel Special)', 박미경은 아이브의 '아이 엠(I AM)', 인순이는 뉴진스의 '하입보이(Hype Boy)', 이은미는 청하의 '벌써 12시'를 선보였다. 아이돌들은 멤버별로 파트를 나눠 부르지만 이들은 혼자 노래 전체를 소화했다. 박자에 리듬에, 심지어 소울까지 쪼갠 환상적인 무대라는 네티즌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유튜브 채널에서 인순이의 '하입보이' 무대풀버전 무대는 107만뷰, 이은미의 '벌써 12시' 무대풀버전은 131만뷰, 신효범의 '필 스페셜' 무대는 160만뷰, 박미경의 '아이 엠' 무대는 184만뷰를 기록했다.
여타 '레트로 소환' 방송과 달리 이들의 행보가 화제인 건 '추억 소환'보다 '리얼 도전'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네 멤버는 합숙하며 체력, 식단 관리를 하고, 프로듀서 박진영에게 보컬 디렉팅을 받기도 한다. 연습실에서 몸을 풀고 안무를 연습하고 동선을 맞추는 모습은 여느 아이돌 그룹 못지않다. 데뷔를 위해 지난 8월부터 약 3개월간 연습했다. 골든걸스 멤버들의 나이를 실감한 순간은 인순이가 연습 중 "틀니 할 때 됐다"고 말했을 때 뿐이었다.
골든걸스는 1일 오후 데뷔곡 '원 라스트 타임'을 공개한다. 신효범은 "신인상이 먼저다. 밀어달라"라며 신인상 욕심도 드러냈다. '신인' 레전드들의 목표가 달성하기 그리 어렵지 않을 수도 있겠다. 이들은 눈과 귀를 현혹하는 현란한 무대가 아닌 춤과 음악, 그 본질을 몸소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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