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전2'의 시도 아쉬운 이유
'독전1'의 서영락 대리의 무게감
시리즈로서의 의미 상실
영화 '독전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독전2'와 관련한 주요한 스포일러가 포함돼있습니다.

"애초부터 너 믿어서 가는게 아니었어"
"괜찮습니다. 저 팀장님 믿으니까"

-'독전1' 조원호(조진웅)과 서영락(류준열)의 대화 中 일부노르웨이의 새하얀 설원을 배경으로 끝내 마주한 서영락(류준열)과 조원호(조진웅)의 씁쓸함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 '독전1'(2018)은 여백의 미학을 안긴 영화다. 누구를 향한 것인지 모를 탕-하고 울려 퍼진 총성이 남긴 잔음은 되려 '독전1'을 곱씹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영화 '독전' 스틸컷. /사진제공=(주)NEW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독전2'(2023)는 '독전1'이 지녔던 여백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메운다. 이선생의 정체가 서영락일 것이라 짐작할 수 있었던 용산역과 노르웨이 사이에 있던 서사의 틈을 다시 비집고 들어가 새로운 이야기로 뻗어나간 것이다. 흔히 오리지널 영화의 전사를 다룬 프리퀄(prequel)이나 작중 시간대 이후를 다루는 시퀄(Sequel)이 아닌 전작이 다루고 있는 시간대 중간에 일어났던 일을 다룬 미드퀄(Midquel) 구성을 띄고 것이 '독전2'의 독특한 지점이다. 하지만 520만명의 관객을 모았던 '독전1'의 인기와는 달리 '독전2'는 혹평으로 가득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독전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독전1'에서 '조원호는 외로이 이선생/서영락을 찾아 헤맸을 것'이라고 상상을 덧대었던 이미지들은 '독전2'에서 그 실체를 전면으로 드러내며 꽉 닫힌 엔딩을 만들어낸다. '독전2'가 말하는 용산역과 노르웨이 사이의 서사는 이러하다. 형사 조원호는 이선생을 찾기 위해서 종결된 수사에 손을 놓지 못하고, '독전1'에서 진하림(김주혁)과 보령(진서연)의 죽음으로 인해 진하림의 의붓 여동생 큰칼/섭소천(한효주)이 다시 거래를 하기 위해 중국에서 건너온다. 이 과정에서 서영락 대리에게 당한 브라이언(차승원)은 큰칼과 손을 잡고, '독전1'에서 이선생이었던 서영락(오승훈)은 왜인지 "이선생 어딨습니까"를 연신 외치며 버려진 공장에서 마약 라이카를 다시 제조하고 있다.전작의 설정은 '독전2'에 다다라 완전히 뭉개지고야 만다. '독전1'에서 이선생을 사칭한 브라이언을 지긋이 바라보며 "진짜 이선생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 미친 새끼는 누굴까?"라고 비웃던 이선생/서영락은 어디 가고, '독전2'에서 서영락조차 이선생을 찾고 있으니 이건 닫힌 서사가 아니라 전혀 다른 이야기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물론 '독전1'가 지녔던 무게감이 비단 이선생의 반전 정체가 드러났기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 '독전1', 서영락(류준열), '독전2' 서영락(오승훈) 스틸컷. /사진제공=(주)NEW, 넷플릭스


핏기 없는 얼굴에 기계적으로 답하는 말투, '믿음'을 운운하며 농락하는 듯한 태도의 서영락이 매력적이면서도 입체적인 인물이었다. 인천 공장에서 살아남은 강아지 라이카를 지긋히 쳐다보던 눈빛, 조직원 박선창(박해준)을 속이기 위해 진하림으로 위장한 형사 조원호가 예상치 못하게 진짜 마약을 흡입하는 무모함에 미묘하게 변하는 표정, 태안 마약 공장에서 일하는 농인 남매 로나(이주영)과 만코(김동영)가 일하는 양이 너무 많다는 투정에 '쪽쪽 빨아먹을 거다'라는 찐득한 수어 표현까지. '독전1'의 다소 헐거웠던 서사를 엮어준 것은 서영락 대리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과 형사 조원호의 관계성이었다.반면, '독전2'는 '독전1'의 헐거웠던 서사를 촘촘히 엮었음에도 어딘가 붕 뜨는 느낌이다. 새로이 모습을 드러낸 빌런 섭소천은 고아였던 자신을 거둬준 이선생(TZTMA)에게 인정받기 위한 욕구를 계속해서 채우려고 하고, 신체적 결함이 생긴 브라이언은 복수를 위해, 서영락은 어린시절 부모님과 밀항하던 시절 도움 아닌 불행을 안겨줬던 이선생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애쓰고, 형사 조원호는 팀원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이선생의 뒤쫓는다. 캐릭터 보다 목적이 우선시되었던 탓일까. 전작에 비해 구체적이고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가졌지만, 그들이 하는 임무를 동행하는 것에 버거움이 느껴진다.

영화 '독전1', '독전2' 스틸컷. /사진제공=(주)NEW, 넷플릭스


후반부, '진짜 이선생'을 죽이고 노르웨이에서 지내던 서영락에게 형사 조원호가 찾아와 묻는다. "이선생 어떤 사람이었냐" 이와 같은 물음에 서영락은 "딸이 있었고, 손녀도 있었고. 주변 이웃들한테 친절한 사람. 언젠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똑같이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하며 공허한 표정을 짓는다. 연쇄적으로 이선생을 찾아 헤매던 이들은 실체를 마주하고는 허탈함을 감출 수 없었던 것이다.'Beliver'라는 영제를 지닌 '독전1'(2018)이 믿음이라는 얇디얇은 층이 포개지면서 뒤엉키는 과정을 그렸다면, '독전2'(2023)는 공고하게 믿었던 실체가 모습을 드러냈을 때의 허망함에 초첨이 맞춰져 있다. 때문에 '독전2'가 미드퀄이 아닌 프리퀄을 선택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형사 조원호와 서영락의 끊어지지 않던 관계가 탕-하는 총성으로 마무리된 것을 굳이 이어 붙이는 것이 아니라, '왜 서영락은 이선생이 되어야만 했는가'와 '조원호는 왜 그렇게까지 이선생을 놓지 못하는가'가 '독전1'의 풀리지 않던 숙제였기에.

영화 '독전2' 스틸컷. /사진제공=넷플릭스


시리즈(series)라는 것은 말 그대로 '연속된다'는 너무나도 기본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다. '독전1'이 하고자 했던 이야기의 정수 안에서 뻗어나가야 했건만, '독전2'의 백종열 감독의 판단은 미스였던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독전1'의 중심이 되어줬던 류준열의 공백은 생각보다 컸다. 날카로운 인상에 속내를 알 수 없던 늑대와도 같던 서영락은, 오승훈을 만나면서 "이선생님은 어딨습니까"를 연신 외치는 상처 입은 어린양처럼 그려졌다. 실체 없던 믿음을 주고받던 이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어쩌면 탕-하고 울린 총성의 실체가 밝혀진 순간, 사라져버렸는지도 모른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