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아이들 출신 수진이 '아가씨'로 다시 시작한다. 학교 폭력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던 가운데, 솔로로 가수 활동 재개하는 것. 수진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수진은 8일 첫 솔로 EP '아가씨'를 발매했다. 동명의 타이틀곡 '아가씨'는 오리엔탈 사운드의 악기들이 주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듯한 묘한 느낌의 곡이다. 노랫말에는 붉은 꽃들 사이에서 신비롭게 춤을 추는 아름다운 한 장면을 시적으로 묘사했다.수진은 지난 7월 개인 소셜 네트워킹 계정을 개설하며 슬슬 재개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10월에는 신생기획사 BRD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수진은 소속사를 통해 "소식도 없고 많이 답답했을 텐데 너무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뿐다. 팬들을 한 번도 잊은 적 없고, 항상 미안하게 생각하고, 못 본 만큼 더 많이 볼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팬들을 향한 메시지를 전했다.
2021년 2월 수진은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 가해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취했지만, 활동을 중단했다. 이로 인해 (여자)아이들 그룹 전체의 활동도 어려웠다. 이 가운데 배우 서신애가 수진의 학폭 의혹이 사실이라고 주장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논란 초반 수진을 감싸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가 그해 8월, 수진의 팀 탈퇴를 선언하면서 수진의 학폭 의혹은 더 커졌다.
수진은 전형적인 미인형보다는 신비롭고 매혹적인 분위기로 팬들을 끌어모았다. (여자)아이들 멤버 가운데서도 인기를 얻었던 이유였다. 인기 멤버였기에 수진의 학폭 의혹은 더욱 충격을 안겼다.
수진이 '아가씨'로 돌아왔지만 국내에서는 대부분 냉랭한 반응이다. 다만 논란에 개의치 않는 해외 팬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수진의 온라인 계정에 "우리가 수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주자", "당신을 사랑하는 내가 자랑스럽다", "결국 우리들에게 돌아왔다", "2021년 이후로 그녀의 목소리를 처음 듣는다" 등의 댓글은 모두 외국어로 써있다.
통상 앨범 발매를 기념해 쇼케이스,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것과 달리 수진은 여전히 논란을 의식하고 있는지 '솔로 데뷔'임에도 소란스럽진 않다. 소속사를 통해 입장을 전한다든지 온라인 계정에 글을 올리는 정도로 조용히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
수진이 학폭 가해 의혹과 관련해 밝힌 최종 입장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사실은 없다'이다. 다만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돼 경솔한 언행으로 다른 학생들과 불화는 있었으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로부터 '무죄'(훈계) 처분을 받았다고 했다.
무죄를 주장하고 있지만 대중 앞에 떳떳하게 나서진 못하고 있는 수진. 가수로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은 다채로운 자신의 면모라고 한다. 수진은 "한 가지 음악적 색깔보다는 다채로운 색깔을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연구하고 노력하겠다. 그 색깔들 속에서 저를 생각나게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학폭 논란을 완전히 씻어내지 못한 수진이 보여줄 수 있는 색이 어떤 색일지는 의문스럽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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