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맞아 연인, 친구, 가족과 극장 데이트가 예정됐다면 선택지에는 어떤 영화가 있을까. 여러 장르의 영화가 있지만, 3작품만 골라 추천한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감독 미야자키 하야오, 10월 25일 개봉)이 작품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신비로운 세계에 우연히 발을 들인 소년 마히토가 미스터리한 왜가리를 만나 펼쳐지는 시공초월 판타지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은퇴를 번복하고 10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2),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벼랑 위의 포뇨'(2008) 등 하야오 감독의 신작이라 국내 팬들에게 큰 기대를 받았으나 호불호가 많은 작품이다. 영화는 194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주인공의 아버지가 군수공장을 운영하고 어머니가 미국의 도쿄 대공습 당시 목숨을 잃는 설정이다. 이에 일본이 자신들의 제국주의를 미화하고 미국의 피해자 시늉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반면, 하야오 감독이 깊이 있는 이야기를 섬세하게 펼쳐냈다며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가도 있다.
'소년들'(감독 정지영, 11월 1일 개봉)'소년들'은 지방 소읍의 한 슈퍼에서 발생한 강도치사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소년들과 사건의 재수사에 나선 형사,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2007년 발생한 석궁 테러 사건을 조명한 법정 실화극 '부러진 화살'(2012), 2003년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을 파헤치는 금융 범죄 실화극 '블랙머니'(2019)를 잇는 이른바 실화극 3부작이다. '소년들'은 삼례나라슈퍼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재수사와 재심 과정이 점층적으로 배치된 연출이 영화적 재미를 배가시킨다는 평가다. 배우 설경구, 유준상, 진경, 허성태, 염혜란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30일'(감독 남대중, 10월 3일 개봉)
'30일'은 서로의 찌질함과 똘기를 견디다 못해 마침내 완벽하게 남남이 되기 직전 동반기억상실증에 걸려버린 부부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물이다.
뻔한 코미디물 같지만 한끗이 있다. 이 영화는 다소 헐거워질 수 있는 개연성을 동반기억상실이라는 기발한 소재를 통해 다르게 풀어냈다. 또, 은퇴작이 아니냐는 말이 나올 만큼 자신을 내려놓고 혼을 불사른 배우 강하늘과 정소민의 연기도 관전 포인트다. 극장가 '최약체'로 꼽혔던 '30일'이지만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며 4분기 영화 중 누적 관객수 200만을 앞에 둔 유일무이한 작품이다. 손익분기점도 거뜬히 넘기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작품이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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