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RBW, WM엔터테인먼트


K팝 보이그룹에겐 피할 수 없는 숙명이 있다. 대한민국 국적의 남성이라면 병역의 의무를 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명 '군백기(군대+공백기)'로 불리는 기간은 가수에게도, 팬에게도 영겁의 시간으로 느껴질 만큼 두려운 요소 중 하나다.

많은 아티스트와 팬이 군백기를 두려워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 가수가 군대에 가있는 동안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멤버 전원이 함께하는 완전체의 모습을 보기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멤버 간 입대와 전역 시기가 천차만별이기에 개인 복무보다 그룹의 군백기가 길어지게 되고, 완전체 활동은 다시 언제가 될지는 기약할 수 없다는 점이 큰 걸림돌이다. 대다수의 아이돌들은 그룹 내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한명씩 입대하는 방법을 선택해왔다. 그러나 온앤오프는 일본인 멤버 유를 제외한 한국인 멤버 전원이 동시에 입대함으로써 그룹 전체의 공백이라는 큰 위험을 안았지만 완전체 컴백의 기간을 1년 6개월로 대폭 줄이는 선택을 했다.

/ 사진제공=WM엔터테인먼트


일본인 멤버 유를 제외한 모든 멤버들이 전원 입대를 했기에 대중들에 잊혀질까 누구보다 두려웠을 터다. 이에 제이어스는 "입대 후에 불안한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긴 공백기 동안 대중들에게 잊혀지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군대 안에서) 팬분들께 편지도 받고 같이 있는 멤버들과 의지하면서 전역할 때까지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와이엇은 "걱정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함께 입대하면서 빠르게 복귀할 수 있었고 다시 차근차근 만들어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단단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온앤오프는 군대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던 중 무대 영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온앤오프는 작년 계룡세계군문화엑스포에서 뉴진스의 'Hype Boy (하입 보이)'에 맞춰 무대를 선보였고 이는 SNS 상에서 7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해외 언론에까지 소개가 됐다.

'군대에 가서 잊혀질까 두렵다'는 이들의 우려와는 다르게 오히려 군대에서 화제가 돼 '동반입대'가 이들의 또다른 터닝포인트로 작용한 것. 열심히 하는 자에게 복이 온다는 말이 통할 수 있을까. 10일 하동균은 온앤오프에 대해 "JTBC '믹스나인'에서 보컬 멘토로 만났다. 제 기억에 가장 성실하고 열심히 하려고 했던 친구들로 남아있다"고 아낌없이 칭찬을 보내기도 했다.

/ 사진제공=RBW, WM엔터테인먼트


노력으로만 해결되는 것은 없겠지만 어느정도 통한 모양새다. 온앤오프는 4일 발매한 일곱 번째 미니 앨범 '러브 이펙트(LOVE EFFECT)'가 초동 자체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며 군백기를 두려워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 어느 때보다 이번 성적에 마음이 쓰였을 터다.

누군가에겐 팀이 와해되고 흩어질 수도 있을 군백기가 온앤오프에게는 더욱 끈끈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 듯하다. 제이어스는 "입대 전에는 항상 같이 있다 보니까 소중함을 잘 몰랐었다. 그런데 입대를 하고 떨어지고 나니 보고싶고, 연락을 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전역하고 딱 한마디 했다. '우리 함께 있자'는 말을 하면서 저희가 떨어지지 않고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쇼케이스에서 언급했다.

아쉽게도 온앤오프에겐 아직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대표곡은 없다. 그러나 동반 입대와 제대라는 큰 산이 온앤오프에게는 새로운 터닝포인트가 된 듯 보인다.

김세아 텐아시아 기자 haesmik@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