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쓰러움과 지질함은 한 끗 차이다. 딱한 상황에 마음이 쓰이다가도 계속되는 일방적 토로는 듣는 이들은 지치게 한다. 정준하가 '놀면 뭐하니' 하차 비화에 관한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일방적 하차는 분명 안타까운 상황. 그러나 유재석까지 지속적으로 언급하며 자신의 신세만 한탄하는 모습은 좋아보이지 않는다.
'놀면 뭐하니'는 지난 7월 멤버, 제작진 교체라는 대대적인 개편을 했다. 이에 따라 정준하, 신봉선이 하차했고, 새 멤버로 주우재가 합류했다. 정준하와 신봉선의 하차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개편 전 '땡처리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에서 두 사람은 유일하게 연습생이 되지 못한 것에 이어 분량까지 실종, 대놓고 멤버를 차별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놀면 뭐하니'에서 두 사람의 하차 배경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이는 정준하와 신봉선의 입을 통해 알려졌다. 정준하는 지난 7월 13일 신봉선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놀면 뭐하니' 하차 후 한동안 술독에 빠져 살았다며 "일생일대로 술을 제일 많이 먹었다. 울기도 했다. 운 정도가 아니라 통곡을 했다. 목요일이 녹화날이지 않냐. 집에 못 있겠더라"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는 하차를 일방적으로 통보받았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서운함을 드러냈던 정준하는 이젠 대놓고 하차 통보 뒷이야기를 폭로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JTBC '아는 형님'에 출연해 "PD가 갑자기 '차 좀 얻어 타고 가도 되냐'고 하면 차 태우지 마라. 나 거기서 잠깐 이야기 좀 하자고 했다가 그렇게 된 거다"라고 말한 것.
강호동이 "안 울었지?"라고 묻자 정준하는 "한 번 정도는 울었다. 어떻게 안 울겠냐. 작별을 하는데"라며 "그러고 나서 SNS에 단체 사진 올렸더니 '대인배 정준하'라고 기사가 났다. 속은 엄청 소인배인데"라고 말했다.
정준하는 '가문의 영광: 리턴즈' 영화 출연 결정 이유에 대해서도 "'놀면 뭐하니' 하차 통보 바로 뒤라 그냥 한다고 했다"고 포기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무한도전' 때부터 이어온 인연이기에 '놀면 뭐하니' 하차가 누구보다 뼈 아팠을 정준하의 심정은 이해간다. 그러나 때마침 영화 홍보와 맞물려 여러 예능에 출연 중인 정준하는 '놀면 뭐하니'에 이어 하차 후 고마웠다고 연락을 줬던 유재석과의 멀어진 관계까지 언급했다.
정준하는 지난 16일 방송된 JTBC '짠당포'에서도 '놀면 뭐하니' 이야기를 계속 했고, "자꾸 이야기 해서 미안하다. 오늘 '짠당포' 감독님도 같은 감독님인데, 재석이한테 말 좀 잘 전해달라"고 했다.
이에 MC들이 "카메라 감독님들이 전해줄 정도로 거리가 머냐?", "요즘 서먹서먹하네"라고 언급하자 정준하는 "지금은 서로 호흡을 맞출 수 있는 타이밍은 아닌 것 같다. 지금은 인연이 잠깐 멀어졌다고 해도, 언젠가는 같이 즐겁게 옛날 얘기하면서 웃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예능에서 개편과 하차란 피해갈 수 없는 숙명이다. 이를 받아들이고 극복하고 더 좋은 길로 나아가는 건 본인의 몫이다. 상처에만 사로잡혀 토로하는 모습은 옳지 않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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