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오은영 리포트' 캡처


각자의 입장만 생각하는 '답정너 부부'에게 오은영이 이혼 고려의 솔루션까지 내놨다.

18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는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넌 대답만 해!'와 같은 갈등을 겪는 결혼 16년 차 '답정너 부부'가 등장했다.답정너 부부는 각자 이혼이라는 아픔의 겪고 재혼으로 만나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 심지어 과거 둘 사이에서도 한 번의 이혼 후 재결합했다고 밝혔다. 부부는 두 번째 이혼의 갈림길에 서있는 상황이다.

두 사람의 일상은 극과 극이었다. 백수 남편은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는 반면 아내의 하루는 쉴 틈 없이 바빴다. 남편이 외출하면 거실로 나오는 아내와 아내가 출근해야 집에 들어가는 남편. 두 사람은 서로를 피해다녔다.

일상 영상에서 온종일 거실에서만 생활하는 남편과 안방에서만 지내는 아내의 모습이 그려졌다. 두 사람은 서로를 피해 거실과 안방으로 철저하게 나뉜 영역에서 살고 있었다. 아내는 남편이 외출하는 소리를 듣고 나서야 안방에서 나왔다. 남편이 없는 사이에 집을 청소하고 곱창 가게로 출근했다. 아내는 홀 청소부터 주방일까지 혼자 해냈다.같은 시각 남편은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남편은 주차장에서 아내의 차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집에 들어갔다. 저녁 식사로는 직접 백숙을 만들어 챙겨 먹었다. 남편은 "예전에 몸이 아팠다"며 평소 건강식을 챙겨먹는 이유를 밝혔다. 남편은 올해 3월 큰 교통사고로 뇌출혈을 진단받았다고 한다. 당시 뇌진탕, 비장출혈까지 겪었다. 8년 전에는 뇌경색을 앓아 1년 동안 누워있었다고 한다. 남편은 일을 쉬게 된 이유와 건강을 챙길 수밖에 없는 자신의 상황을 호소했다.

두 사람은 현재 생활비, 경제권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었다. 곱창 가게를 찾은 남편은 매출 확인 후 아내에게 "카드값이 많이 나와 생활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편은 자신에게 경제권을 넘겨주고 가게 일도 같이하자고 제안한다. 하지만 아내는 이를 완강히 거부한다.

남편은 아내의 과소비에 불만을 제기했다. 남편은 결혼 2년 차에 아내에게 약 2500만 원의 빚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남편은 "결혼 2년 차에 우리 형이 아내가 빚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서 물어봤다. 아내는 빚이 없다고 하더니 몇 달 후에 빚 2000만 원이 있다더라. 대신 갚아줄테니 카드 명세서를 달라고 했다. 친구들과 먹고 화장품 사고 할부로 긁고 했더라. 며칠 후엔 빚이 2500만 원이 됐다. 생활비로 썼다는데 이해가 안 됐다"고 토로했다.아내는 과거 난폭했던 남편이 무서워서 생활비를 요구하지 못 해 카드와 현금 서비스로 생활비를 쓰다가 생긴 빚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를 납득할 수 없었던 남편과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두 사람은 결국 한 차례 이혼까지 하게 된 것. 부부는 과거 이야기가 시작되자 감정이 격해지고 언성이 높아지니 또 자기 주장만 펼쳤다.

남편은 이혼 후 어느 날 둘째 딸이 "엄마처럼 나 버릴 거냐"라고 물어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남편은 "내가 어떻게 케어해도 안 되니까 아내를 다시 붙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아이를 위해 아내와 재결합하게 된 사연을 고백했다.

둘은 이혼 9개월 만에 재결합했지만 갈등은 계속했다. 남편은 "아내에게 경제권을 믿고 맡겼지만, 매달 적자였다"며 "카드 값 때문에 생활이 힘들어 내가 돈 관리를 하겠다고 했는데도 아내가 경제권을 주지 않는다. 5월부터 가게에 나가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남편은 "아내를 믿고 집도 가게도 차도 다 아내 명의로 했다. 장사해도 돈이 없다. 매출이 다 없어진다. 얼마나 팔아야 돈이 남냐고 물어봤더니 모른다더라"며 답답해했다. 반면 아내는 "남편은 내가 사회생활에 쓰는 돈을 이해하지 못한다. 돈에 예민하다. 예전에는 팬티 한 장도 안 사 입었다. 팬티가 찢어지도록 입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해결되지 않는 갈등에 남편은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한 적 있다고 한다. 남편은 "애들은 잘 모르고 아내는 지치는 것 같고 내가 죽으면 평온해지려나 싶더라"고 털어놨다. 아내는 건강 문제로 병원 신세를 졌던 남편이 퇴원 후에도 백수 생활을 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아내는 "건강 회복하면 뭐든 할 줄 알았는데 핑계를 대더라. 조금이라도 벌어야 하는데 일하라는 소리를 못 하겠더라. 많이 실망했다. 헤어진다고 해도 미안한 감정이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을 지켜본 오은영은 "이 가정의 위기 수위가 너무 높아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생활비와 사치는 다르다. 그 부분을 정확히 해야할 것 같다"며 "공동으로 하셔라. 책임도 반반지라는 거다. 명의도 빚도 공동으로 해라"고 조언했다. 또한 "두 사람이 정서적으로 멀어진 것 같다"며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도저히 간격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이혼도 고려해야 한다. 이혼을 부추기는 건 아니지만 부부, 가족의 기능을 상실한 채로 서로가 너무나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결혼 생활이라는 상대를 위해서 나를 위해서 아이들을 위해서 신중한 고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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