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비경쟁 부문 초청작 영화 '거미집'(감독 김지운)에서 배우 박정수가 1970년대 거의 모든 영화에 출연하는 노장 배우 ‘오여사’ 역을 맡아 관록의 연기를 선보인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는 영화. 배우 박정수는 '거미집'에서 1970년대 거의 모든 영화에 출연하는 노장 배우 ‘오여사’ 역을 맡았다.박정수는 1972년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MBC 연기대상 신인 연기상을 수상했고, 70년대 현역으로 활동하며 커리어를 쌓았다. 중년에 다시 연예계로 돌아와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를 통해 정극과 코미디를 넘나들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온갖 촬영 현장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 배우 ‘오여사’는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시어머니 역을 맡아 ‘김감독’(송강호)의 재촬영 호출에도 여유 가득한 선배의 모습을 보여준다. 단 하루의 재촬영인 줄 알고 현장에 왔다가 초반 설정부터 죄다 다시 찍어야 할 것 같은 180도 바뀐 대본에 놀라기도 한다. 원래 별일 다 있는 ‘김감독’의 영화 현장에 익숙한 ‘오여사’지만, 온갖 방해와 훼방, 검열담당 직원까지 현장에 찾아오는 상황이 새롭게 느껴진다.박정수는 자신이 쌓아온 커리어를 꼭 닮은 ‘오여사’로 분해, 아수라장 같은 현장을 바라보는 황당함을 특유의 생활 연기로 실감 나게 그려낸다. 공개된 캐릭터 스틸에서는 1970년대 욕망에 가득 찬 시어머니 ‘오여사’의 스타일을 완벽하게 소화해낸 박정수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영화 속 영화 ‘거미집’에서 시어머니와 며느리 역으로 호흡을 맞춘 임수정은 "극 중 ‘오여사’와 ‘이민자’는 사이가 좋진 않지만, 실제 촬영 당시에는 박정수 선생님 덕분에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현장에서 항상 엄마처럼 잘 챙겨주시고 제일 먼저 웃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셨다. 정말 좋은 만남이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박정수는 가장 연장자임에도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로 꼽힐 만큼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었다는 후문이다.
영화 '거미집'은 2023년 추석 개봉 예정이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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