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유나의 듣보드뽀》
'소옆경2' 손호준 죽음, 3회만 하차에 '시끌'
'검은 태양'도 6회 만에 여주 박하선 사망
'소옆경2' 손호준, '검은 태양' 박하선./사진제공=SBS, MBC


《태유나의 듣보드뽀》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현장에서 듣고 본 사실을 바탕으로 드라마의 면면을 제대로 뽀개드립니다. 수많은 채널에서 쏟아지는 드라마 홍수 시대에 독자들의 눈과 귀가 되겠습니다.
주연배우가 극 초중반에 돌연 사망하는 전개가 충격을 넘어 분노를 안겼다. SBS 금토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이하 '소옆경2')에서 손호준이 3회 만에 불에 타서 목숨을 잃은 것. 이러한 충격 전개는 앞서 MBC '검은 태양'에서도 이뤄진 바 있어 더욱 허탈함을 자아낸다.

지난 4일 처음 방송된 '소옆경2'는 화재 잡는 소방, 범죄 잡는 경찰, 증거 잡는 국과수가 전대미문 전무후무 사건과 맞서는 업그레이드 공조를 그린 작품. 지난해 12월 시즌1을 마친 뒤 8개월 만에 더욱 큰 스케일로 돌아와 기대를 모았다.소방서와 경찰서를 대표하는 얼굴은 손호준(봉도진 역)과 김래원(진호개 역)이다. 여기에 시즌2에는 오의식(강도하 역)이 국과수의 새 얼굴로 합류했다. 무엇보다 손호준은 앞뒤 안 가리는 무대포 김래원과 달리 정의로운 소방관이자 공승연(송설 역) 바라기 면모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사진=SBS '소옆경2' 방송 화면.


그런 손호준이 '소옆경2' 3회에서 마중 자재 창고 2차 폭발로 사망하는 스토리가 그려졌다. 손호준은 죽기 전 연쇄 방화범의 증거를 남기기 위해 화재 지연 장치로 쓰인 양초를 스스로 먹는 희생을 보였다.그러나 방송 후 시청자들은 믿을 수 없는 전개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주인공은 극 초반에 죽일 필요까지 있었냐는 것이 이유다. 손호준은 방송 후 일문일답을 통해 처음부터 죽음을 알고 시즌2를 시작했다고 밝혔지만, 시청자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주인공 삼인방 중 큰 역할을 차지했던 손호준의 하차로 인한 빈자리에 대한 우려 역시 컸다.

이는 시청률로도 보여졌다. 손호준의 희생 후 연쇄 방화범 검거에 성공한 이야기를 담은 '소옆경2' 4회는 전날보다 0.5% 포인트 하락한 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1회에서 7.1%로 순조롭게 출발했던 것과 달리, '소옆경2'의 상승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사진=MBC '검은태양' 방송 화면.
주연배우의 황당한 죽음은 '소옆경2' 뿐만이 아니다. '검은 태양' 역시 6회 만에 여자 주인공인 박하선(서수연 역)이 총에 맞고 사망하는 전개로 충격을 안긴 바 있다. 더군다나 당시 박하선은 그간 사극부터 코믹, 로맨스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였던 것과 달리 '검은 태양'에서는 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어색한 모습을 보였기에 일각에서는 연기력 논란 때문에 하차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올 정도였다.

논란이 이어지자 MBC 드라마본부 홍석우 부장은 "서수연은 원래부터 극의 중반부 이야기의 충격적인 전환점을 찍어주고 퇴장하는 '게임체인저'로서의 역할로 기획된 캐릭터다. 드라마 속 분량을 떠나서 국정원의 주요 인물들을 연결 짓는 중요하고도 어려운 캐릭터이기에 연기 공력이 있는 믿을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가장 고심해서 캐스팅한 역할이기도 하다"고 설명해야만 했다.

캐릭터의 생사는 작가의 권한이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시청자들의 입장을 조금 더 생각해줄 수는 없었던 걸까. 시청자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쓸 만큼 전개에 설득력이 있지 않았다는 거다. 충격적인 전개를 택하다 시청자들만 떨어져 나가는 꼴이 됐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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