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경의 인서트》
조영남, 또 '전처' 윤여정 언급
계속되는 혼자만의 추억 팔이
방송사는 화제성 위해 선택적 이용
조영남, 윤여정 /사진=텐아시아 DB


《강민경의 인서트》
드라마 속 중요 장면을 확대하는 인서트처럼,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가 방송가 이슈를 조명합니다. 입체적 시각으로 화젯거리의 앞과 뒤를 세밀하게 살펴보겠습니다.

가수 조영남이 전처 윤여정을 향한 혼자만의 추억 팔이가 계속되고 있다. 오래 전 헤어진 전 부인에 대한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하며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건 수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불편함을 느끼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불편함을 화제성으로 인식하고 반복적으로 조영남에게 윤여정 이야기를 털어놓도록 유도하는 방송사들의 행태도 문제다.

7월 31일 방송된 tvN STORY '회장님네 사람들'에서는 조영남이 게스트로 출연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조영남은 "'전원일기'를 보니까 안 나온 연기자들이 없더라. 윤여정만 빼고"라면서 전처 윤여정을 언급했다. 이에 김수미는 "여정 언니도 나왔었다. 전처 얘기하지 말랬지"라며 버럭버럭했다.조영남은 "여정이한테 쫓겨난 게 나를 하여금 화가의 길로 가게 한 거고, 여정이는 먹고살려고 일하다 보니 세계적인 배우가 된 거다. 자기가 애를 먹여 살리기 위해 일하다가 세계적으로 된 것"이라고 했다. 조영남은 계속해서 윤여정에 관해 이야기했다. 그러자 김수미는 "방송에서 여정이 언니 얘기 너무 하지 마라"고 했다. 이에 조영남은 "여기까지다. 얘기가 나와서 한 것"이라며 머쓱한 모습을 보였다.

tvN STORY '회장님네 사람들'


조영남은 1974년 윤여정과 결혼, 1987년 이혼했다. 이혼 사유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대표적인 건 조영남의 바람기 때문이었다. 조영남은 직접 "난 13년 사니까 다른 여자 만나서 파람 폈다. 내가 바람피우는 바람에 (윤여정이) 잘 됐다. 나를 쫓겨내고"라고 말했다. 또한 "내가 바람을 피워서 이혼했다. 그때의 내가 이해가 안 된다. 왜 아이들을 두고 바람을 피웠는지 후회된다. 지금은 미안하고 사죄의 마음이 있다"라고 말하기도.이혼을 선택한 두 사람이었지만, 조영남은 윤여정을 놓아줄 생각이 없어 보인다. 조영남이 윤여정을 언급하기 시작한 건 2010년 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지금까지 예능, 라디오 등 방송에 출연할 때마다 윤여정의 이름을 언급했다. 절정은 윤여정이 2021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하 오스카)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뒤였다.

윤여정이 상을 받은 후 조영남은 "바람피우는 남자들에 대한 최고의 멋진 한 방, 복수 아니겠냐?"라고 말했다. 이후 조영남은 해당 발언에 대해 "그때 기자들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나는 '바람피운 남자에 대한 최대의 복수'라며 미국식으로 멋있게 언급한 것이다. 기사가 그대로 나가고 한동안 거의 죽는 줄 알았다. '네가 뭔데 숟가락을 얹냐?'라고 악플이 쏟아졌다"라고 말했다.

/사진=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 SBS '신발벗고 돌싱포맨' 방송화면 캡처
지난해 3월 조영남은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출연해 고민을 토로하며 솔루션을 받았다. 오은영 박사의 진단에 충격을 받고 솔루션에 감탄했지만, 그때뿐이었다. 조영남은 "(이런 것들을) 일찍 알아야 했는데, 살날이 얼마 안 남았는데 아깝다"라며 아쉬워했다.

조영남의 혼자만의 추억팔이는 계속되고 있다. 윤여정을 빼면 방송에서 할 이야기가 없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방송사도 알고 있는 사실일 터. 시청자 입장에서는 방송사도 같은 편이 돼 잠깐의 화제성을 위해 이용하는 태도로 보인다.

윤여정은 조영남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상대도 원하지 않는 조영남 혼자만의 추억팔이는 이제 그만 멈춰야 할 때다. 방송사 역시 시청률에 눈이 멀어 조영남의 추억팔이를 이용할 생각도 그만해야 한다. 추억팔이 이용 대신 상대를 존중해줘야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금은 무례조차 넘어선 단계다.

/사진=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 방송 화면 캡처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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