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작전'은 이전까지 비슷한 소재였던 영화 '교섭'(감독 임순례), '모가디슈'(감독 류승완)과 비교되며 '뻔한 맛'이 되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바있다. 하지만 제작보고회에서 김성훈 감독은 "같은 재료라도 다른 맛으로 요리"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배우 주지훈 역시 우려와 기대가 뒤섞이지만 열심히 촬영했다고 언급했다. '비공식작전'은 비슷한 소재의 틀을 깨고 장르를 확장할 수 있을까.

영화 '비공식작전' 배우 주지훈. /사진제공=쇼박스


주지훈은 1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 관련 인터뷰에 나섰다.'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의 버디 액션 영화. 주지훈은 사기꾼 기질이 다분한 현지 택시기사 ‘판수’ 역을 맡아 극 중에서 하정우를 도와 협업하는 모습을 보인다.

영화 '신과 함께'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하정우와 전작 '킹덤'의 연출을 했던 김성훈 감독과의 만남으로 뻔한 만남이 아니냐는 이미지가 굳혀진 바 있다. 이에 관해 주지훈은 "결국은 재미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다. 로맨틱코미디, 액션물 모두 셰익스피어 이후에 새로운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정석, 연기, 미장센, 투자에 맞춰서 잘 만들려고 노력했다. 관객들이 생각하는 웰메이드가 무엇인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꼭 그것만이 웰메이드인가. 유튜브에서 요즘에 포맷이 많다. 관객들이 좋아하고 메이저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관객들의 선택폭이 많아져서 고민이 많다"라고 답했다.

영화 '비공식작전' 배우 주지훈. /사진제공=쇼박스
'비공식작전'은 기존에 정했던 '피랍'이 어렵다는 인식이 커서 바꾼 제목. 하지만 입에 잘 붙지 않는 제목이라는 평가를 듣기도 했다. '비공식작전' 개봉을 하루 앞두고 주지훈은 "옛날에는 부담감이 없다고 했다. 그것은 배우의 영역이 아니니까. 근데 하나씩 켜켜이 쌓일수록 무게감이 느껴지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무래도 경력이 쌓이고 관객들을 만나다 보니 반응과 결과를 목도하니, 쉽게 말하면 쫄린다. 손발이 벌벌 떨리고 걱정된다. 당연히 작품의 흥망성쇠도 그렇지만 영혼과 정성을 갈아 넣었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디테일 안에서의 위트를 갈아 넣어서 관객들이 좋아해 주기를 바라고 만들었는데 관객들에게 어떤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을지 우려와 기대가 뒤섞인다. 씁쓸하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비공식작전' 공식 스틸컷. /사진제공=쇼박스
영화 속의 카체이싱 장면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의 배우 톰 크루즈를 버금가는 화려하고 쫄깃쫄깃한 액션으로 소문이 난 바 있다. 그는 "톰 크루즈의 몸값 1/5도 안 되는데 감사한 일이다. 안전에 대한 것이 예전보다 좋아진 상태다. 전문가들도 많이 포진돼 있어서, 보고 미리 해보고 할만하다 싶으면 하는 거다. 카체이싱 액션을 하면서 공포감이 많이 들더라. 하정우 배우가 많이 조용해지더라. 감독님도 '이게 되네. 지훈 씨'라고 하더라. 나도 될 줄 몰랐다"라며 에피소드를 밝히기도 했다.

주지훈은 '비공식작전'의 감독 김성훈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3개월에 걸쳐서 회차를 15회차 정도로 찍었다. 페라리, 포르쉐도 아니고 총을 쏘는 것이 아니기에 감독님이 연출력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6분가량의 긴 장면을 찍었는데, 배우가 장비에 기대서 할 수 있던 것이 없었다. 찍어놓고 '대단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했다. 하정우가 들개에 쫓기는 장면도 창문을 올리는 타이밍에 맞춰서 강아지가 뛴다. 정면이 아닌 대각선으로 뛰어든다. 그것을 보고 '감독님, 그거 어떻게 찍었어요?'라고 묻기도 했다"라며 감독님에 대한 성대모사를 하기도 했다.

영화 '비공식작전' 공식 스틸컷. /사진제공=쇼박스
주지훈이 맡은 판수는 영화가 시작되고 30분 후에 처음 등장한다.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와 실제 연기를 했을 때의 달랐던 부분이 있느냐고 묻자 "이런 말이 있다. 배우가 등장하는 순간 드라마가 보여야 한다. 자막을 깔 수는 없지 않나. 이국적인 풍경이 펼치는 와중에 한국인 택시기사가 서 있는데, 관객들이 이질감을 느낀다기보다는 받아들여야 하지 않나. 그런 고민을 감독님과 많이 했다"라고 답했다. 또한 "어떻게 보면 판수는 삼청동에 있는 외국인이 수제비를 먹으며 한복과 갓을 쓴 것과도 같다. 마치 부모님 세대를 보는 것 같다. 무작정 열심히 살던 시대를 담고 싶었다"라며 자신의 캐릭터를 설명했다.

영화 속에서 주지훈은 현지 상황에 맞게 아랍어를 구사한다. 언어를 배우는 것에 어렵지 않았냐고 묻자 그는 "현지 배우들도 직접 배웠다. 아랍어를 하실 줄 아는 분들이지만, 미묘하게 다른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 사투리도 그런 부분이 있지 않나. 위트있는 단어들이 그들에게는 불쾌한 단어일 수도 있기 때문에 배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언어인 만큼 고초를 겪기도 했다고. 그는 "그냥 글자의 나열이다. 단어의 나열도 아닌 글자의 나열이다.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말이다. 일본말이나 중국말은 따라 할 수 있지 않나. 아무리 들어도 모르겠더라. 요즘에는 워낙에 세상이 좋아져서 녹화해서 보내면 받아볼 수 있는 것도 있더라"라고 이야기했다.
영화 '비공식작전' 배우 주지훈. /사진제공=쇼박스


이어 자신이 언어를 배운 선생님에 관한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모로코 언어 선생님이 열정이 장난 아니더라. 연기자 출신이라서 디렉팅을 계속하셨다. 감독님도 계속 참으시다가 마지막에 화를 내시더라. '그만해. 좀'이라고 했는데도 안 고치고 계속하시더라. 그래서 주연 배우인데 모니터 뒤로 못 갔다"라며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영화 속 배경은 레바논이지만, 실제로 촬영을 한 공간은 모로코. 코로나 시기도 겹치면서 3개월 동안 촬영하기에 어려움은 없었느냐고 묻자 음식이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도착했는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미리 보낸 통조림이나 라면 등의 음식이 사라졌다는 소식이었다. 지금도 못 찾았다고 한다. 패닉에 빠졌다. 원래는 해외에 나가면 40일 넘게 한식을 찾아본 적은 없었는데, 이번에 패닉을 겪고 무서울 정도로 한식만 먹었다. 있는데 선택하지 않는 것과 다른 것 같다. 김치와 김이 없다는 것은 여유가 없는 것이다"라며 진지하게 설명했다.

하정우 배우 덕분에 위기를 모면했다는 주지훈은 관련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그는 하정우 배우가 김치를 담갔더라. 내리사랑을 받기도 했다. 그때부터 계획을 짰다. 아프리카여서 야채가 질기더라.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모든 부위를 다 사서 해봤는데, 모두 장조림용이었다. 촬영이 없으면, 헬스장과 산책밖에는 안 해서 장조림의 고기를 일일이 찢었다"라고 답했다.

영화 '비공식작전' 공식 스틸컷. /사진제공=쇼박스


주지훈은 현지에서 음식을 만들면서 MSG를 많이 넣는 편으로 유명하기도 했다고. 그는 "도움을 받는 정도였다. 개인 주장이다. MSG가 몸에 나쁘다는 아무런 증거는 없지 않으냐. 모든 것의 잠재 능력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10년 전의 영화를 찍던 상황과 같다. 그때는 장비와 기술이 부족하지 않았느냐. 그 시대의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MSG를 친다고 할지도 모른다"라고 너스레를 털었다. MSG를 사용하지 않는 하정우가 그럼 과거의 사람이냐고 묻자 "나보다 과거의 사람은 맞다. 4살 차이니까. (웃음) 하지만 정통파다. 그것은 그것대로의 슴슴한 맛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영화를 시작하기 전에 우려되는 부분은 없었느냐고 묻자 "없었다. 감독님이든 상대 배우든 호흡이 잘 맞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틀린 것은 없는데 스타일이나 해석 방향, 쉬는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아! 하면 하! 까지, 나오는 사람들이라서 되게 편했다. 낯선 곳에 가는데 추구하는 방향이 달랐다면, 두려웠을 것 같다. 너무 친한 이들이 나를 편하게 해줄 것이라는 안도감이 컸다"라고 설명했다.

제작보고회에서 주지훈은 '비공식작전'의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킹덤'의 싱가포르 행사가 끝나고 바로 결정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행사를 다 하고 나서 방을 옮겨서 소수 인원끼리 가볍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때 감독님께서 '5분만 시간을 내달라'고 하더라. 안 괜찮다고 할 수 없지는 않은가(웃음) 마음을 졸이며 방을 갔는데 감독님이 '아는 감독이 새로운 작품을 들어간다. 소개를 해주고 싶다'고 했다. 믿을만한 감독이라면 보겠다.라고 했다. 뭘 찍었냐고 묻고 성함을 물었는데, 감독님께서 '김성훈이다'라고 하더라. 소개하는 방식이 위트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 '비공식작전' 공식 스틸컷. /사진제공=쇼박스


이어 "하정우 배우가 하는 것도 알고 있었다. 베테랑 감독과 배우들의 조합도 좋았다. 연기를 한평생 해온 배우들의 살아 숨 쉬는 연기를 보는 것이 너무 좋더라"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상대 배우 하정우와 평소에 사적으로도 여행을 많이 다닌다고. 그는 "촬영 이전에 하정우 배우와는 장기로 여행을 많이 다녔다. 사실 나는 누구랑도 여행 스타일이 잘 맞는다. 하정우 배우가 '너는 이래도 흥, 저래도 흥이구나'라고 하더라. 여행하면서 잘 안 맞았던 사람이 거의 없다. 만약 있다고 하면, 습관적으로 늦는 아이들이 힘들더라. 꼭 늦는 애들은 캐리어를 두 개씩 가지고 가더라. '궁'을 같이 나온 최성국이라는 배우가 있다. 양말을 식탁 위에 올려놓더라"라며 흥분하면서 말하기도 했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하정우의 새로운 면을 본 것이 있느냐고 묻자 "예능을 잘하더라. '둘 중에 누가 더 웃기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하정우의 위트는 다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고, 나는 유튜브나 비방용이다. 술을 먹으면서 하는 개그들이 많다"라며 하정우의 위트를 부러워한다고 언급했다.

영화 '비공식작전' 배우 주지훈. /사진제공=쇼박스


이어 "'신과 함께 1'이 개봉하기 전에 하정우와 함께 하와이를 여행을 갔다. 그날 비행기를 타고 놀러 간 첫날이었다. 모자를 줍다가 상처가 나서 기분이 안 좋았다. 그 앞에 있던 상대가 하정우였는데 괜찮음을 체크하고 '네가 액땜을 잘했다. 하와이는 정직한 땅인데, 이 하와이와 몸을 섞었다'라고 하더라. 그 덕에 남은 여행이 더 행복했다"라며 하정우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좋은 인간관계가 절실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개봉하는 '더 문'은 '신과 함께' 시리즈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성훈 감독의 작품. 응원의 말을 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무대 인사를 할 때마다 '더 문' 포스터를 보면 반갑다. 감독님께 포스터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오늘 아침에는 감독님께 문자도 왔다. '오늘 촬영하냐. 고생한다. 너나 나나'라고 하더라.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 '비공식작전'은 오는 8월 2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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