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볼코노고프 대위 탈출하다' 공식 포스터. /사진제공=(주)슈아픽처스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화제작 영화 ‘볼코노고프 대위 탈출하다’(감독 나타샤 메르쿨로바, 알렉세이 추포프)가 8월 23일 국내 개봉한다.

‘볼코노고프 대위 탈출하다’는 강렬한 스릴러의 요소를 지닌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우화로 평가 받는다. 영화는 역사 드라마가 아닌 역사의 특정 시기인 1930년대의 역사적 맥락을 차용한 환상적 우화에 가깝다. 2차 세계대전 직전 스탈린 공포정치 시대, 수십만 명의 인명을 앗아간 비밀경찰 조직 엔케베데 NKVD의 대위가 갑자기 자신에게도 영혼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피해자를 찾아 용서를 구하고 자신이 속한 조직으로부터 탈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역사의 진실 앞에서 최소한의 양심으로 속죄를 구하고 구원을 받기 위한 필사적인 탈출과 추격을 그린다. “국가 시스템의 결정으로 그 누구나 잠재적으로 가해자(사형 집행인)가 될 수 있지만, 그 후에 그들이 속죄한다고 해도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을 수 있을까? 과연 가해자들을 위한 천국이 있을까?”라는 질문을 남긴다.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피로 얼룩진 역사인 '스탈린 피의 대숙청'을 다룬 영화이기도 하다.

메인 포스터는 비밀경찰 조직 NKVD의 볼코노고프 대위가 위기를 맞이하고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모습을 긴박감 있게 보여준다. 빨간색의 강렬한 포스터 이미지는 위기의 순간, 가장 잔혹한 시대에 떠나는 도덕성 회복의 여정이 험난할 것임을 예고한다.

제74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6번 칸’에서 '료하'역을 맡아서 국내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배우 유리 보리소프가 티저 포스터에 이어서 시선을 사로잡는다. 유리 보리소프는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로 ‘볼코노고프 대위 탈출하다’에서는 주인공 볼코노고프 대위 역할을 맡았다.

영문제목 사이로 보이는 볼코노고프 대위의 모습은 양심에 호소하는 도덕성 회복의 여정과 내적 갈등이 한 남자의 변화에 큰 영향을 줄 것임을 예감하게 한다. 아울러 인류 역사상 가장 참혹하고 비극적인 시기였던 '스탈린 피의 대숙청'을 배경으로 한 영화답게 “공포의 시대, 누구도 벗어날 수 없다.”라는 카피가 강렬하게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 ‘볼코노고프 대위 탈출하다’는 8월 23일 국내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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