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공식작전' 왼쪽부터 배우 주지훈, 감독 김성훈, 배우 하정우.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비공식작전'의 김성훈 감독이 다른 작품과의 차별점을 설명했다. 최근 '모가디슈', '교섭' 등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 "서로를 구하는 이야기의 쾌감"을 차별점으로 꼽은 김성훈 감독의 말처럼 쾌감이 넘치는 영화가 될까.

4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비공식작전'(감독 김성훈)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배우 하정우, 주지훈, 감독 김성훈이 참석했다.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의 버디 액션 영화다. 영화 '끝까지 간다', '터널',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의 김성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배우 하정우는 배짱 밖에 없는 흙수저 외교관 ‘민준’ 역으로 분했고, 배우 주지훈은 사기꾼 기질이 다분한 현지 택시기사 ‘판수’ 역을 연기한다.

영화 '비공식작전' 감독 김성훈./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만큼 김성훈 감독은 "전작 '끝까지 간다'나 '터널'도 소재적으로 보면 무거운 이야기다.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하는지에 따라서 다르게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믿음으로 이뤄진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화적인 쾌감을 극대화시키고 싶었다. 볼 만한 가치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영화의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비공식작전'에 출연한 하정우, 주지훈의 캐스팅 비하인드에 관해 김성훈 감독은 "영화를 하고 싶은 욕망은 많았지만 부담이 많았다. 그런 부담을 나눠질 동료가 필요했다. 하정우 배우에게 모니터를 빙자해서 보여줬다. 추석 무렵이었는데 하정우 배우가 전화가 왔다. '책은 못 봤지만, 그냥 가시죠. '터널'때 같이 만들었던 것처럼 가죠'라고 말해서 같이 하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하정우는 "기회를 주신 것도 감사했다. 신뢰와 믿음이 바탕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성훈 감독은 "주지훈 배우와는 '킹덤1' 싱가포르 프리미엄 시사를 마치고 불렀다. 은근슬쩍 불러서 '주지훈씨에게 시나리오를 건네고 싶은 감독이 있다. 그럭저럭 괜찮아요'라고 했더니 주지훈 배우가 흔쾌히 '할게요'라고 답해서 같이 하게 됐다"고 말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두 배우에게 무한한 애정을 드러낸 김성훈 감독은 "두 배우가 보여준 결합이 2가 아니라 그 이상이었다. 현장에서 두 배우의 연기를 보면, 라틴 댄스를 주듯이 끌고 당기더라. 그 리듬을 창조적인 합으로 올려세우는 것을 보면,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 쾌감을 느낀다. 그런 힘이 저를 비롯한 주변 스태프에게 전이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원래 '피랍'이라는 제목에서 '비공식작전'으로 바꾼 이유에 관해 그는 "2018년부터 이 작품을 준비했다. 4년 이상 '피랍'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했다. 후반작업 편집을 하면서 제목이 바뀌었다. 단어가 주는 무게감이 작품 자체를 누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편집을 하다보니 이 제목이 적합한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비공식작전'으로 교체를 했다. 이 작품을 보면, 엔드에 타이틀이 나오는데 바뀐 제목이 이해가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영화 '비공식작전' 배우 하정우.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김성훈 감독과 영화 '터널'로 호흡을 맞췄던 하정우. 그는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비공식작전'은 소재 자체가 무거운 느낌이다. 전작 '터널' 역시 사고로 인해 터널 안에 갇힌 남자의 생존기다. 하지만 코믹하고 아이러니하게 연출하는 모습에 흥미로웠었다. 이 작품도 '터널'처럼 입체적인 모습이어서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하정우는 '민준' 역을 연기하면서 고민했던 지점을 설명했다. 그는 "이 영화에서 끝없이 펼쳐지는 우탕탕 액션신이 있다. 특화된 요원이라면 수월했겠지만, 민준은 그저 외무부 직원에 불과하다. 그 안에서 리액션을 하는 점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비공식작전'은 70프로 분량을 해외 모로코에서 촬영했다. 하정우는 통제할 수 없는 상황과 함께 팬데믹도 겹쳤던 일화를 공개했다. 그는 "그 시점이 '수리남'의 로케이션인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촬영을 마치고, 10일 만에 넘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막상 가서 다음날을 맞이했더니 생각보다 편안한 느낌이어라. 신경이 쓰이거나 하는 것들이 없었다. 도시 자체가 포근했다. 첫 느낌이 끝까지 잘 이어진 것 같다. 소고기가 마블링이 없어서 뻑뻑하다는 점이 아쉬웠다"고 밝혔다.

먹방의 본좌이자 왕자인 하정우는 '황해'의 감자 먹방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지금 '마당이 있는 집'에서 짜장면 먹방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후배 임지연에 관한 질문에 "잘 지켜보고 있다. 먹방의 본좌라는 말을 하지만, 후배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줬다면 만족한다. 다양한 음식을 통해서 후배들이 먹방을 한다면 뿌듯하고 살아있음을 느낀다. 기회가 된다면 먹을 수 있는 것들은 다 먹어볼 생각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모로코에서의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신이 있냐고 묻자 하정우는 "감독님이 굉장히 독특하고 흥미로운 분이다. 들개들에게 쫓기는 신이 있는데, 둘째 날부터 들개들이 사나워지더라. 어제 봤던 그 아이들이 아니더라. 컷 하면 밖에서 비명소리도 들렸다. 회차를 계속할수록 들개들이 공격적으로 변했다. 그 연기를 하면서 자연스러운 감정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영화 '비공식작전' 배우 주지훈.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주지훈 역시 넷플릭스 시리즈 '킹덤'에서 김성훈 감독과 함께 했다. 연이은 출연에 관해 그는 "이 대본을 '킹덤' 싱가포르 행사를 하러 갔을 때 받았다. 하정우 배우는 이미 내정되어 있었다. 대본도 안 보고 했다"고 비하인드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본을 보고 아차 싶었다. 감독님이 두 남자의 극한의 이야기라고 했지만, 하정우와 주지훈의 극한 생존기다"고 덧붙였다.

레바논 현지 택시 기사 '판수' 역을 맡아 아랍어, 불어를 비롯해 다양한 언어를 구사해야 했던 주지훈. 그는 "아랍어는 익숙치가 않다. 영어는 할 줄 몰라도 많이 들어보지 않나. 외계어 같은 느낌이었다. 감정을 넣어서 해야 했는데, 사실 이틀 밤을 새서 외워도 다 잊어버렸다. 지금도 한 단어도 기억나지 않는 상태다"고 밝혀 웃음을 터뜨렸다.

모로코 현지 촬영에 관해 주지훈은 "아프리카라고 그래서 반바지랑 반팔만 가져갔다. 생각보다 추운 지역이라서 벌벌 떨었던 기억이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촬영이었던만큼 한국 음식을 먹지 못했던 상황에 직접 음식을 만들었던 일화도 밝혔다. 하정우는 "주지훈 배우는 장조림이 주특기다. 1톤 정도를 한 것 같다"고 말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최근 영화계에 '모가디슈', '수리남', '교섭' 등과 같이 연이은 비슷한 소재가 나오고 있는 상황. 이와 관련된 우려에 김성훈 감독은 '비공식작전'만의 차별점을 설명했다. 그는 "요리 방법을 달리하면 다른 음식이 나오듯이, '비공식작전'은 서로를 구하는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쾌감이 절대적으로 전달되는 차별점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비공식작전'은 오는 8월 2일 개봉한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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