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제니
전 세계 영화와 스타들을 한데 모았던 제76회 칸 영화제가 27일로 12일간 대장정의 막을 내린다.

경쟁 부문에 진출한 작품이 없었던 이번 칸 영화제이지만, 영화 팬들의 시선을 끌 만한 요소들은 많았다. 그룹 블랙핑크 제니가 칸 영화제에서 화려한 배우 데뷔했고, 배우 송중기가 생애 처음 칸에 입성, 사랑꾼 면모를 발휘하며 축제를 즐겼다. 동반 참석할 것으로 전망됐던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의 투샷은 볼 수 없었다. 홍 감독은 김민희가 아닌 배우 기주봉과 단둘이 '우리의 하루' 일정을 소화해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스타 제니, 드레스 네 벌로 칸 들썩제니는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된 미국 HBO 드라마 시리즈 '디 아이돌'(The Idol)을 통해 칸에 초청됐다. 이번 영화제에서 그는 총 네 벌의 드레스를 선보이며 화제를 몰고 다녔다. 제니만 등장했다 하면 플래시 세례가 터지며 관심이 집중됐다고.

제니는 레드카펫 위에서 하얀색 자수가 돋보이는 벨라인 미디 화이트 원피스를 입고, 검정 헤어 리본과 구두로 포인트를 줘 클래식한 무드를 연출했다. 그다음 룩은 애프터 파티에 걸맞게 가슴선이 살짝 드러나는 체크 트위드 소재의 조끼에 랩스커트. '디 아이돌' 포토콜 행사에서는 오프 숄더 블랙 미디 드레스로 깔끔하고 세련된 스타일링을 자랑했다. 마지막으로 입은 룩은 A라인 블랙 미니 드레스였다.세계적인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엠버서더인 제니는 소문난 패셔니스타답게 상황과 장소에 맞는 스타일링으로 전 세계의 집중을 한 몸에 받았다.

다만, 제니의 배우 데뷔작 '디 아이돌'은 수위 높은 선정성과 여성 혐오적 묘사, 남성주의적 성적 판타지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며 혹평받고 있다. 특히 주연을 맡은 릴리 로즈 뎁의 과도한 노출이 도마 위에 올라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제니의 출연 분량은 10~15분 정도로 큰 비중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디 아이돌'은 로스앤젤레스(LA)의 음악 산업을 배경으로, 인기 여성 팝가수가 몸담은 음악 산업 세계와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위켄드를 비롯해 조니 뎁의 딸이자 배우 릴리 로즈 뎁이 주연을 맡았으며, 이 밖에도 트로이 시반, 댄 레비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제니는 팝스타를 꿈꾸는 주인공 조슬린의 백업 댄서 다이안을 연기했다. 사랑꾼 송중기, 첫 칸 입성에도 "내 신경은 온통 아기"
/사진 = 플러스엠
송중기는 주목할 만한 시선에 오른 '화란'으로 생애 처음 칸에 입성하게 됐다. 칸 입성을 앞두고 송중기는 '화란' 포스터 앞에서 인증샷을 찍고, '화란'이란 영화 제목이 적혀진 모자를 쓰고 칸 거리를 활보하는 등 세계적인 영화 무대 칸 영화제에 입성한 기쁨을 만끽했다. 인터뷰에서도 "사진을 많이 찍어달라"고 요청하는 등 기분 좋은 무드로 행사에 임했다는 후문.'화란'은 저예산 누아르 영화로, 송중기는 노 캐런티로 출연한 작품이다.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홍사빈 역)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송중기 역)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칸 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된 이 작품은 올해 국내 개봉된다.

일과 사랑을 모두 잡은 송중기는 신혼에 예비 아빠인 만큼 웃음이 떠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칸 영화제 입성도 그렇지만, 영국 배우 출산 케이티 루이스 사운더스를 아내로 맞아 2세 출산까지 앞두고 있기 때문. 송중기는 칸 입성 소감을 전하면서도 "내 신경은 온통 아기"라며 2세에 대한 기대감과 아내 케이티에 대한 사랑도 감추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무엇보다 송중기는 왼손 약지에 심플한 웨딩밴드를 끼고 모든 공식 행사에 나서며 '유부남'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현재 만삭으로 알려진 케이티는 송중기의 칸 일정에 동행하고 있으나, '화란' 속 폭력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있는 탓에 공식 행사였던 시사회에는 불참했다. '우리의 하루' 주연 배우 김민희는 어디에?
비슷한 포즈로 제 70회 베를린영화제 프로필 사진을 찍은 홍상수 감독(왼쪽)과 배우 김민희. / 사진=베를린영화제 홈페이지
영화 '우리의 하루'(감독 홍상수)가 감독주막 폐막작으로 초청된 가운데, 시사회와 관객 무대 인사 일정에서 주연배우 김민희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우리의 하루' 일정에 홍 감독과 김민희의 동반 참석이 전망됐으나, 어찌 된 일인지 김민희는 불참했다. 홍상수 감독은 김민희 아닌 배우 기주봉과 함께 등장, 관객들에게 짧은 영화 소개와 인사만을 건넸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우리의 하루'는 홍상수 감독의 30번째 장편 영화로 12번째 칸 영화제 초청작이다. 김민희가 주연을 맡았다. 영화 내용 역시 김민희의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 기주봉, 송선미, 박미소, 하성국, 김승윤 등의 배우들이 출연했다.

앞서,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지난 2월 파리 시네마테크에서 열린 '홍상수 감독 전작 회고전'에 참석한 뒤 베를린 국제 영화제 인카운터 섹션까지 모든 일정에 동행한 바 있다. 특히, 당시 홍상수와 김민희는 베를린 길거리에서 서로 모자를 씌워주며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등 알콩달콩한 분위기가 포착되며 화제가 되기도 한 바.

이처럼 해외에서는 서로에 대한 애정 표현을 아끼지 않으며 매번 화제를 모아왔던 홍상수-김민희 커플이 이번 칸 영화제에서는 한 앵글에 잡히지 않아 눈길을 끈다. 김민희의 이후 행보에 더욱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다.

한편, 올해 칸 영화제의 초청을 받은 우리 영화는 총 7편이었다. '화란'(감독 김창훈, 주목할만한 시선), '거미집'(감독 김지운, 비경쟁 부문), '탈출: PROJECT SILENCE'(감독 김태곤, 미드나잇 스크리닝), 비평가 주간에 '잠'(감독 유재선, 비평가 주간), '우리의 하루'(감독 홍상수, 감독 주간 폐막작)가 올랐다. 라 시네프(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이씨 가문의 형제들'(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서정미), '홀'(한국영화아카데미 황혜인)이 선정됐다. 개막작은 '잔 뒤 바리'(감독 마이웬), 폐막작은 '엘리멘탈'(감독 피터 손)이다.

최지예 텐아시아 기자 wisdomart@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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