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장르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게끔 자연스러운 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편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죠."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레이스'로 오피스물에 첫 도전한 홍종현은 이같이 말했다. '레이스'는 스펙은 없지만 열정 하나로 대기업 계약직에 입사하게 된 박윤조(이연희 분)가 채용 스캔들에 휘말리며 직장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이야기. 지난 10일을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 2편씩 공개되고 있다. 홍종현은 워라밸을 즐길 줄 아는 대기업 에이스 류재민 역을 맡았다.극 중 류재민은 워라밸을 중시하는 인물. 홍종현은 "회사에서 일할 때 모습과 친구들을 만났을 때 모습의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나중에 재민이 일에 더 몰두하게 됐을 때 변화가 더 두드러질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홍종현은 직장 생활을 하는 주변인들에게 물어보며 캐릭터를 구축해갔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직장인 친구들에게 회사 생활하면서 하루 일과는 어떤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일하는지 단순한 것들을 물어봤다. 생각했던 것과 크게 다르진 않더라. 사람은 다 비슷비슷하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진심을 쏟지 않고 일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재밌게 일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재민이처럼 능률이 좋아보이는 친구도 있었다"고 말했다.홍종현은 회식 장면 촬영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회식하거나 술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처음에는 걱정이 많았다. 맨정신으로 술 취한 장면을 찍어야하지 않나"라며 웃었다. "찍을수록 자연스러워졌다. 후반부로 흘러가면 재민이의 진심이 드러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뭔가를 대하고 얘기했던 재민이다. 그 부분은 재민의 감정이 좀 보여지는 신이라 신경 썼다"고 전했다.
홍종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이연희와 '절친 사이'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연희는 작은 홍보 대행사에서 일하다 차별 없는 채용 '스펙 아웃 프로젝트'를 통해 대기업의 계약직으로 입사하게 된 박윤조 역을 맡았다. 홍종현은 "(이연희가) 누나이긴 한데 친구처럼 편하게 했다. 극 중 또 다른 절친으로 나오는 김예은 배우도 누나다. 제가 막내지만 편하게 촬영했다"고 밝혔다. 이어 "촬영이 시작되기 전에 대본 리딩도 하고 만나는 시간도 자주 가졌다. 대본 얘기도 하고 밥도 먹고 술도 한잔씩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터놓았다. 촬영 전부터 셋의 관계가 편했다. 연희 누나가 많이 노력해서 만든 자리라서 더 고맙다"고 말했다.
연기로 직장생활을 간접 경험해본 홍종현. 실제로 직장인이 됐을 수도 있을 것 같냐는 물음에 홍종현은 "배우가 안 됐더라도 직장생활은 안 했을 거 같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지 않나"라고 답했다. 이어 "누군가는 정해진 생활에 행복감, 만족감을 느끼는 반면, 저는 그런 것들 못 견딘다. 오히려 변화가 많은 일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여행 관련 일이라든지, 제가 동물을 좋아해서 동물 관련 일이라든지, 그런 일을 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와서 하라고 하니 못한다는 거지 하라고 했으면 군말 없이 했을 것 같긴 하다"며 웃었다.
어렸을 적 꿈은 무엇이었냐는 물음에 홍종현은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했던 꿈은 모델과 배우였다. 아그 전에 수의사가 있었다. 중학교 때는 수의사가 되겠다는 생각에 나름 공부도 열심히 했다"고 답했다. 이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넘어가는 때 모델, 배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진로를 빨리 정한 편인 거다. 고등학생 때 데뷔했는데, 나 때는 제가 좀 일찍 데뷔한 편이었다"고 말했다.
현재의 꿈은 무엇이냐고 묻자 "거창한 건 없다. 무슨 작품을 해서 어떤 상을 받겠다는 건 없다. 내가 하고 싶은 배우라는 일을 내가 할 수 있을 때까지 오래하고 싶다"고 답했다. 즐기며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내가 노력해서 무언가는 이루고 쉬지 않고 작품을 하겠다는 욕심으로 했다면 안 됐을 것 같다.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더라. 작품은 스태프들, 배우들과 함께하는 거고, 촬영에 들어가도 나 혼자 마음이 급하다고 되지도 않더라. 자연스럽게 생각이 바뀐 것 같다. 지금 작품이 없다고 그것만 생각하면 나만 스트레스 받고 손해다. 그런 시간도 잘 보내야 새 작품을 만났을 때 거기에 모든 걸 쏟아낼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다보니 조금씩 여유가 생기고 마음도 편해지더라. 긍정적으로 잘 지낼 수 있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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