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상습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경찰에 두 번째로 출석해 21시간여 밤샘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지난 16일 오전 9시 유아인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유아인과 절친한 사이인 미대 출신 작가 최 씨도 같은 혐의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최 씨는 수사 초기엔 참고인 신분이었지만, 유아인의 마약 투약을 돕거나 함께 투약한 정황이 확인돼 피의자로 전환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유아인에게 투약한 마약 종류와 횟수, 구입 경로, 공범 여부 등을 캐물었다. 유아인은 오전 4시40분까지 피의자 신문을 받고 2시간 가까이 조서를 열람했다.유아인은 오전 6시 26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유아인은 "내가 할 수 있는 말들을 했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코카인 투약 혐의와 마약 구입 경로, 출석 날짜를 바꾼 이유 등의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유아인은 당초 지난 11일 조사받기로 했으나 청사 앞에 취재진이 많다는 이유로 조사를 거부하고 되돌아갔다. 유아인은 지난 3월 1차 소환 때도 출석 일자가 언론에 알려지자 반발하며 조사를 미룬 적이 있다.

유아인은 '전관 방패'를 꾸렸다. 그는 전관 출신 변호사들을 선임했는데, 변호인단 중 박성진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장을 지낸 인물로 이승연, 박시연, 장미인애, 현영 등 유명 연예인들의 프로포폴 상습투약을 진두지휘한 이력이 있다. 박변호사 외에도 차상우, 안효정 변호사 등도 전관 출신이다.

경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아인이 2021년 한 해 동안 73회에 걸쳐 모두 4천400㎖ 넘는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는 기록을 넘겨받고 지난해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2월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유아인의 모발·소변에서 대마·프로포폴·코카인·케타민 등 4종의 마약류 성분이 검출됐다는 감정 결과를 넘겨받았다. 또 유아인의 의료기록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을 의료 이외 목적으로 처방받은 정황도 포착했다.

유아인은 첫 조사에서 대마 흡입을 제외한 나머지 혐의는 부인했다. 프로포폴과 케타민 투약은 치료 목적이었으며 코카인은 투약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유아인이 투약한 마약류의 종류가 많고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는 점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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