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질의 듬직한 피지컬을 가진 배우가 병약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을까.'
배우 안보현이 tvN 새 드라마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출연 소식을 알렸을 때 일부 누리꾼 사이에서 지적된 우려의 목소리였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이번 생도 잘 부탁해'에서 안보현은 "작품마다 얼굴이 굉장히 다르더라"라는 이나정 감독의 말처럼 근육질의 몸매를 쏙 뺀 날렵하고 예민해 보이는 비주얼로 '천의 얼굴'임을 입증했다.'구미호뎐 1938' 후속으로 내달 17일 첫 방송되는 '이번 생도 잘 부탁해'는 전생을 기억하는 인생 19회차 반지음(신혜선 분)이 꼭 만나야만 하는 문서하(안보현 분)를 찾아가면서 펼쳐지는 환생 로맨스물. 글로벌 조회수 약 7억만 뷰를 기록한 동명의 네이버웹툰이 원작이다. '마인', '좋아하면 울리는', '쌈, 마이웨이'의 이나정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판타지 흥행 불패 배우' 신혜선이 주인공으로 나섰다.
그러나 안보현의 '이번 생도 잘 부탁해' 캐스팅이 처음 거론됐을 때 여론은 생각보다 긍정적이지 않았다. 지난해 4월 텐아시아가 안보현의 출연 소식을 단독 보도했을 때 그는 '군검사 도베르만'에 출연하고 있던 시기로, 넓은 어깨와 탄탄한 팔 근육 등 강인한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안보현이 '이번 생도 잘 부탁해'에서 맡은 문서하 캐릭터는 어린 시절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트라우마로 두려움을 가진 인물로, 왜소하며 자주 아프고 쓰러지는 병약한 이미지라 안보현의 이미지와는 상반된다는 반응이었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안보현의 캐스팅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졌고, 이는 지난해 11월 신혜선, 하운경, 안동구 등의 배우와 함께 캐스팅 확정 기사가 나면서 거세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싱크로율이 안 맞는다며 '미스 캐스팅'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안보현이 앞서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에서 구웅 역할로 캐스팅됐을 당시에도 원작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던 사례를 들어 반박하고 있다. 작품을 공개한 이후에는 그가 섬세한 연기력으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기에 '이번 생도 잘 부탁해'에서 역시 캐릭터를 훌륭히 소화할 거라는 기대가 팬들 사이에서는 높다.
기대는 현실이 됐다. 최근 공개된 티저 영상 속 안보현은 '문서하' 그 자체로 분해있었다. '군검사 도베르만' 때의 우락부락했던 근육들은 빠져 있었고, 얼굴선은 더욱 날렵하면서도 여리여리한 모습이었다. 앞머리를 내려 소년의 모습을 덧씌웠다.
이나영 감독 역시 "안에 있는 섬세한 부분들을 보여줄 부분이 많아서 우리 서하와 어울릴 것 같았다. 가장 여리고 섬세한 남성과 가장 씩씩하고 직진하는 여성의 로맨스가 재밌는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원작 이혜 작가 역시 "촬영장에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냥 캐릭터로 딱 서 있더라"며 캐릭터 싱크로율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미스 캐스팅 논란이 무색하게 전 작품에서의 얼굴을 지워낸 채 새로운 캐릭터를 입은 안보현. '이태원클라쓰', '유미의 세포들', '마이 네임'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존재감을 드러낸 안보현이 이번 작품을 통해 어떠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팬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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