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효민 PD가 '성+인물'을 둘러싼 논란에 입을 열었따.
2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성+인물'을 연출한 정효민 PD, 김인식 PD와 만났다.'성+인물'은 미지의 세계였던 성(性)과 성인 문화 산업 속 인물을 탐구하는 토크 버라이어티쇼. 지난 4월 25일 일본편 6회분이 공개됐다.
'성+인물'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국내에서 유통이 불법인 일본 AV를 소재로 한 '성+인물' 콘텐츠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성 문제가 음지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만큼 공공연하게 다룰 경우 오히려 순기능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 PD는 "여러 가지 논의가 있을 수 있다. AV가 합법이냐 불법이냐 얘기가 있다. 이것도 갑론일박인 것 같다. AV를 제작하고 배포하는 건 불법의 영역이다. AV를 개인이 보는 게 불법이냐고 했을 때 불법인 건 아닌 것 같다. 일본에서는 AV를 제작하는 게 합법이다. 전 세계적으로 AV를 제작하는 게 합법인 나라들이 적지 않게 있더라. '성+인물'을 제작하기로 했다면 일본을 피해가야 하나' 싶었다. 일본에서 AV는 성인 산업을 대표하는 산업이고, 이 산업의 옳고 그름을 논하기 보다 거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어떤 소신과 소명을 갖고 일하는지 진지한 이야기를 들어보자는 데 포인트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AV배우의 얘기를 못 들어봤는가' 했을 때 그렇지 않다. 유튜브만 봐도 몇 십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는 AV배우들이 있다. 우리는 어떻게 중립적으로 인간의 이야기를 끌어내볼 수 있을까,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조심스럽고 존중하는 태도로 그들의 일을 들어보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정PD는 "AV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접근했다. 회의하면서 많이 토론해본 주제가 음주였다. 불법과 합법을 나눌 때 폭력, 살인처럼 만국 공통으로 처벌받는 정의된 법이 있다. 또 사회적 약속에 의해 정해지는 법이 있다. 성인이 향유할 수 있는 문화, 음주 같은 것에 옳고 그름의 문제도 있겠지만 문화적으로 허용되는 스탠드가 어딘가를 잡아가는 일이다. 이것에 대해 성인들이 보는 콘텐츠 안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 '우리나라가 맞고 저 나라는 틀리다' 혹은 '우리나라가 틀리고 저 나라는 맞다'가 아니라 우리나라가 갖는 좌표가 어디인가를 보고 싶었다. 유럽의 어떤 국가에서 14세부터 음주가 허용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길거리, 공원 등에서 음주가 허용되지만 대부분 나라가 공원에서 술 먹는 게 금지돼 있다. 우리나라 문화에 들어온 게 반드시 틀린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합법과 불법이 만국공통으로 처벌되는 게 있는 반면, 문화에 의해 결정되는 부분이 있다. 각자 판단력을 가진 성인이라면 세계의 다양한 경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호불호도 있을 것이다. 논쟁적인 건 있겠지만 충분히 의미있게 던져볼 만하겠다 생각한 주제다"라고 말했다.
김 PD는 "이 문화 안에서 나는 주류이고 이 생각이 맞다고 살아왔는데, 조금만 떨어져도 이런 문화가 있구나 할 수 있다. 우리가 다른 나라에 가서 문화를 살펴보는 건 '비주류의 입장'에서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격이다. 그런 문화와 이야기를 들어보는 게 흥미로운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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