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란과 이도현 사이에 갈등이 생겼다.
27일 첫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나쁜엄마'에서는 평범한 일상 속 사소한 순간도 행복이라 여기며 살아가던 영순(라미란 역)의 인생을 전복시킨 사건은 시작부터 커다란 충격과 슬픔을 안겼다.사랑하는 남편 해식(조진웅 역)의 억울한 죽음 후, 세상에 단둘이 남겨진 아들 강호(이도현 역)를 위해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던 영순의 사연이 돋보였다. 이에 1회 시청률은 전국 3.6%, 수도권 4.2%(닐슨코리아,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 타깃 2049 시청률은 수목드라마 1위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영순이 해식의 소박하지만 진심 어린 청혼에 응하며,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고 알콩달콩한 신혼 생활을 이어갔다. 내년 가을이 되면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는 하루하루는 행복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그 해 개최되는 올림픽을 앞두고 이들 부부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두 사람의 생업이 달린 돼지농장 앞이 성화 봉송 경로와 마라톤 코스로 쓰일 예정이라며, 용라건설 측으로부터 무리한 철거 요구를 받게 된 것. 해식은 돼지농장을 지키기 위해 맞서 싸웠지만, 용라건설 송우벽(최무성 역) 이사는 고의적인 방화로 모든 것을 앗아갔다. 해식은 긴 법정 싸움에 돌입했다. 그러나 용라건설 사람들의 짓이라고 입을 모아 말하던 마을 주민들의 태도는 하루아침 돌변했다.당시 화재가 돼지농장의 전기 시설 문제였고, 현장에서 발견된 시너통들은 해식이 보관하던 것이라는 거짓 증언이 속출했다. 결국 공소 기각 판결받은 해식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섰다. 다행히도 법정 밖에서 만난 이웃들은 그들의 돈과 힘 앞에 어쩔 수 없었다고 실토했다. 그리고 해식은 항소를 위해 담당 검사 오태수(정웅인 역)를 찾아가 모든 사실을 밝혔다. 그가 송우벽의 편에 선 썩은 동아줄이란 것을 알 리 없었다.
그날 밤 영순은 병원 영안실에서 싸늘한 주검이 된 해식을 마주했다. 중요한 증거를 찾았다며 화재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송우벽의 비리를 폭로하겠다던 남편의 수상한 죽음엔 의문을 품었다. 이에 오태수는 영순에게 해식이 남긴 통장을 건넸다. 배 속 아이를 위해 모아둔 돈이었다. 송우벽의 무자비한 범행을 알면서도 오태수는 해식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라 믿게 했다. 더 이상 영순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곧 만날 아이를 위해서라도 "살아보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이 아이만큼은 우리처럼 살게 하지 않겠다"는 다짐과 함께 만삭의 몸을 이끌고 조우리 마을로 향했다.
영순의 조우리 입성은 만만치 않았다. 이방인의 등장도 모자라 돼지농장이 들어서자 마을 사람들의 반발은 거셌다. 그러나 알고 보면 따뜻하고 정 많은 주민 덕분에 영순은 무사히 출산을 할 수 있게 됐고, 한날한시 아이를 낳은 정씨(강말금 역)를 비롯한 이들과 각별한 이웃이 됐다. 영순은 해식이 생전 지어준 강호라는 이름대로, 하나뿐인 아들을 힘 있고 강한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악착같이 매달렸다. 열심히 공부해서 판검사가 되라며 단 한 번 소풍을 보내주지 않고, 먹고 자는 것도 쉽게 허락하지 않는 나쁜 엄마가 될 수밖에 없었다.
강호도 자신의 꿈 대신 엄마 영순이 날 때부터 정해 둔 판검사가 되기 위해 공부밖에 모르는 바보로 살았다. 시간이 흐르고 영순과 강호의 노력이 빛을 발할 결전의 날이 밝았다. 바로 강호의 수능 시험일이었다. 하지만 강호를 응원하러 온 미주가 고사장 앞에서 교통사고를 당했고, 강호는 시험도 포기하고 병원에서 미주의 곁을 지켰다. 그에게 돌아오는 건 엄마 영순의 물바가지 세례였다. "왜 다른 사람 때문에 네 인생을 망쳐"라는 영순의 한 마디는 평생을 참아온 강호를 자극했다. 그건 자신이 아닌 엄마의 인생이라며 "아빠가 억울해서 죽은 게 내 탓이에요?"라고 물었다. 또 "엄마는 그냥 힘없어서 당한 게 억울했고, 나를 이용해서 보라듯이 그 힘을 갖고 싶었던 것"이라며 엄마 영순에게서 등을 돌렸다.
방송 말미 검사 강호가 법정에 선 모습이 그려졌다. 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추락 사건과 관련한 재판으로, 그는 안전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하청업체 대표에게 징역 3년 형을 구형했다. 재판을 마치고 돌아온 검사실 앞에서는 피고인의 아내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남편이 시공사 우벽건설 측으로부터 협박당했고, 변호사 역시 그들과 한패라며 강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강호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어 "일이 좀 골치 아프게 됐는데요"라고 보고했다. 해식을 죽게 한 과거 용라건설의 이사이자 현재 우벽그룹의 회장 송우벽과의 심상치 않은 관계를 암시하며 예기치 못한 반전을 안겼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