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아이돌 비보 소식
'실질적 관리' 의문…문제는 심각한 경쟁 구도
"4개월, 4년, 40년 지나도 마찬가지"
故문빈·설리 / 사진=텐아시아DB


《윤준호의 복기》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 동향을 소개합니다. 연예계 전반의 문화, 패션, 연예인들의 과거 작품 등을 살펴보며 재밌고 흥미로운 부분을 이야기해 봅니다. MZ세대의 시각으로 높아진 시청자들의 니즈는 무엇인지, 대중에게 호응을 얻거나 불편케 만든 이유는 무엇인지 되짚어 보겠습니다.

2017년 12월, 2019년 11월. 종현과 설리가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2023년 4월 19일 아스트로 문빈이 팬들의 곁을 떠났다. 향년 25세.K팝을 사랑하는 팬들이 슬픔에 잠긴 시기다. 아이돌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계속되고 있다. 업계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는 있다. 죽음이라는 결말을 맞이하기 전 시스템을 바꾸려는 노력이 그것이다. 다만 연속적인 비보 소식이 업계는 물론, 팬들을 허탈하게 만든다.

설리가 떠난 지 4년. 무엇이 바뀌었을까. K팝 업계에서는 '비극의 반복을 막고자 한 노력이 의미 없는 것은 아닌가'라는 허망함도 짙게 깔렸다. 비보가 전해질 때마다 '실질적 관리'를 언급해 왔다. 여기서 말한 '실질적 관리'는 정기 심리 검사에 의한 멘탈 케어를 뜻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계속된 비보의 원인을 사회 분위기로 꼽았다. 한국은 심각한 경쟁 사회 구도를 이어왔다는 이유다. 특히 아이돌의 경우 어린 나이부터 꿈이라는 명목하에 '경쟁'을 유도 받았다.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지 않으면 종현, 설리, 문빈의 서사가 반복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가요 관계자 A 씨는 "연습생부터 지속적인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며 상담가 초빙해 크게 상, 하반기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지속 관찰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올 경우 주 1~2회 이상 1:1 대면상담을 하고 있다"고 알렸다.
故종현 / 사진=텐아시아DB


업계에서 말한 예방책은 크게 다르지 않다. 연습생부터 아이돌 스타가 된 이들까지. 회사 차원에서 심리적 안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심리 상담'이 문제를 해결할 열쇠인지는 답을 내놓지 못했다. 회사 차원에서 노력한다고 한들 '구색 갖추기'로 보일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여기에 다른 가요 관계자 B 씨는 경쟁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가 아쉽다고 언급했다.B 씨는 "(안타까운 소식들의 원인을) K팝의 문제로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라며 "(분위기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4년이 아니라 4개월이 지나도 마찬가지일 거고 40년이 지나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가요 관계자 C 씨 역시 "결국 이런 노력에도 안타까운 일들이 생기는 것은 K팝의 시스템적인 문제라기보다 경쟁이 심화하고 선진국화되는 현 대한민국 모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서는 문빈의 비보가 K팝만의 문제라 해석하면 안 된다고 보도했다. 더불어 한국은 세계에서 자살률이 높은 나라 중 하나이며, 40세 이하 사망 원인에서 자살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쟁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한류 열풍은 경쟁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문제는 경쟁 과정에서 힘들어하는 이들에 대한 구제책일 터. K팝 자체의 문제로만 볼 것도 아니다. 넓게 보면 결국 한국 사회의 문제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귀 기울일 때다.

윤준호 텐아시아 기자 delo410@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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