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트롯맨' 황영웅

≪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물이 다른 트롯, 결이 다른 스타를 만들겠다던 MBN '불타는 트롯맨'. 슬로건대로 노는 물이 달랐고 결이 다른 자를 스타로 만들고자 한다. 폭행 전과가 있는 출연자의 오디션 참가. 황영웅의 폭행 전과가 사실로 드러났음에도 덮기로 했다.

황영웅은 22살이었던 2016년 폭행으로 벌금 50만원 처분받았다. 벌금은 과태료나 범칙금과 다른 형의 일종. 벌금형은 법적으로 전과자다.

피해자의 폭로로 알려진 황영웅의 과거. 황영웅은 폭로 이틀 만에 사실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다. 보다 나은 사람으로 변화할 기회를 달라는 부탁과 함께.황영웅은 "다시 얻은 노래하는 삶을 통해서 사회의 좋은 구성원이 되어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허락해 달라"라고 읍소했다. 그러기 위해선 출연 전 피해자에게 사과해야 했고 용서받았어야 했다. '불타는 트롯맨' 응시하기 전 폭력 전과가 있음을 밝혀야 했고, 제작진이 결격 사유로 판단하지 않아 카메라 앞에 섰다면 시청자에게 먼저 밝혀야 했다.


피해자의 주장이 얼마나 달랐든 '황영웅이 친구를 때렸다'는 것과 검찰의 약식 기소에 의한 벌금형을 처분받았다는 건 '사실'이다. 황영웅 본인의 입장에서 억울한 부분이 있고 실제와 다른 사건이 있더라도 폭행 전과자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MBN의 아집은 대중과의 기싸움으로 이어졌다.황영웅 밀어주기, 1위 내정이 아니냐는 불명예스러운 의심에도 '사실무근'이라는 입장만 밝힌다. 결승까지 오는 동안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청자가 많긴 해도 아예 납득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황영웅 사건이 불거진 뒤 다른 참가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꿈을 위해 성실하게 노력하는 모습으로 많은 이에게 울림을 주었다는 둥, 억울한 부분도 있을 거라는 둥 티가 나게 보호하며 '황영웅 1위 내정설'이라는 루머에 근거를 보탰다.
'불타는 트롯맨' 황영웅

'폭행 전과자의 오디션 1위'라는 서사는 아름다운 현실이 아니다. 아무리 반성한다고 해도 이미 그인 빨간 줄은 황영웅 인생의 일부. 타인에게 상해를 입힌 사람의 노래는 감동을 안기기 어렵다. 들키고 난 뒤에 부랴부랴 가족사를 내세우며 사과하는 사람의 노래에 진심을 느끼기도 쉽지 않고.

황영웅은 반성했고 사회 구성원이 될 자질이 충분하다. 하지만 국민 투표로 이뤄지는 오디션이 그의 기회가 되기엔 윤리라는 게 있다. MBN에겐 폭행 전과가 있는 사람에게 기회를 줄 권리는 없다.

이대로 황영웅의 출연이 이뤄져 시청자의 우려대로 1위가 된다면 MBN은 '결이 다른(전과기록이 있는) 우승자'를 만든 오명을 평생 짊어져야 한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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