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출연자와 관련된 사건 사고가 불거지면 항상 '개인사를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는다. 지나치게 사생활적이라 확인 자체가 껄끄러운 경우나 증거 없니 증언에만 의존하는 과거를 제외하면 사실 확인에 긴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당사자의 결백 주장과 논란을 해결하고 정리하려는 제작진의 의지와 움직임만 있다면 빠르게 정리된다. 논란 당사자의 적극적 소명과 이를 입증할 증거 서류는 모든 걸 한 번에 잠재운다.
고소까지 오갔던 상황이고 벌금형으로 끝났다는 주장이 있으면 더 쉽다. 본인확인용으로 범죄경력증명서를 발급받아보면 그만이니까. 범죄경력 자료는 벌금 이상의 형, 기소유예라든지 선고유예를 받은 부분들이 남는다. 수사경력 자료는 벌금 이하, 구료·과료·몰수 이런 부분들이 기재돼 있다. 범죄경력 자료들은 이런 서류들에 의해서 다 기록이 보존되고 있다.
MBN '불타는 트롯맨'에 출연 중인 가수 황영웅이 폭행 전과가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학창 시절엔 '일진'으로 불리며 학폭을 저질렀고 성인이 된 뒤에도 주먹을 휘둘러 상해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는 주장이었다.
유튜버 이진호는 황영웅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A씨의 이야기를 전했다. A씨는 황영웅을 상해 혐의로 고소, 황영웅은 쌍방폭행을 주장하며 맞고소했다고. 이후 검찰의 권유로 합의를 진행했고 치료비를 포함해 300만 원의 합의금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A씨는 황영웅의 폭행 후유증으로 지금까지 고생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불타는 트롯맨'의 입장은 폭로 하루 뒤에 나왔다. 상황에 대한 설명과 황영웅의 의혹이 어디까지 조사됐는지 등에 대한 경위는 없고 황영웅이 '울림'을 주었기에 갑작스레 불거진 논란이 당황스럽다는 다소 황당한 입장이었다.
특히 제작진은 오디션 당시, 참여를 원하는 이들의 동의를 얻어 결격 사유 여부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서약서를 받는 등 '내부적 절차'를 거쳐 모집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결격 사유'에 어떤 조건이 있는지 공개하진 않았다. 황영웅이 참가했으니 결격 사유는 없고 내부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뜻이 된다. '불타는 트롯맨'의 입장이 나온 저녁, 황영웅의 2차 폭로가 나왔다. '야쿠자문신'이라고 불리는 이레즈미를 새기고 일진짓을 일삼았다는 내용. 여기에 2016년 3월4일 울산지방검찰청에서 검사 처분이 완료된 고소장을 공개했다. 피해자가 합의해 약식기소 후 최종 벌금형으로 끝난 사건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2차 폭로가 나온 시점까지 황영웅의 입장은 없다. 침묵은 부정도 긍정도 될 수 없지만, 구체적 기록물이 나온 상황에서 침묵은 긍정 신호가 된다.
제작진은 결격 사유 여부를 확인했고 서약서도 썼다고 밝혔다. 서약서까지 썼으니 범죄경력증명서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하면 반나절이면 사실 파악이가능하다. 결국 개인의 과거사를 파헤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변명 아래 시간을 끌수록 무능함만 드러내는 꼴이다.
황영웅의 상해 전과 의혹. 지금까지 사실 파악조차 되지 않았다면 무능, 알고도 덮었다면 시청자 기만이다. 서혜진 사단의 크레아스튜디오는 리얼리티 경연이 아니라 잘 짜여진 쇼를 만들고 있던 걸까. 빠른 조사와 판단이 '불타는 트롯맨'을 지키는 답이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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