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에 지난 2일 개봉한 ‘고속도로 가족’에서는 기성남과는 또 다른 리얼한 중년의 한 모습으로 변신해 여운이 남는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속도로 가족’은 인생은 놀이, 삶은 여행처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이 우연히 한 부부를 만나면서 예기치 못한 사건을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백현진은 아픔을 간직한 중고가구점 사장 도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아들을 잃은 극한의 고통을 감내하며 여전히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아내 영선(라미란 분)의 곁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캐릭터를 백현진은 깊은 눈빛과 절제된 표현력으로 그려내며 관객들을 극으로 인도했다.
특히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던 겉모습 뒤 꾹꾹 눌러왔던 고통이 바깥으로 표출되는 두 장면에서 백현진은 연기의 힘을 적절히 조절하는 연기 내공으로 관객의 마음을 울렸다. 아들의 사고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영선에게 숨겨왔던 아픔과 고통을 드러내는 장면은 백현진의 열연만큼 짙은 여운을 전하는 페이소스를 느끼게 했다.
이처럼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독보적인 존재감과 탄탄한 연기력으로 정 반대에 가까운 인물들을 완벽하게 연기해내며 대중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백현진의 새로운 변신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준현 텐아시아 기자 wtcloud8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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