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현희, 이태원 참사 애도 강요로 논란
반대로 애도의 방식은 다양하다는 스타들의 의견도 존재
침묵만이 진정한 애도? '틀린 애도'란 없다
<<류예지의 옐로카드>>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가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연예계 사건·사고를 제대로 파헤쳐봅니다.
국가가 강요하는 애도를 강요하다니.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 직후 정부가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한 것을 두고 온라인에서 찬반 논란이 분분하다. 특히 방송인 노현희는 아무렇지 않게 일상 생활을 하는 사람들까지 모조리 비난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최근 노현희는 "애도 기간만큼이라도 놀러 다니고 예쁜 척 사진 찍고 자랑질하는 사진들 올리지 마시길 부탁드린다"라고 글을 적었다.이어 "젊은 생명들, 아까운 청춘들이 피지도 못하고 세상을 등졌다. 자기 일 아니라고 아무렇지 않은 듯. 나만 아니면 된다는? 각각 약속된 일정 미팅 모임 등 당연히 소화해야 할 일들이겠지만 이런 상황에 굳이 놀러가 찍은 사진들 파티복 입고 술 마시고 즐기며 활짝 웃고 있는 모습을 올리고 싶을까"라고 덧붙였다.
노현희는 "사진과 영상들이 SNS 추천으로 올라오니 어쩔 수 없이 보게 되지만 불편함을 감출 수 없다. 애도 기간만큼이라도 자숙을 하시면 어떨지. 고인의 명복을 빌며 함께 슬퍼하고, 함께 아파하고 힘든 시기를 잘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150명 이상의 사상자가 나온 상황에서 유족들과 피해자들을 향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한 노현희. 그러나 SNS 속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올라오는 게시물까지 지적하며 대놓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바쁘게 그리고 기쁘게 일상을 살아가는 불특정 다수에게 그렇게 살지 말라고 지적한 셈이다.
이태원 참사 관련 애도를 강요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노현희는 인스타그램 댓글로 "제가 개인의 삶을 올리지 말라고 한 적 없습니다"라며 "오해 없으시길 바라며, 제가 하필 사고를 당한, 숨도 못 쉬고 죽어가고 있는 분들이 있는 상황에 쾌락을 좇으며 파티장에 즐기는 사진을 올린 것을 발견한 저의 죄입니다"라고 썼다.
논란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자 노현희는 애도에 동참해 주길 바라는 첫 글을 인스타그램에서 삭제했다. 페이스북에는 해당 글이 남아 있다.노현희와는 반대로 음악 또한 애도의 한 방식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무조건적으로 활동을 멈출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추모 방식도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
가수 생각의 여름(박종현)은 이번 주 공연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히며 “예나 지금이나 국가기관이 보기에는 예술 일이 유흥, 여흥의 동의어인가 보다. 관에서 예술 관련 행사들(만)을 애도라는 이름으로 일괄적으로 닫는 것을 보고, 주어진 연행을 더더욱 예정대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가수 정원영은 “모든 공연을 다 취소해야 하나요. 음악만 한 위로와 애도가 있을까요”라며 생각을 밝혔고, 가수 장재인은 생각의 여름과 정원영을 글을 퍼오며 이들의 생각을 지지 하기도 했다.
이태원 사고로 156명의 사망자와 부상자 157명이 나왔다. 국가애도기간을 가져야 할 만큼 국가적으로 대형 참사였다. 하지만 나와 어떤 사회적 관계도 맺지 않은 타인의 죽음에 슬퍼하는 것은 본능적이거나 당연한 행위는 아니다. 애도는 판단이자 결심이고, 각자의 위치에서 어떻게 슬퍼할 수 있을지 찾는 행위다. 침묵만이 진정한 애도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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