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위기의 X' 주연 권상우·임세미
권상우 "연기 잘한단 얘기 데뷔 이래 가장 많이 들어"
"주식·코인 폭락 타격 스토리 공감, 난 더 아픔 있어"
임세미 "'나 같은 아내' 얻고 싶다고"
"청약 꾸준히 넣는 중"
권상우 "연기 잘한단 얘기 데뷔 이래 가장 많이 들어"
"주식·코인 폭락 타격 스토리 공감, 난 더 아픔 있어"
임세미 "'나 같은 아내' 얻고 싶다고"
"청약 꾸준히 넣는 중"
주식은 폭락하는데 '본전' 생각에 쉽사리 팔 수 없고, 갖고 있는 건 팔았더니 '떡상'한다. 코인으로 갈아타자 이번엔 코인이 '떡락'한다. 전세금은 오르고 안정적이라고 생각했던 직장에서는 한순간에 해고 당한다. 현실 '격공' 코미디 '위기의 X'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낸 이유다. 극 중 인물들은 마치 우리 주변의 이웃들 같고, 이들을 둘러싼 현실적인 문제와 고민은 시청자들에게 더욱 와닿았다. 유쾌하지만 진정성 있게 이야기를 풀어낸 '위기의 X'는 시청자들에게 호평받았다.
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위기의 X'에 출연한 배우 권상우, 임세미를 만났다. 권상우는 명문대 출신으로 인생 레이스에서 뒤처지는 일 따윈 없을 줄 알았지만 세월의 격변을 거세게 맞고 벼락 거지 위기에 내몰린 자칭 엘리트 도시남자 'a저씨' 역을 맡았다. 임세미는 다정다감하지만, 욱하면 아무도 못 말리는 'a저씨 영혼의 동반자' 미진 역을 맡았다.
권상우는 지난달 진행된 제작발표회 때 안 웃기면 은퇴하겠다는 '화끈한 공약'을 걸었다. '다행히' 격한 공감을 부르는 코미디에 시청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권상우는 "은퇴는 좀 미뤄도 될 것 같다"며 기뻐했다.
"두 달 바짝 전회차 촬영했어요. 감독님과 호흡도 좋고 배우들과도 즐겁게 촬영해서 힘들단 생각은 안 들었죠. 현장에서 제가 느꼈던 즐거움이 시청자들도 방송을 통해 그대로 받은 것 같아요. 저한텐 활약 넘치는 작품이었다. 많은 분들이 겪었던 아픔을 좀 더 유쾌하게, 그렇지만 너무 가볍지만은 않게 보여드렸어요. 위로와 동질감을 준 드라마로 다가간 것 같아요."(권상우)"처음에는 웃다가 나중에는 울면서 봤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a저씨와 아내로 보였다는 말이 기부 좋았어요. 제가 아직 미혼이라 결혼 안 한 사람 같단 얘길 들을까봐 좀 걱정했는데 그렇지 않아서도 좋았어요. 결혼한 친구들은 '너 같은 아내 얻고 싶다'거나 '난 집에서 너처럼 저러지 않는다'는 반을을 하기도 했죠. 친구들이 시즌2는 없냐며 '따지는데', 시즌2를 기다린다는 거겠죠? 하하."
극 중 중년의 a저씨는 실직, 주식·코인 폭락에 이어 발기부전, 탈모까지 갖가지 고충을 겪는다. 권상우는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은 코믹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공감을 선사했다. 권상우는 "시청자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포인트가 분명하다면 그걸 제대로 표현해야 한다. 저는 재밌게 이 작품을 촬영했다. 탈모든 발기부전이든 재밌게 촬영했다"고 말했다."다른 작품에서 또 다른 멋있는 모습과 매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번 작품에서 과감히 무너져도 괜찮아요. 그래서 보는 분들에게 더 즐거움 줄 수 있었던 것도 같고요. '권상우 연기 잘한다'는 얘기를 데뷔 이래 제일 많이 들었어요. 하하. 저는 코미디 찍을 때 가장 즐겁고 행복하게 촬영하는 것 같아요. 지문에 드러나지 않는 걸 표현해서 잘 나왔을 때 만족도 커요. 저는 어떤 누구보다 코미디에 대한 센스 있다고 생각해요."
극 중 미진은 남편 a저씨에게 '무조건 네 편'이 돼준다. 임세미는 "이질감이 있거나 이해가 안 간다는 건 없었다. 탈모, 전세금, 성욕에 대한 고민 등은 비단 남성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인이라면 겪을 수 있는 일 아니겠나"며 "공감하면서 찍었다"고 밝혔다.
"어떤 순간에는 미진이 '너무 착하다' 싶기도 했어요. 처음에 이 대본을 보고 신혼부부나 육아하는 친구들 집에 가서 부부가 어떤 대화를 하는지 지켜봤어요. 미진 같은 아내는 만나기 쉽지 않더라고요. 하하. 한편으론 '내 와이프가 이렇다'는 감독님들도 계셨어요. 감독님도 아내의 모습을 많이 담았다고 얘기했죠."
권상우와 임세미는 극 중 캐릭터들이 주식·코인 폭락에 타격을 입고 청약 당첨을 절실하게 기다리는 모습이 특히 공감됐다고 했다.
"전 더 아픔이 있죠. 그런 희망을 안고 사는 것 아니겠어요? 하하.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이든 고통과 불안함은 다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배우 생활 하면서 제가 가야할 방향이나 현실에 대해 고민하고 위태로움을 느낄 때가 있어요. 모든 사람들이 겪는 것 아닌가요. 그래도 재밌고 살만한 세상 아니냐는 느낌을 작품이 주길 바랐어요."(권상우)"저는 청약을 꾸준히 넣고 있어요. 친구들도 다 주식 하고 코인 한다고 하는데, 저는 좀 겁쟁이여서 가만히 있어요. 하하. 파이어족(경제적 자립을 통해 빠른 시기에 은퇴하려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이나 스타트업을 만드는 청년들 이야기 같은 얘기도 공감 갔어요. 친구들이 '일은 살려고 하는 거지 좋아서 하는 건 아니다'고 할 때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중요하구나 싶었죠."
대기업 퇴직 후 스타트업에 취업한 a저씨. 집도 직장도 잃고 뒤처져있다고 생각한 친구들은 a저씨보다 어느새 앞서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여러 사건을 겪으며 a저씨의 인생 가치관도 달라졌다. a저씨는 "인생은 레이스다. 우주에서 벌이는 레이스. 우주에서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선 가속을 한 시간 만큼 감속을 해야 한다. 그 시기를 놓치면 목적지를 지나쳐 우주의 어둠 속으로 영원히 날아가게 된다. 이제 나도 가속만 할 나이는 지났다"고 한다. 권상우는 가속과 감속을 할 때는 언제라고 느끼고 있을까.
"결혼하기 전에는 광고도 많이 하고 '핫한' 때가 있었어요. 하하. 결혼하고 난 뒤엔 광고가 순식간에 사라지니 솔직히 몇 년 간은 '내가 저 배우보다 못한 게 뭐 있다고' 싶었죠. 그러면서 작품 활동에 더 집중하게 됐고, 본질적으로 '내가 되고 싶었던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광고 모델이 아닌 대한민국 사람들이 다 아는 배우였죠. 인간의 목표는 점점 높아지지만 거기서 해방되니 일이 즐거워졌어요. 배우의 장점은 나이가 먹어 죽는 순간이 와도 가족들이 날 보고 싶을 때 한 작품씩 꺼내서 볼 수 있는 추억의 공간이 있다는 거예요. 한 작품 한 작품 소중하고 절실해요. 그런 의미에선 계속 가속을 하는 타이밍이에요. 반면 영화 '해적'이나 하지원, 강하늘이 나오는 드라마에 제가 잠깐 나와요. 예전 같으면 '내가 주인공 아닌데'라면서 안 했을 건데 지금은 대본을 보고 제가 작품에 도움이 되고 재밌게 할 수 있는 거면 해요. 어떻게 보면 그게 감속이죠. 앞으로 가속과 감속을 적절히 해가면서 많은 작품으로 인사드리고 싶어요."
임세미는 새로운 OTT 작품으로 활동을 활발히 이어나간다. 임세미는 "디즈니+ '최악의 악' 촬영을 하고 있다. 거기서 배우 지창욱과 형사 부부로 나온다"며 기대를 부탁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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