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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배우' 안성기가 혈액암을 투병 중이다. 2년 전부터 공식석상에 오를 때마다 얼굴이 상해 걱정을 샀던 안성기. 건강엔 문제가 없다며 인자하게 미소 짓던 그는 항암치료를 받으며 병마와 싸움 중이었다.

안성기의 투병 사실이 알려진 건 지난 16일. 안성기는 배우 김보연, 김희라, 김수연 등과 함께 전날 서울 CGV압구정에서 열린 '배창호 감독 데뷔 40주년 특별전' 개막식에 참석했다.

이날 안성기는 손이 퉁퉁 붓고 얼굴도 부은 얼굴로 자리에 섰다. 가발을 착용한 안성기, 그를 부축하고 있는 김보연이 쉴 새 없이 눈물을 흘려 걱정을 샀다. 안성기의 수척해진 모습은 포토 뉴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도됐고, 2020년부터 언급된 건강이상설에 쐐기를 박았다. 지난해 12월 '문화연예대상'에 참석했을 때보다 더 부은 안성기의 모습은 한눈에 보기에도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걸 느끼게 했다. 특별전의 개막작은 '꼬방동네 사람들'. 안성기는 영화를 끝까지 보지 않고 일찍 퇴장했다.

소속사는 건강이상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대응했다. 안성기는 조선일보와의 전화 인터뷰로 "혈액암이 발병해 1년 넘게 투병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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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는 "항암 치료를 받고 최근에 건강이 좀 나아져 외출할 수 있었다. (항암 치료로) 가발을 벗으면 민머리"라고 전했다. 항암 치료를 받느라 배우 강수연의 장례도 늦게 참석했고 (항암으로) 머리카락이 빠지고 상태가 좋지 않아 영화 '한산'의 무대 인사도 가지 못했다고 했다.

안성기는 "지금은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 이 머리로 작업을 할 수는 없고, 더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라고도 덧붙였다. 안성기의 건강 이상설은 2020년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해 열흘 넘게 치료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말하면서도 갈수록 수척해지는 모습에 대중은 걱정했지만, 아무렇지 않게 공식석상에 서는 모습을 보며 그저 세월 탓이라 생각하고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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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화 '아들의 이름으로' 인터뷰 때의 모습을 찾으니 지금보다 덜 붓긴 했지만 그래도 '얼굴이 많이 상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연기와 영화에 대한 사랑에 가려졌을 뿐 당시에도 상태가 좋지 않았다.

2020년, 컨디션 난조와 과로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취재진의 걱정에 "지금은 컨디션이 좋다"며 웃던 안성기. "건강은 아주 젊었을 때부터 운동을 계속 해오는 걸로 관리하고 있다"면서 혈액암 투병을 숨기고 관객 앞에 섰던 안성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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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는 1952년생인 안성기는 한국 나이로 71세. 그는 한국영화계의 '참 어른'으로 불릴 정도로 업계를 대표한다. 5살인 1957년 영화 '황혼열차'로 데뷔해 아역으로 70여 편, 성인이 된 뒤에 9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고래사냥' '투캅스' '피아노 치는 대통령' '실미도' '한반도' '라디오스타' '화려한 휴가' '사자' 등 장르를 가리지 않은 연기를 펼치며 '국민 배우'로 불린다. 지난해 4월 '아들의 이름으로'에서는 고령의 나이에도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보여줬다. 1957년 황혼열차로 영화판에 뛰어든 올해 데뷔 65년을 맞이한 영화계의 큰어른의 예술혼은 병마도 막지 못한 것.

안성기가 혈액암 투병 사실을 뒤늦게 밝힌 뒤 그를 응원하고 완치를 바라는 국민의 염원이 이어지고 있다. 완치 판정을 받고 건강하게 돌아와 무용담처럼 투병기를 말해줄 날을 기다려본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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