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 논문 표절 논란으로 방송 활동을 중단했던 설민석이 복귀를 앞두고 사과했다. 이번에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서양 역사와 철학의 바탕이 되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루는 교양. '가짜'와 '거짓'으로 이미 무너진 신뢰를 '진정성 있다'고 주장하는 콘텐츠로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설민석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2020년 12월 석사 논문 표절 및 방송 중 부정확한 정보 전달로 인해 모든 방송에서 하차한 후 깊은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며 "처음 역사를 접했을 때의 마음가짐으로 연구에 매진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시간 동안 아낌없는 애정과 조언을 보내주신 분들께 진정성 있는 콘텐츠로 보답하고자 열심히 준비를 했고, 곧 여러분 앞에 다시 인사를 드릴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설민석은 재차 "이렇게 짧은 자숙의 기간으로 제 과오가 쉽게 씻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더욱 철저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정보 전달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하겠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저에게 과분한 사랑을 주셨던 많은 분들과 지금도 열심히 연구 중이신 학자, 교육자들께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MBN은 신규 프로그램 '그리스 로마 신화-신들의 사생활'의 MC로 설민석을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초 방송 예정인 '신들의 사생활'은 현대인의 필독서이자 고전인 '그리스 로마 신화'를 낱낱이 파헤치는 토크쇼. 설민석은 어려운 이야기를 쉽고 재밌게 전달하는 타고난 '스토리텔러'를 맡게 됐다. 제작진은 "방대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스토리텔러' 설민석이 쉽고 재밌게 들려주며 블랙홀 같은 몰입감을 안길 것"이라고 섭외 이유를 밝혔다.
설민석은 2020년 12월 역사 왜곡과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강의 내용 중 사실과 틀린 내용이 잇따라 발견돼 지적 받았다. 또한 2010년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에 제출한 역사교육학 석사 논문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에 나타난 이념 논쟁연구'의 표절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를 비롯해 MBC '선을 넘는 녀석들' 등 출연 중이던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논란 당시 설민석은 "모든 걸 인정하고 반성하겠다"고 했다. 2년 만에 자숙을 끝낸 설민석의 복귀 선언에 시청자들이 달가워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스스로 교육자라며 칭하며 한국사를 가르치던 설민석이기에, 역사 지식 부족과 논문 표절은 더욱 심각한 문제였기 때문.
유쾌한 입담과 귀에 쏙쏙 들어오는 재밌는 역사 강의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가 '가짜'로 판명나 추락한 설민석. 입담으로 또 다시 시청자들을 홀리기에 시청자들은 똑똑하다. '교육자'라고 자칭한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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