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웨이브가 ‘다양성(性) 커플’의 로맨스를 다룬 두 편의 연애 리얼리티 ‘메리 퀴어’, ‘남의 연애’로 K-예능의 새 장을 연다. BL 드라마 등 이른파 ‘퀴어 프렌들리 콘텐츠’가 방송계의 주요한 트렌드로 자리잡은 가운데, ‘메리 퀴어’, ‘남의 연애’는 예능으로 ‘다양성’을 가져오면서 재미는 물론, 진정성 넘치는 사회적 화두까지 던질지 주목된다.
‘메리 퀴어’는 당당한 연애와 결혼을 향한 다양성 커플들의 도전기를 그린 국내 최초 리얼 커밍아웃 로맨스 예능. 오는 8일 오전 11시 1~2회를 선보이며 베일을 벗는다. 이와 함께 솔직하고 과감한 남자들이 ‘남의 집’에 입주해 서로의 진솔한 마음을 확인하는 국내 최초 남자들의 연애 리얼리티 ‘남의 연애’가 오는 15일 오전 11시 1회를 첫 선을 보인다.임창혁 웨이브 D/L(Domestic Licensing)팀 매니저(프로듀서) ‘메리 퀴어’, ‘남의 연애’에 대해 꾸밈없는 현실 그 자체의 로맨스라고 표현했다. BL 드라마 등이 청춘물의 공식에 맞게 극화된 로맨스라면, ‘메리 퀴어’, ‘남의 연애’는 ‘다양성 커플’이 처한 현실 그대로를 생생하게 보여주며 공감과 담론을 동시에 끌어낼 수 있으리라 본 것.
임 매니저는 ‘메리 퀴어’, ‘남의 연애’의 기획에 대해 “다양한 장르를 고민하던 중 최근 BL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현상을 보며 개인적으로 관심 없던 분야에 호기심이 생겼고, 여러 작품들을 보며 퀴어를 이해하게 되고 관심 갖게 됐다”며 “극적 요소를 가미한 드라마가 아닌 리얼한 퀴어 콘텐츠는 왜 세상에 나오지 않을까 의문이 들었다. 성소수자들의 환경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고민과 공론화가 필요하다면 그들의 생생한 삶 자체를 보여줘야 하지 않나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두 프로그램 모두 진정성을 추구하지만, ‘메리 퀴어’는 다양성 커플의 삶에, ‘남의 연애’는 로맨스를 마주한 남성들의 마음의 방향에 초점을 맞춘다. ‘다름’이 아니라 ‘닮음’을 이야기하는 두 프로그램에 대해 임 매니저는 “연애와 결혼으로만 본다면 공감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 감정일 것”이라며 보편타당한 ‘사랑’이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겠다고 강조했다.출연진에 대해서는 “퀴어라고 해서 특별히 생소하거나 어려운 점이 없었다. 지극히 평범한 이웃이며 단지 사회가 그들을 특별하게 분류하고 있을 뿐”이라며 “‘남의 연애’의 경우 ‘과감한 남자들의 솔직한 연애’답게 출연진들이 감정 표현에 솔직하고 가감이 없어 제작진조차 놀라는 순간이 많았다. 사랑 앞에 설레고 가슴 아파하는 건 누구나 똑같더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남의 연애’는 퀴어에 관심조차 없는 분들에게 나와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해 조금이나마 관심을 갖고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드리고 싶다. ‘메리 퀴어’는 남남 커플의 감정, 사랑도 보는 이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현실 로맨스에 대한 기대를 당부했다. 이하 임창혁 웨이브 D/L팀 매니저 일문일답 Q. 대한민국 최초로 다양성 연애 리얼리티를 선보이게 된 이유가 있는지.
2022년 웨이브 오리지널 예능을 기획하면서 대중들에게 관심 받을 수 있는 장르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다양한 장르를 고민하던 중, 최근 BL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현상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관심 없던 분야에 호기심이 생겼다. 그리고 여러 작품들을 보며 퀴어를 이해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응원하게 됐다.그런데 미화하거나 극적 요소를 가미한 드라마가 아닌, 리얼한 일상 콘텐츠는 왜 세상에 나오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성소수자들의 환경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고민과 공론화가 필요하다면, 꾸며내는 것이 아닌 그들의 생생한 삶 자체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
Q. ‘메리 퀴어’와 ‘남의 연애’를 비슷한 시기에 론칭한 이유가 있는지.
우연히 제작 기간이 비슷했을 뿐 동시 공개를 의식하며 준비하진 않았다. 다만 자극을 추구하지 않고 진정성을 추구하는 두 프로그램의 제작 방향이 같았기 때문에 함께 선보이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장르 특성상 ‘메리 퀴어’는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남의 연애는 ‘마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프로그램을 통해 삶과 마음을 함께 보여준다면 그들을 알아가는데 조금이나마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 비슷한 시기에 론칭하게 됐다.Q. ‘메리 퀴어’의 MC를 섭외한 배경이 있는지. 특별히 공을 들인 부분이 있다면.
특별한 배경은 없지만, 출연해주신 퀴어분들을 비롯해 3명의 MC 신동엽, 홍석천, 하니도 큰 용기를 내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녹화를 거듭하면서 MC분들도 진정성과 소신을 가지고 프로그램에 동참해주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출연진 모두에게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Q. ‘다양성(性) 커플’을 섭외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었을 텐데 뒷이야기가 있는지.
자신의 삶을 숨김 없이 보여주며 세상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출연진들의 의지 덕분에 섭외 자체가 아주 어렵지는 않았다. 보다 진정성 있는 이야기를 담기 위해 출연진들과 제작팀의 신뢰 형성에 가장 많은 신경을 썼고, 촬영 또한 최대한 담백하고 진정성 있게 접근하고자 노력했다.
Q. 결혼을 향해 가는 ‘다양성 커플’의 연애가 대중의 공감을 살 것이라 기대하는지.
연애는 삶의 함축이고, 결혼은 사회의 함축이라고 생각한다. ‘다양성 커플’이라는 단어를 빼고 ‘연애와 결혼’만 본다면 공감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보편적 감정을 통해 나(대중)와 그(출연진)를 비교해볼 수 있고 이를 통해 객관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소재라고 생각했다.Q. ‘메리 퀴어’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목표가 있다면.
퀴어 이슈에 대해 ‘호불호’를 갖고 계신 분들은 그래도 나름대로의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관심조차 없는 분들이 아직까지는 대다수일 거라 생각한다. 이런 분들이 나와는 다른 사람들의 삶에 대해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지고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드리는 프로그램이 되면 좋겠다.
Q. ‘남의 연애’ 속 ‘남의 하우스’만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촬영 장소, 소품, 음악 등에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남의 집’은 퀴어라는 소재와는 관련 없이 누구나 안락하게 느낄 수 있을 만한 익숙함과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소품은 출연자들의 평소 성향, 취미 등을 반영해 그들이 익숙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프로그램 전체적으로 어떤 부분에서도 특별함은 물론 위화감이나 이질감이 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콘셉트였다.
Q. ‘남의 연애’ 출연자들이 다들 비주얼이 훈훈하다. 출연자 선정 기준이 있는지?
가장 첫 번째 기준은 프로그램 성격상 연애를 하고 싶어 하는, 출연 의지가 강한 분들을 섭외 1순위로 뒀다. 두 번째는 특별한 사람보다는 우리 주변 어디든 있을 것 같은 평범한 분들을 초대하고 싶었다. 특별히 외모만 보고 선정하지는 않았다.
Q. ‘남(男)의 연애’에 대해 대중이 모르는 생소한 부분이나 특수성 같은 게 있을 텐데, 제작진이 어떻게 이해하고 준비했는지.
우선 제작진 중에는 성소수자가 없다. 따라서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내려놓고 제로 베이스에서 출발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가장 도움이 됐던 건 출연진 당사자들과의 대화였다. 출연진 선정 과정에서도 지원자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경청했다.
출연진과 이야기 나눌수록 느낀 건 퀴어라고 해서 특별히 생소하거나 어려운 점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들 역시 지극히 평범한 이웃이며 단지 사회가 그들을 특별하게 분류하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Q. ‘남의 연애’ 촬영이나 전개에서 예상치 못한 부분이 혹시 있었는지.
‘과감한 남자들의 솔직한 연애’라는 포스터 문구답게 출연진들이 감정표현에 솔직하고 가감이 없어서 현장 제작진들이 놀라는 순간이 많았다. 또한 사랑 앞에 설레고 가슴 아파하는 건 누구나 똑같았다.
Q. ‘남의 연애’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나 목표가 있는지.
대단한 메시지나 목표는 없다. ‘남남 커플’이 다른 세상에서 살법한 특별한 존재가 아닌 이들 또한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 있는 그대로를 아주 담백하게 담았다. 이들의 감정도 사랑도 보는 이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Q. 다양성 연애처럼 파격적인 예능을 또 기획하고 있는지?
퀴어 예능에 한정해 말씀드린다면, ‘메리 퀴어’와 ‘남의 연애’ 이후 유사한 콘셉트의 콘텐츠가 다양한 플랫폼에서 더 좋은 기획으로 나왔으면 한다. 그렇게 된다면 제 개인적 목표는 모두 이룬 거라 더 이상 기획하지 않을 생각이다. 퀴어가 아니더라도 예능 담당자로서 늘 새로운 이야기와 장르를 고민하며 기획하고 있다. 그게 어떤 면에선 ‘파격’으로 표현될 수도 있을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메리 퀴어’와 ‘남의 연애’에서 제 역할은 아주 작은 부분이다.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처럼 어렵고 도전적인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힘써주신 제작사 NAK(‘메리 퀴어’)와 디스플레이컴퍼니(‘남의 연애’)에 감사드린다. 또한 보이지 않은 곳에서 프로그램을 위해 용기 내고 수고를 아끼지 않은 모든 출연자, 스태프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올린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