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백댄서' 아닌 '무대 위 주인공'으로 가치 입증한 '스우파' 출연자들
최근 출연 예능들에선 찾기 어려운 카리스마
'본캐' 보여주는 댄스 버스킹 예능은 시청률 1%
평범해진 '댄서 언니'의 모습 아쉬워
사진=KBS2 '갓파더' 영상 캡처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Mnet 댄스 크루 서바이벌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 출연자들은 방송 후 스타들마저 보고 싶어 하는 스타가 됐다. 이들이 사랑 받은 이유는 실력을 갖춘 여성 댄서들이 무대에서 누군가의 뒤, '백댄서'가 아닌 주인공으로서 자신들의 가치를 입증해내는 멋진 모습 때문이었다. 각 크루의 리더인 리정, 가비, 효진초이, 노제, 리헤이, 모니카, 허니제이, 아이키는 '스우파' 이후 최정상급 스타를 능가하는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최근 이들에게서 '멋진 언니'의 모습을 찾기 어렵다. '평범한' 방송인이 된 것.

최근 방송들에서는 '스우파' 출신 댄서들이 게스트로 초대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댄스 서바이벌로 이름을 알렸지만 예능 장르를 가리진 않는다. 가비는 KBS2 예능 '갓파더'에서 강주은과 엄마-딸 사이로 고정 출연하고 있고, 아이키 역시 이 예능에 강주은의 '양딸' 격으로 등장한다. 지난 21일 방송된 '갓파더'에서 우혜림 모자를 만나러 가는 에피소드에서는 파격적인 '시스루 팬츠'로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가비는 "예쁘지 않나. 신경 써서 입었다. 최신 유행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강주은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처음 봤다. '누가 이 의상을 만들었나' 궁금했다. '언제 입고 나가는 의상인가' 독특하더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스우파' 8개 크루 리더 / 사진제공=Mnet


리헤이는 MBC '놀면 뭐하니'에서 WSG워너비 경연에 참가하기도 했다. '김혜수'라는 닉네임으로 오디션에 참여한 리헤이는 조별 경연에서 탈락했다. 정체가 공개된 리헤이는 "어렸을 때 (노래를 향한) 작은 꿈을 꿨다.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 엄청 아쉬웠다. 한 번도 음정이 흔들린 적이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니제이는 MBC '나 혼자 산다'를 통해 이사한 새 집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 방송에서 허니제이는 자신이 이끄는 댄스 크루 홀리뱅이 대학교 축제 무대에 초대 받아 무대를 준비하는 모습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댄서로서 모습보다는 자취생으로서 모습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 모니카, 립제이의 경우 tvN '조립식 가족'에서 새로 이사갈 집을 구하는 모습이나 반려견을 돌보는 모습 등 전형적인 관찰 예능 속 출연자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사진=JTBC '플라이 투 더 댄스' 영상 캡처


물론 이들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SNS나 일부 방송을 통해 '본업'인 댄서, 안무가로서 역량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미디어에서 부각되는 건 '평범한' 방송인으로서 모습.

심지어 이들의 '본캐'를 담은 JTBC 댄스 버스킹 예능 '플라이 투 더 댄스'는 화제성이 바닥 수준이다. '플라이 투 더 댄스'는 국내 댄서들이 스트릿 댄스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댄스 버스킹에 도전하는 리얼리티. '스우파' 출신 아이키, 가비, 리정과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스걸파) 출신 하리무 등이 출연한다. 라인업은 '핫'하지만 시청률은 차갑기만 하다. 지난 6일 시작해 1회 1.2%, 2회 1.6%, 3회 1.3%를 기록했다. 그나마 있는 시청자들도 이들이 미국에서 댄스 버스킹을 하는 장면보다 아이키의 딸 육아, 모유수유와 같은 숙소에서 수다를 떠는 장면을 오히려 관심 있게 본다.
'플라이 투 더 댄스' 포스터 / 사진제공=JTBC


첫 방송 전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아이키와 리정은 'K팝 아이돌'의 안무를 창작한 안무가로서 자부심을 드러냈었다. 미국 현지 반응에 대해 아이키는 "K팝을 안무가들이 직접 출 때 반응이 현장에서 정말 좋았다. 커버댄스는 많이 볼 수 있는데 이 안무를 창작한 안무가들이 현장에서 버스킹했을 때 반응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리정은 "K팝이 문화를 넘어 혁명이라고 생각한다. 그 만큼 가수의 고민도 컸겠지만 뒤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고도 크다. 그 안에는 안무가의 노고도 크다. 우리가 가수가 아닌데 사람들이 그 만큼 열광해줄까 생각했을 때 우리의 피, 땀, 노력이 1~3분 사이에 춤을 통해 전달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K-안무가로서 자신감을 보였다.

이처럼 여성 댄서로 '무대 주연'의 자리를 꿰찼던 이들이다. K팝 시장의 숨은 공신이 아닌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간 트렌드 리더가 된 이들이다. 하지만 현재 이들의 모습은 '웃음'을 주는 '그저 그런' 방송인에 불과해졌다. 절도 있고 세련된 무대로 탄식을 터트리게 했던 이들. 친근한 동네 언니의 모습만큼 멋지고 힙한 언니, 이들의 '본캐'가 그리운 이유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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