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TBC 토일드라마 ‘클리닝 업’은 주식으로 ‘한방’을 노리는 겁 없는 미화원 언니들 어용미(염정아), 안인경(전소민), 맹수자(김재화)의 인생 ‘떡상’ 프로젝트를 그려내고 있다. 지난 방송에서는 본격적인 ‘싹쓸이단’의 결성을 알렸고, 용미가 내부 거래자 모임에 입성, 더 대담하게 스케일을 키워가고 있다. 그만큼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은 긴장감과 위험도도 함께 증폭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시청자들 역시 왠지 모르게 용미의 전쟁에 동참하게 된다.
하루를 쪼개고 또 쪼개 살아가고 있는 용미. 아이 하나 업은 채 하나를 씻기고, 꾸벅 꾸벅 졸면서 유축기를 돌리던 고된 독박 육아 시절은 지났지만, 금쪽같은 두 딸을 홀로 키울 경제력을 겸비하려면 ‘투잡’, ‘쓰리잡’도 모자랄 정도로 뼈가 빠지게 일을 해야 했다. 그러나 하루하루 잘 살아보려고 이렇게나 발버둥치는 용미의 인생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버는 족족 사채 빚을 메워야 했고, 그 사정을 알고 있는 전남편 진성우(김태우)는 호시탐탐 아이들을 데려가려 했다.
용미가 살아가는 이유이자 삶의 전부인 두 딸들도 이따금씩 엄마의 속을 썩였다. 없는 형편에 맛있는 걸 많이 못 사줘서인지 작은 딸 진시아(김시하)는 마트에서 초콜릿을 슬쩍하는 바람에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사춘기를 겪고 있는 중학생 큰 딸 진연아(갈소원)는 “엄마 우리 키울 돈도 없잖아”라는 날선 말로 마구 생채기를 냈다. “니들 얼굴 볼 시간도 없고, 이 손 마를 날도 없고, 그렇게 일해도 나 돈도 없어”라며 서글프게 토해낸 한 마디는 아등바등 살고 있는 그녀의 짠한 현실을 대변하고 있었다.
전남편의 말마따나 “아슬아슬 위태위태, 살 얼음판을 걷는 인생” 속에서, 용미에겐 일확천금을 움켜쥘 수 있는 기회가 절실하고 절박했다. 당장의 생존 앞에서 눈을 질끈 한번 감고 싶었다. 자신보다 훨씬 더 잘 먹고 잘 사는 베스티드 투자증권 직원들도 양심의 가책 없이 내부자 거래에 가담하고 있는 데다가, 미화원이라는 이유로 그들에게 무시를 당하자, 용미는 더 발칙해지기로 결심했다.
용미는 그렇게 불구덩이로 뛰어들었다. 그렇게까지 해서 바라는 건 두 딸과 함께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것이다. 이에 ‘진연아’라는 거짓 신분까지 노출하며 내부 거래자 모임에 들어간 용미. 그 발칙한 반란이 과연 그토록 원했던 ‘평범함’이란 결말로 귀결될 수 있을지는 용미의 파란만장한 인생 상한가 도전기를 끝까지 지켜보고 싶은 이유가 됐다.
한편 ‘클리닝 업’은 매주 토, 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kay3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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