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쇼타임' 장하은 인터뷰
"연애할 때 직진 스타일, 선물 공세에 고백도 직접한다"
"김희재와 뽀뽀, 아무렇지 않아…처음에는 어색했죠"
"고보결→한소은과 여배우 풋살팀 활동, '골때녀' 시즌3 나가고파"
배우 장하은/사진제공=ADIA엔터

"칼춤 추는 장면을 위해 4번 정도 배웠어요. 제가 코어와 하체 힘이 너무 부족해서 뚝딱거리더라고요. 선생님께서 보더니 이 정도면 된 것 같다고 자포자기했죠. 칼춤 장면이 날씨 때문에 재촬영이 들어갔는데, 한 번에 늘지는 않았지만, 다섯시간 돌고 있으니 좀 괜찮아진 것 같아요."

드라마 '부부의 세계' 김희애의 아역으로 데뷔한 장하은이 첫 지상파 조연을 맡아 당찬 매력부터 귀여운 로맨스까지 선보이며 눈도장을 찍었다. 꽃다운 어린 나이에 무당의 길을 선택하는 무녀 천예지를 연기한 그는 칼춤 액션까지 선보이며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

지난 12일 종영한 MBC 토일드라마 '지금부터, 쇼타임!'은 카리스마 마술사 차차웅(박해진 분)과 신통력을 지닌 열혈 순경 고슬해(진기주 분)의 귀신 공조 코믹 수사극.지난 8일 텐아시아 인터뷰룸을 찾은 장하은은 천예지의 매력으로 "하고 싶은 말 다 하는 거, 생각보다 말이 더 나간다는 거, 살짝 어리바리한 거"를 꼽았다. 그는 "이런 점들을 내가 화면에서 좀 더 극대화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작가님께서 자유롭게 내려놓고 즐겼으면 좋겠다고 해서 무언가를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잊고 상황을 즐겼던 것 같다"고 말했다.

틀에 박힌 무녀 이미지를 버리려고 했다는 장하은은 "무섭고, 미래를 꿰뚫고 볼 것 같은 모습보다 무녀 같지 않은, 요즘 애들 같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래서 의상도 새하얀 한복이 아닌 화려한 스타일이 가미된 옷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어 "연기적으로는 틱틱대면서도 알고 보면 착하고 정이 많고, 따뜻한 아이라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 무당들이 앞에서는 무서워 보일지 몰라도 속은 여리다더라. 그들은 단지 신을 모실 뿐, 똑같은 사람이라는 걸, 하나의 인격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천예지는 돈 앞에 속물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돈 많은 차차웅을 좋아하다가 이용렬(김희재 분)이 건물주 아들로 오해하고 바로 노선을 갈아타기 때문. 이에 장하은은 "나는 사랑에 충실한 사람이라 이해가 전혀 안 간다"면서 "예지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다. 부모님 없이 할머니 밑에서 어린 나이에 만신님을 모시고 살면서 예지 나름대로 우울한 시기가 있을 거다. 그런 거를 돈이 해결해 줬을 거고, 돈이면 다인 줄 알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우 장하은/사진제공=ADIA엔터

실제 연애 스타일을 묻자 장하은은 직진 스타일이라며 "일단 만나자고 하고. 분위기를 그쪽으로 이끌어가려고 하고, 키링이나 과자, 핸드크림 등 선물들도 주는 것 같다. 일상 속 물건들을 봤을 때 내 생각이 났으면 해서다. 시기가 지나면 나 어떠냐고 물어본다"고 말했다.

장하은은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에 대해 "95%"라고 말했다. 처음 오디션을 위해 대본을 받았을 때도 "나랑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았다. 내가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남은 5%에 대해서는 "난 틱틱대는 성격은 아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랑도 잘 어우러진다"고 말했다.

"처음 대본은 깍쟁이에 앙칼진 느낌이 강했는데, 저는 정이 많으면서도 허당미가 있는, 톡톡 쏘면서도 귀여운 느낌으로 준비해 갔어요. 오디션장에서 제 연기를 본 감독님이 장하은 모습 자체로 하면 좋겠다고 믿고 맡겨주셨죠. 자유롭게 하고 싶은 대로 한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실제로 점집에 가본 적이 있다는 장하은. 그는 "드라마 때문에 간 건 아니고 앞으로의 내 미래에 대해 궁금해서 보러 간 적은 있다. 나중에는 부적 같은 걸 권해주더라. 그건 너무 비싸서 안 사고 거절했다"며 웃었다.
배우 장하은/사진제공=ADIA엔터

김희재와의 호흡을 묻자 장하은은 "처음에는 되게 어색했는데, 단둘이 시민 경찰 활동을 장면을 찍는 날이 엄청 추웠다. 나는 코트 한 장, 희재 오빠는 경찰복 하나 입고 2~3시간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끈끈해지더라"고 말했다.

뽀뽀 장면에 대해서는 "아무렇지 않게 했던 것 같다. 현장에서 희재 오빠는 용렬 그 자체였고, 나도 현장에서는 예지가 돼 있었다. 막상 현장에서는 '어떡해~드디어 뽀뽀한다'가 아니라 '들어와!' 이런 느낌이었다"며 미소 지었다.

극 중 김희재가 천예지에게 트로트 세레나데를 불러줬을 때 춤을 춘 장면은 애드리브였다고. 장하은은 "대본에서는 노래를 듣다가 황당해하는 거였는데 어떻게 그 노래를 듣고 춤을 안 출 수 있겠냐. 너무 신이 나서 리허설 때 일어나서 엉덩이를 흔들었더니 감독님이 춤추는 걸로 하자고 하더라. 열 번 정도 췄는데, 열 번 넘게 춰도 흥이 나더라"고 말했다.가장 많이 호흡을 맞췄던 할머니 역할의 차미경 배우와는 어땠을까. 장하은은 "첫 촬영 때 완벽하게 준비해 갔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떨리더라. 너무 긴장해서 대사도 틀렸다. 마지막 촬영쯤에서야 차미경 선배님께서 그때 걱정 많이 했고, 연기 하는 거 보고 큰일 났다 생각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이어 "선배님께서는 본인의 어떤 것을 하려고 한다기보다 예지의 할머니가 돼서 다 받아줬다. 그랬기에 예지의 발랄함이 더 돋보였던 것 같다. 마지막 촬영 때는 얼굴만 봐도 눈물이 나더라. 선배님 덕분에 연기할 때 어떻게 힘을 빼야 하는지, 흐름을 어떻게 타야 하는지, 상대방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임해야 하는지 많이 배우게 됐다"고 고마워했다.
배우 장하은/사진제공=ADIA엔터

그간 '부부의 세계', '펜트하우스', '마인' 등에서 짧게 출연했던 장하은은 '지금부터 쇼타임'으로 첫 조연을 맡았다. 그는 "예지라는 캐릭터가 다채로운 캐릭터고 사람마다 대하는 게 달라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감독님과 작가님이 장하은처럼 해줬으면 좋겠다 해서 나에 대해 많이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나는 좋을 때 어떤 표정을 짓지, 어떤 거에 자극받고 불행한지, 뭘 좋아하는지를 많이 연구했고, 현장에 스며드는 법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역할을 끝까지 끌고 나가는 힘이 생겨나니까 내가 먼저 더 다가가게 되고, 더 노력하지 않아도 여유를 담아내게 되면서 연기하는 재미를 느끼게 됐다"고 덧붙였다.장하은은 '부부의 세계'에서 김희애 어린 시절을 연기, 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 장례식장에서 오열하는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그는 "김희애 선배님 아역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에 가기 전까지는 부담이 됐는데, 도착하고 나서는 자연스럽게 떨리는 호흡과 눈물이 나왔다"며 "장례식장 영정 사진에 엄마, 아빠 모습을 끼워서 맞추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 1시간 동안 오열했다. 감독님께서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알아서 편집해서 쓰겠다고, 시간 충분히 줄 테니까 다 해보라고 해줬다"고 감사를 표했다.

현재 서울시립대 경영학부에 재학 중인 장하은. 그는 "어릴 때부터 배우를 꿈꿨지만, 고향이 순천이라 연기를 배울 기회가 없었다. 일단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서울에 가자고 생각해 경영학부에 지원했다"며 "신입생 때는 해야 할 게 많다 보니 잊고 살다가 남들 휴학하고, 어학연수 갈 때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노력파였다. 머리가 안 좋은지 반복 학습이 필요했다. 고3 때 목표가 학교 기숙사 밑에 독서실 라운지가 있는데 거기서 내가 제일 늦게 나가는 거였다. 최고 성적은 반 1등. 문과 전체 중 5등 안에 들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우 장하은/사진제공=ADIA엔터

장하은은 최근 풋살을 시작했다며 "고보결 선배가 같이하자고 해서 시작하게 됐다. 여배우들끼리 불타는 월요일을 보내고 있다"며 "한소은, 문지인, 장주희, 송설희 등과 함께하고 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 시즌3에 나가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러면서 "나는 입으로 축구 경기를 하는 스타일이다. 공이 나한테 올 것 같아서 차는데 다리가 안 닿고. 힘을 실어서 골대로 넣었는데 안 들어간다. 그래도 몸으로 막는 건 잘한다. 수비수 역할"이라며 웃었다.

선한 영향을 주고, 같이 연기하고 의지가 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장하은. "이번에 박해진 선배 보면서 나도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어떻게 던지든 다 받아줬거든요. 오랜 기간 높은 위치에 계시는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저도 믿고 보는, 누군가의 부담감을 덜어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