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연기와 가수 활동을 병행하는 게 맞아요. 둘 다 좋아하고, 일 때문에 산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에요. 둘 다 열심히 할 거예요. 아이유와 이지은. 이름이 다르잖아요. 확실히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놓치지 않으려고요. 영화를 하면서 헷갈리시는 것 같거든요. 저희 쪽에서 확실히 정리해야겠어요!"
배우 겸 가수 이지은(아이유가)이 웃으면서 자신의 이름에 대해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다.
'브로커'는 일본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지만, 한국 제작사 영화사 집이 제작을 CJ ENM이 배급을 맡은 한국 영화다. 특히 '브로커'는 송강호에게 제75회 칸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작품. 이지은에게는 상업 영화 데뷔작이기도.
이지은은 지난달 자신의 첫 상업 영화가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프랑스 칸 현지를 찾았다. 그는 "칸에서 처음으로 영화를 봤다. 스크린을 보면서 '내가 나오는데', '다음에 내가 나오는데'라며 떨리는 마음으로 봤다"고 말했다.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처음 걸은 이지은은 화제의 중심에 섰다. 드레스와 에티튜드 등이 시선을 끈 것. 이지은은 "팬들이 공항에 와있더라. 프랑스에 제 팬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 했다. 저도, 저희 스태프들도 아무도 못 했다. 거기서부터 정말 몰래카메라 같았다. CJ에서 섭외한 건가 싶었다. 상상도 못 했다"고 했다.
이어 "이국적인 분위기에 외신 기자, 배우들 있어서 몰래카메라 같기도 했고, 영화 현장에 와있는 것 같았다. 정말 각본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송강호 선배님이 옆에서 즐기시는 모습도 영화 같았다. 유경험, 경험자인 송강호 선배님한테 많이 의지했다"고 덧붙였다.
송강호가 이지은의 드레스를 두 번 밟은 것에 대해 "드레스 걱정을 많이 하고 현장에 갔다. 길이가 있는 드레스를 입어야 사진이 멋지게 나온다고 하더라. 특히 두 번째 드레스가 길이감이 길었다. 다른 분들의 거동에 방해가 될까 봐 드레스를 안고 다녔다. 물론 레드카펫 사진은 예쁘게 나와서 만족한다. 그 사진은 웃겨서 저장도 했다"며 웃었다.
칸국제영화제서 '브로커'는 프리미어 상영 후 12분간 기립 박수를 받았다. 그는 "박수가 길어서 어쩔 줄 모르겠더라. (이) 주영 언니와 눈 마주치고 복화술로 '끝내야 하는 거 아니야?'라고 했다. 그러던 중 어디서 받아본 적 없는 줌인에 당황스럽기도 했다"며 "여유롭게 하는 것도 가짜 같고 불가능할 것 같았다. 한 번은 잘 넘겼는데, 두 번째 카메라가 왔을 때 이상한 사진이 남겨졌다. 하트를 한 건 칸에서 한 행동 중에 가장 별로였다. 자신 있게 했으면 덜 이상했을 텐데"라고 털어놨다.
이지은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으로부터 '브로커' 제안을 받기 1년 전 간장 게장 집에서 우연히 만났다고. 그는 "감독님께서 그 당시에 이선균 선배님, 다른 감독님과 식사를 하고 있었다. 저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을 보면서 '신기하다'면서 뒤에 한 발 짝 물러나 구경했다. 그로부터 1년 뒤에 '브로커' 제안받았다. 모든 게 신기했다"며 "감독님께서 전에는 저를 모르셨는데 알게 된 경로도 궁금했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되는지 모르는 것 같다. 우연히 감독님을 만났을 때 안 나서길 잘했다. 구경만 하길 잘한 것 같다"고 했다.
극 중 이지은은 베이비 박스에 놓인 아기의 엄마 소영으로 분했다. 이지은은 "차기작을 생각하고 있을 때 막연하게 출산 경험이 있는 엄마 역할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지나가듯이 인터뷰로 이야기했었는데, 그러고 나서 얼마 뒤에 '브로커' 제안받았다. 팬들이 '그게 스포일러였냐?'고 질문을 많이 하시더라. 전혀 그런 게 아니었다. 저도 신기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이 제안을 주셨고, 심지어 엄마 역할이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지은은 첫 영화를 통해 충무로 대표 배우이자 대선배인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와 함께 호흡을 맞췄다. 그는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저는 운이 엄청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 첫 영화 현장과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선배님들과 촬영하는 좋은 확률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세 분 다 한 시간씩 좋았던 일, 장점을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좋으신 분들"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지은은 송강호에게 '영화라는 건 결국 잘하지 못하면 인정을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또한 '다 잘했기 때문에 칸에 올 수 있었다. 영화는 혼자서 하는 일이 아니다. 다음에 이곳(칸)에 반드시 올 거다. 또 오게 됐을 때 능숙하게 잘할 수 있게 지금 즐기라'고 했다고. 강동원에 대해서는 "개인적인 대화가 가장 없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선한 기운을 내뿜는 어른이었고, 기운이 귀했다"고 했다.
특히 이지은은 배두나에게 받은 장문의 메시지에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 며칠 전에 두나 선배님에게 문자를 보냈다. 미국에 계시니까 칸에도 함께 가지 못하고, 홍보 활동을 못 해서 아쉽더라. 여러모로 감사하고, 선배님 덕분에 더 확신을 가지고 영화를 하겠다고 했다고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지은은 "진짜 믿지 못할 정도의 분량으로 답장이 왔다. 그걸 보고 울었다. 그 내용들이 진심이고 솔직했다. 또 저에게 있어 힘이 될만한 내용이었다. 그 문자를 보고 계속 울었다. 어제도 읽었다. 물론 계속 보기에는 길다. 생각이 날 때마다 본다. 그 문자는 정말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전했다.
"영화에 대한 경험이 좋았다"는 이지은이다. 그는 "'브로커'에 이어 '드림까지' 비슷한 시기에 찍었다. 운 좋게 두 현장 다 좋은 분과 일했다. 아예 다른 세계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영화에 대한 호감이 많이 생겼다. 좋은 제안이 들어오면 영화를 해보고 싶다. 그렇다고 해서 해오던 것들에 대한 범위가 좁아지지는 않을 것 같다. 늘려서 두루두루 좋은 작업을 하고 싶다. 무리를 하고, 욕심을 내면서 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지은은 "(영화제, 평론가, 리뷰 등을 보고)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 첫 영화가 잘 나왔나 보다는 안도감이 있다. 당연히 훨씬 더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첫 영화를 이렇게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다. 이런 행운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하다.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지은은 "연기와 가수 활동을 병행하는 게 맞다. 둘 다 좋아하고, 일 때문에 산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아이유와 이지은의 이름은 다르다. 영화를 하면서 (많은 사람이) 헷갈리는 것 같다. 확실히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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