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도시2' 이상용 감독 /사진제공=ABO엔터테인먼트


"1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이야기가 많았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범죄도시2' 제안받고 부담이 컸어요. 전편이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으로 688만 명을 동원했잖아요. '더 잘되어야겠다'는 욕심은 없었어요. 사실 '범죄도시2'는 촬영할 때 심의 19세로 받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19세로 촬영했어요. 19세를 받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15세가 나왔어요. 그게 성공한 것 같아요."

2017년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감독 강윤성)이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으로 688만 만명을 불러 모았다.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 '1편보다 나은 속편 없다' 등 우려를 딛고 '범죄도시2'가 연타석 흥행 몰이 중이다.배급사 ABO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24일 낮 12시 45분 4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이는 2020년부터 2022년 개봉작 통틀어 가장 빠른 속도다.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이로써 '범죄도시2'는 지난해 마블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개봉 11일째, 지난달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개봉 9일째, 2020년 한국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개봉 18일째 돌파한 기록을 모두 가뿐히 뛰어넘었다.

영화 '범죄도시2' 이상용 감독 /사진제공=ABO엔터테인먼트
이상용 감독은 "정말 감사하다. 이렇게까지 잘 될 거라고 전혀 생각을 못 했다.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제가 3편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그쪽으로 정신이 쏠려 있다. 조금 지나가 봐야 (인기가) 와닿을 것 같다. 영화 재밌게 보신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범죄도시2'는 괴물 형사 마석도(마동석 분)와 금천서 강력반이 베트남 일대를 장악한 최강 빌런 강해상(손석구 분)을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 작품.

'범죄도시2'는 오리지널 캐스트 컴백과 함께 제작진도 오리지널 스태프들로 꾸려졌다. 대표 주자가 바로 이상용 감독이다. 이상용 감독은 '범죄도시' 조연출을 맡아 팀을 이끄는 데 함께했다. 그에게 있어 '범죄도시2'는 데뷔작이다."연출작을 처음 받았을 때 되게 많이 놀랐다. 나에게 이런 큰 기회가 온 자체가 안 믿겼었다. 강윤성 감독님께서 다른 작품으로 하차하고 나서 감사하게도 마동석 배우를 포함해 제작사 대표님들, 투자사 등, 1편을 함께 만들었던 기술 스태프들도 합심해서 용기를 얻었다."

영화 '범죄도시2' 이상용 감독 /사진제공=ABO엔터테인먼트


전편의 흥행으로 인해 이상용 감독은 많은 부담감을 느꼈을 터. 그는 "개인적으로 부담이 많이 됐다. 688만을 어떻게 넘을 수 있을까 싶었다. 사실 넘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욕은 먹지 말자고 했다. '1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일단 더 잘되어야겠다는 욕심은 없었다. 주어진 환경 안에서 마지막까지 열심히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놨다.전편 '범죄도시' 제작 당시부터 논의해 온 세계관을 확장하며 '범죄도시' 시리즈만의 스토리를 탄탄하게 구축하고자 끈끈한 신뢰 속에 배우 마동석과 철저한 논의를 거쳤다고. 그뿐만 아니라 '범죄도시3' 메가폰도 잡을 예정. 사실 '범죄도시2'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많은 부침을 겪었다.

이상용 감독은 "코로나19 문제 때문에 죽기 살기로 했다. 코로나19로 멈추기도 했었다. 제일 힘들었던 건 죽을 때까지 생각날 것 같다. 2019년 9월부터 베트남을 여러 번 들어갔다 나왔다 했다. 스태프들 꾸려서 헌팅도 하고, 현지 배우들도 만나서 캐스팅 다 끝냈었다. 2020년 2월 말에 베트남에서 크랭크인을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크랭크인 일주일 전에 선발대가 출발해서 마지막 헌팅을 돌고 이야기를 한창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터졌다. 영사관에서 전화가 와서 '나가야 한다. 안 나가면 모두가 격리된다'고 하더라. 거기가 공산국가라 부랴부랴 어쩔 수 없이 나와야 했다. 베트남에서 10억 가까이 썼다. '까딱하다가 엎어지는구나' 싶어서 무섭더라. 부랴부랴 들어오고 나서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영화 '범죄도시2' 이상용 감독 /사진제공=ABO엔터테인먼트


이상용 감독은 "촬영하면서 많은 일이 있었다. 매 공간 섭외가 다 틀어졌다. 10억이 오버한 상황에서 회차에 대한 압박도 컸다. 안 되는 것들 천지였다. 심지어는 베트남도 2020년 연말쯤에는 들어갈 거라고 기대했는데 1년 정도 촬영이 미뤄졌다. 그사이에 배우, 스태프도 지쳤었다. 그런데도 마지막까지 배우, 스태프들이 열심히 잘 해줘서 저도 힘을 냈다. 그 에너지로 포기하지 않고 믹싱, 음악, 자막 작업하는 것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할까 생각을 많이 했는데 지금 보상받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이상용 감독을 버티게 했던 건 마동석, 손석구를 비롯한 배우들과 스태프들이었다. 그는 "모든 영화를 제가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획하고 제작하면서 여러 가지 의견과 논의, 많은 상의를 했다. 또 많은 아이디어를 주신 마동석 선배님이 계신다"며 "저에게 큰 버팀목이었다. 현장에 가면 단역 배우들도 존중해주시고 끌어안아 주신다. 액션이 힘들면 노하우를 알려주시기도 하고, 스태프들을 잘 챙겨주셨다. 제가 힘들 때도 힘이 돼주셨고,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시더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상용 감독에 따르면 '범죄도시2' 역시 전편에 이어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인 19세로 촬영했다고. 이상용 감독은 "저희는 '범죄도시2'를 찍을 때 19세로 촬영했다. 19세 등급을 받을 거라고 예상하고 촬영했다. 훨씬 잔인한 장면들이 많았다. 사실 제가 칼을 내리쳤을 때 칼에 맞는 사람의 몸이 찍히는 게 무섭거나 큰 효과로 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한 인물이 칼을 휘두를 때 칼이 박히는 매체가 보이더라도 내려칠 때 배우의 얼굴이 훨씬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물에게 집중해서 찍었다. 19세로 나올 거 알았는데 15세가 나왔다. 수정을 많이 거쳤다. 그런 부분이 많이 먹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상용 감독은 "배우를 앵글 안에 가둬놓고 촬영하기 싫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최대한 많이 생각해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촬영해 힘들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게 큰 목표였다. 하지 말아야겠다고 한 건 '말도 안 되는 고집을 부리지 말자'는 것이었다. 최대한 배우들, 스태프들의 이야기를 듣고 같이 만들 수 있는 걸 찾았다"고 전했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