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N)
‘국대는 국대다’가 세계 최초 태권도 그랜드슬래머 문대성의 19년 만의 ‘컴백’을 알리며 눈을 뗄 수 없는 흥미를 선사했다.
21일 방송한 MBN ‘국대는 국대다’에서는 2000년대 초반 세계를 휩쓸었던 태권도 선수 문대성과 4년 연속 국가대표 선발전 1위에 빛나는 ‘최강 현역’ 박우혁의 첫 만남을 담아낸 데 이어, 이들의 엄청난 괴력을 확인한 기량 테스트 현장과 하드트레이닝 과정이 연달아 공개돼 시선을 강탈했다.
“올림픽 태권도 사상 유일무이 KO승”이라는 소개와 함께 스튜디오에 등장한 문대성은 “19년 만에 복귀전을 치르기 위해 미국 버지니아에서 한국까지 14시간 비행기를 타고 날아왔다”며 여전한 ‘꽃미모’와 꿀성대 목소리로 페이스메이커 전현무-배성재-홍현희-김동현-김민아를 사로잡았다. 이어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뒤후려차기 KO승’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영상을 지켜본 후, “당시 부상을 입어서 상대가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왔는데, 그러다 빈틈이 보여서 기술을 썼다. KO를 직감했다”는 비하인드를 털어놨다. 특히 그는 홈경기에서 KO패를 당한 상대에게 미안해서 위로의 말을 건네며 안아줬는데, 이 모습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아 아테네올림픽에서 페어플레이상을 받기도 했었다. 이에 대해 배성재는 “안아주면서 뭐라고 했냐?”라고 물었고 문대성은 “난 운이 좋았을 뿐이었다고 말했다”고 해, 인성까지 ‘금메달’인 문대성의 위엄을 보여줬다.
아테네올림픽 이후 어마어마한 인기를 구가했던 시절에 대해서도 에피소드를 방출했다. 그는 “당시 팬카페 회원이 2만 명이었다”면서, 앙드레김 자선 패션쇼에서 선보였던 ‘엔딩 포즈’를 즉석에서 재현해 큰 웃음을 안겼다. 또한 연예계 진출 제의를 비롯해 중국 액션 영화 출연 제의, 일본 격투기단체 K1에서 2년에 계약금 20억을 제안했던 일화도 털어놨다. “당시엔 태권도 외에 다른 길을 생각하지도 않았고, 격투기로 무대를 옮기게 되면 그간 태권도를 해온 의미가 퇴색될까봐 거절했다”는 소신을 밝힌 문대성은 “지금은 다른 분야에서 제의가 오면 도전할 생각이 있다”고 말해 페이스메이커들에게 ‘배우 전업’을 적극 권유받기도 했다.
이어 문대성은 “올림픽을 마친 뒤 후련한 마음으로 운동을 그만뒀는데, 인생에서 ‘태권도’를 빼니 아무것도 남는 게 없었다. 어느 순간 경기가 그립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때마침 섭외 전화를 받고 굉장히 설렜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19년 만에 내 한계를 다시 시험해보고 싶고, 이 나이에도 할 수 있다는 것을 태권도 후배들에게 보여줘서 동기 부여를 일으키고 싶다”며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문대성의 멘트가 끝나자마자, 복귀전 상대로 지목된 선수가 스튜디오에 깜짝 등장했다. 문대성의 맞대결 상대는 4년 연속 국가대표 선발전 1위, 2022년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인 ‘태권 천재’ 박우혁 선수였다. 올해 23세로 문대성보다 무려 스물네살이나 어린 박우혁은 주특기가 문대성과 동일한 ‘뒤후려차기’여서 기대감을 폭발시켰다. 문대성과 마주한 박우혁은 “태권도의 ‘조상님’과 경기를 하게 되서 일말의 고민 없이 제안에 응했다. 오늘 (문대성을) 만나 보니 점점 작게 느껴진다”며 ‘MZ세대’다운 패기를 발산,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이어진 기량 테스트에서 문대성은 가벼운 발차기만으로도 연습 상대인 전현무-배성재-김동현을 나란히 쓰러트리며 여전한 괴력을 발휘했다. 주특기인 뒤후려차기 또한 어깨와 머리 높이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환호성을 자아냈다. “나도 이 정도는 할 수 있다”며 호기롭게 나선 박우혁도 발차기를 깔끔하게 성공시켰고 두 사람의 연습 상대로 나선 전현무는 “내 느낌으로는 박우혁이 조금 더 셌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막간 ‘장딴지 대결’에서는 ‘하트 장딴지’ 문대성이 ‘아기 장딴지’ 박우혁을 압도했다. 마지막으로 문대성과 박우혁은 “최선을 다해서 아쉬움 없는 경기를 하자”고 서로를 격려하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이어진 중간 점검에서 문대성은 한국으로 날아오기 20여 일 전부터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했던 영상을 공개하며 불타는 의지를 보였다. 한국에 도착한 문대성은 며칠 뒤 배성재와 함께 태릉선수촌에서의 ‘추억의 식당’을 찾았고, 여기서 아테네올림픽 ‘금메달 동기’인 탁구 유승민, 레슬링 정지현과 조우했다. 유승민과 올림픽 당시 룸메이트였다는 문대성은 “유승민의 경기 전날 내가 라켓을 잡고 기운을 불어넣어줘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본인 지분을 주장했다. 유승민은 “메달 획득 후 관객에게 던진 탁구공을 정지현 측 관계자가 받아 ‘금빛 기운’이 전달됐다”며 ‘금메달 품앗이’ 일화를 전했다.
능이백숙과 미꾸라지 튀김으로 보양식을 즐기며 ‘라떼 토크’를 나눈 후, 문대성은 앞선 ‘국국대’ 레슬링 경기에서 레전드 심권호를 꺾은 정지현에게 조언을 구했다. 이에 정지현은 “스파링으로 실전 감각을 키워야 하고, 현재가 2004년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체력 보강 후 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문대성은 “귀신 같다, 이틀 동안 격한 운동을 한 후 5일을 앓아누웠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유승민과 정지현은 “여러모로 승산이 있고, 상대는 엄청난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과연 ‘금메달즈’의 기운을 받은 문대성이 현역 최강 박우혁을 상대로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이 모인다.
한국 태권도 역사에 남을 문대성과 박우혁의 경기는 오는 28일 오후 9시 20분 방송하는 ‘국대는 국대다’에서 만날 수 있다.
차혜영 텐아시아 기자 kay3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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