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리듬파워≫
아이돌 절대적이 공식=7년
해체·존속·재편 세 갈림길

≪우빈의 리듬파워≫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알려주는 흥미진진한 가요계 이야기. 모두가 한 번쯤은 궁금했던, 그러나 스치듯 지나갔던 그 호기심을 해결해드립니다.
아이돌에게 공식은 '7년 징크스'다. 연예인표준계약서에 근거한 연예인과 기획사의 계약 기간이 최소 7년이기 때문. 7년차에 접어들면 자연스럽게 재계약 이야기가 나오고 이 기간에 가장 마음을 졸이는 건 팬들이다.

아이돌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세 개다. 전원 재계약을 체결하거나 일부 혹은 전원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아도 팀은 살려두거나, 팀을 해체하거나다. 전원 재계약을 체결해 팀이 존속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그때부터 보이지 않는 '밀당'이 존재한다.

지난해 그룹 여자친구가 전속계약 종료를 앞두고 해체하면서 아이돌 재계약에 대한 관심은 더 커졌다. 어느날 갑자기 내 가수가 해체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팬덤을 덮친 것. 다만 멤버들이 홀로서기를 하더라도 다양한 방면으로 활동하면서 유지 혹은 해체 등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로 바뀌는 추세다. 객관적으로 '7년'은 아이돌의 수명 즉 유통기한이다. 그룹이 전성기를 맞이하는 순간은 천차만별이지만, 대부분 7년 안에 승부가 난다. 10대 후반~20대 초반에 데뷔하기 때문에 전성기를 지나고 나면 아이돌로서 정체성이 사라진다. 나이가 들수록 이미지는 소비되고 개인의 역량에 따라 다른 활동을 하면서 변화를 맞는다.

대부분의 아이돌이 활동을 하며 팀의 존속을 결정한다. 연습생 때는 '데뷔'라는 하나의 목표가 있었지만 데뷔 후 활동을 하면서 우선순위는 조금씩 달라진다. 재계약 시즌을 앞두고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면 일찌감치 재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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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세븐틴은 멤버 전원이 데뷔 6주년을 앞두고 조기 재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선 이상적인 예시로 회사와 아이돌 멤버들의 시너지가 완벽했던 경우다. 세븐틴의 리더 에스쿱스는 "회사(플레디스)가 오랜 시간 동안 저희에게 보여준 신뢰가 있었다. 우리를 잘 알고 잘 케어해줬고 우리가 그리는 미래에 도움을 줄 거라고 믿었다"며 회사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SF9도 전원 재계약을 체결했다. 로운과 찬희 등 연기자를 병행한 멤버 외 돋보이는 멤버가 없었지만, SF9로서 가능성을 멤버들이 확신한 경우였다. 휘영은 "우리가 이루고 얻고 싶은 것들이 아직 많이 남아 전원 재계약을 진행했다. 아무래도 개인 활동이 많은 그룹이었다. 다 함께 뭉칠 계기가 됐기 때문에 고민 없이 재계약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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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멤버가 회사를 떠나거나 멤버 전원이 회사를 떠나 흩어지는 경우 한 줌의 희망이 존재한다. 언제라도 팀으로 활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기 때문. 하지만 이는 곧 희망 고문이다. 그 '언제'가 정확히 언제인지 알 수 없어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이어가야 한다. 갓세븐은 멤버들이 같은 소속사는 아니지만 팀을 살려둬 '따로 또 같이'의 좋은 선례를 남겼다. 갓세븐은 멤버 전원이 JYP엔터테인먼트는 떠났지만 1년 3개월 만에 완전체 컴백한다. 멤버 일부가 원 소속사에 남아있는 2PM, 소녀시대, 마마무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케이스다.

해체를 발표하고 제2의 활동을 시작한 선례도 있다. 여자친구와 러블리즈 등이 그 주인공. 팀을 해체한 여자친구는 연기와 솔로 가수 등 미래를 고려해 소속사를 이적했다. 소원은 연기자를 선택했고 예린과 유주는 솔로 활동을 택했다. 신비, 엄지, 은하는 비비지로 재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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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즈 멤버들도 앞으로의 활동에 따라 소속사를 골랐다. 예능감과 실력을 갖춘 이미주는 안테나로 케이는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기 위해 김준수의 품에 안겼다. 예인도 다양하게 활동을 위해 써브라임을 택했고 유지애, 서지수는 연기자 활동을 예고했다.

여자친구와 러블리즈 외에도 그룹 다이아가 일찌감치 완전체 앨범 1개를 낸 뒤 아름답게 이별할 것을 예고해 팬들에게 정리할 시간을 줬다.
오마이걸과 에이핑크는 지호와 손나은의 탈퇴로 팀을 재편했다. 개인 활동에도 주력했던 에이핑크와 달리 오마이걸은 그룹 활동에 집중했던 바. 7인의 시너지가 그룹 강점이었던 오마이걸이었기에 7인조에서 6인조로 활동하게 될 앞으로의 행보에 K팝 팬들의 관심이 모인다.

최근 재계약 이슈가 있는 그룹은 몬스타엑스. 몬스타엑스는 셔누, 형원, 기현만 재계약을 체결하고 민혁, 주헌, 아이엠은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와 세부 사항을 논의 중이다. 몬스타엑스 멤버들에겐 '입대'라는 중요한 사안이 있다. 다만 멤버 전원이 스타쉽과 재계약을 하지 않더라도 멤버들이 팀에 대한 애정이 크고 몬스타엑스의 인기가 굳건하다는 점 등으로 해체는 하지 않을 거란 전망이다.

활동의 폭이 넓어지며 '마의 7년'이라는 말은 희미해지고 있다. 해체하더라도 연예계 은퇴만 아니라면 언제든 볼 수 있고, 팀명만 존속시켜도 언젠가 완전체로 무대에 설 날이 올 것이기 때문. 어느 경우여도 팬들의 속만 타들어간다. 하지만 희망을 갖고 행복회로를 돌릴 수 있게 된 새로운 '7년 공식'이 탄생한 아이돌판이기에 재계약을 둔 암흑기는 없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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