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원작인 '우리는 오늘부터'
혼전순결 소재…감독 "매운맛 원작과 달라"
성훈, 임수향과 '신기생뎐' 후 11년 만에 상대역 "이미 애도 낳은 사이"
임수향 "겹치기 편성 논란 있었지만 예쁘게 봐달라"
신동욱 "임수향, 사랑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오늘부터'에 출연하는 배우 성훈, 임수향. / 사진제공=SBS


배우 성훈, 임수향이 드라마 '신기생뎐' 이후 11년 만에 SBS 새 월화드라마 '우리는 오늘부터'를 통해 상대역으로 다시 만났다. 배우들은 '혼전순결' 소재가 예민할 수는 있으나 유쾌하고 밝은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4일 SBS 새 월화드라마 '우리는 오늘부터' 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생중계됐다. 정정화 감독과 배우 임수향, 성훈, 신동욱, 홍지윤이 참석했다.'우리는 오늘부터'는 혼전순결을 지켜오던 오우리(임수향 분)가 뜻밖의 사고로 라파엘(성훈 분)의 아이를 갖게 되면서 벌어지게 되는 일을 그리는 로맨틱 코미디 소동극. 2014년부터 미국 CWTV에서 다섯 시즌에 걸쳐 방영된 '제인더버진' 시리즈를 리메이크했다.

'우리는 오늘부터'에 출연하는 배우 성훈, 홍지윤, 정정화 감독, 임수향, 신동욱. / 사진제공=SBS


정정화 감독은 이번 작품이 원작의 "매운 맛,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독한 맛"과 다른 매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원작은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자극적인 드라마다. 시즌5까지 100부작으로 사랑 받았다. 국내에도 팬들이 많다. 이 드라마는 '막장대모가 와서 만들어도 만들 수 없다'는 댓글이 있더라. 그 만큼 한국과 다른 자극적 정서가 많은데, 한국 시청자들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서 리메이크했다"고 설명했다.정 감독은 "언어를 번역하는 것보다 정서를 번역하는 게 힘든 과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제가 이 작품에 합류하기 전에도 작가님들이 쓴 대본이 있었다. 고민 끝에 지금 방송되는 버전의 드라마가 나오게 됐다. 우리가 리메이크한 작품은 자극적인 요소보다는 인물들이 황당한 일들을 겪으면서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봐달라. 그리고 그 원천이 가족에 있다는 것, 사람 냄새가 남다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우리는 오늘부터'는 임수향 출연작인 MBC ‘닥터로이어’와 겹치기 편성으로 논란이 됐다. 정정화 감독은 "다른 이슈로 작품이 흠집 나는 건 창작자로서 마음 아프다. 이 일로 상처받을 분들을 생각하며 저도 감독으로서 마음 아프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누구의 잘잘못이라기보다는 우리 드라마가 편성 안 된 상태로 사전제작하고 촬영이 끝나갈 때쯤 편성돼서 좀 겹치는 일이 발생했다. 첫 방송 시기나 요일이 다르니 우려하는 부분이 괜찮지 않을까 싶다"고 해명했다.

또한 "거기 드라마에서는 검사로 나온다. 시청자들이 임수향이 월화에는 이렇게 나오고 주말에는 또 다르게 나와서 헷갈린다고 할지, 좋다고 할지는 대중이 해줄거라 생각한다. 그 답에 자신 있는 게 임수향은 이 나이 또래 배우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논란 있었지만 결과는 좋을 것이라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임수향 역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혼전순결이라는 소재에 대해서는 "아이템만 놓고 보면 논란의 여지가 많다. 주인공 설정이 혼전순결을 지키고 있다는 건데, 드라마니까 재밌게 봐달라고만 하기에는 예민한 부분이 많아서 제작진도 고민했다"고 논란을 예상했다. 그러면서 "혼전순결이 아니라 혼후관계가 맞다는 대사도 있다. 이쪽이 맞다, 저쪽이 맞다 답을 내는 건 아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다 같이 고민해보면 좋겠다 정도의 깊이로 고민해보면 좋겠다"고 바랐다.

'우리는 오늘부터'에 출연하는 배우 임수향. / 사진제공=SBS


임수향은 혼전순결 약속을 지켰지만 어쩌다 엄마가 된 오우리 역을 맡았다. 그는 오우리를 "주체적으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이 드라마에 대해서는 "처음 대본을 보고 '한국에서 이게 가능한가' 생각했다. 그런데 주인공이 뜻밖의 상황을 헤쳐 나가는 상황이 궁금해졌다. 이런 신념을 지키기까진 어떤 서사가 있을지, 미래는 어떨지 궁금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임수향은 "혼전순결은 하나의 소재다. 극 중 인물이 왜 혼전순결 신념을 갖게 됐는지 봐달라. 또 이걸 지키기 위해 가치관과 이상 속에서 갈등하는데, 현실적이고 귀엽게 다가왔다. 그런 부분에 공감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우리는 오늘부터'에 출연하는 배우 성훈. / 사진제공=SBS


성훈은 코스메틱 그룹의 대표이자 본의 아니게 오우리 아이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된 라파엘로 분했다. 성훈은 혼전순결 소재가 논란이 되지 않을지 걱정했다. 그는 "'이게 괜찮을까' 싶었다. 편성이 SBS로 됐는데, SBS도 괜찮을까 싶었다"고 작품에 대한 첫인상을 떠올렸다. 그러면서도 "아이템적으로도 그렇고 감독님도 걱정한 부분이 있지만 드라마 안에 최대한 메시지를 넣으려고 했다. 드라마가 메시지만 가면 재미없는데, 그 부분을 가볍게 풀어보려고 노력했다. 보는 분들이 크게 불편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극 중 삼각관계 라이벌인 강재와 다른 점은 "키워드로 하자면 '돈'이다. 강재와는 누가 봐도 삼각관계이고 라이벌이다. 가장 대비되는 부분이 재력"이라고 자랑했다. 그러면서도 "공감은 잘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에 임수향은 "끝나갈 땐 동화되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우리는 오늘부터'에 출연하는 배우 성훈, 홍지윤, 임수향, 신동욱. / 사진제공=SBS


임수향과 성훈은 드라마 '신기생뎐' 이후 11년 만에 상대역으로 다시 만났다. 둘은 2016년 방영작 '아이가 다섯'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다.

임수향은 "'신기생뎐' 당시에 동고동락하며 같이 지내왔던 지라 응원하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성훈이 캐스팅됐을 때 좋았다"며 기뻐했다. 성훈은 "이렇게 편성을 잡아준 SBS 사장님과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11년 만에 호흡을 맞추게 됐지만 그 사이에 왕래와 연락이 조금씩 있었다. 연기적 호흡도 우리 둘은 리허설 없을 정도로 잘 맞았다"고 자랑했다. 임수향은 "우스갯소리로 주변에서 우리에게 노부부 같다고 했다'며 웃었다. 성훈은 "우리는 이미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았다"고 거들었다. 임수향도 "첫 촬영을 보통 키스신 같은 건 안 잡는데 키스신이었다"고 전했다.

'우리는 오늘부터'에 출연하는 배우 신동욱. / 사진제공=SBS


신동욱은 오우리의 신념을 지켜주며 순수한 사랑을 키워온 강력반 형사 이강재로 분했다. 신동욱은 이번 드라마를 '유유유'라고 소개했다. 그는 "유니크, 유쾌, 눈물의 유"라며 "우리 드라마가 유니크하다. 또 밝고 건강하다. 거기에 감동이 있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작가님이 대체 누구냐. 약 먹고 쓴 거 아니냐. 도핑 검사해야 하는 거 아니냐' 싶을 만큼 재밌게 봤다"고 자랑했다. 또한 "우리 드라마가 재미만 있는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고민해봐야 할 문제, 주제 의식도 명확하다. 좋은 대본이라고 봤다. 근래 본 대본 중 가장 재밌게 읽어서 바로 하겠다고 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신동욱은 "터프하지만 한 여자에게는 무장 해제되는 모습이 있어야 해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촬영 현장 오니 고민을 괜히 했다 싶었다. 수향 씨가 사랑스럽지 않나. 성격도 좋다. 이런 여자면 강재가 사랑할 수밖에 없겠다 싶어서 공감돼서 자연스럽게 이입됐다"며 임수향을 칭찬했다.

정정화 감독도 "신동욱은 현장에서 임수향을 보며 진짜 여자친구인 것처럼 ‘오늘은 어디가 예쁜가 찾아야한다'고 하더라. 진짜 메소드 연기를 보여줬다"며 웃었다. 임수향 역시 "최수종 선배님을 능가하는 사랑꾼이 나타났다. 같이 호흡하는 배우로 잘 와닿고 연기하기 편했다. 스윗한 매력이 가능했다"고 거들었다.

'우리는 오늘부터'에 출연한 배우 홍지윤. / 사진제공=SBS


홍지윤은 아름다운 얼굴 빼고 모든 것이 거짓말인 라파엘의 아내 이마리를 연기했다. 오디션을 통해 합류한 홍지윤은 "저한테는 이 작품이 선물 같은 영광스러운 기회였다.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이 컸고, 열심히 잘 준비해야겠다 싶었다"며 "많은 선배 덕분에 배울 수 있었고 기쁘고 행복하게 촬영에 임했다"고 전했다.

홍지윤은 이마리 캐릭터를 "목표를 향해 경주마처럼 달리는 인물이다. 그 목표 중 하나인 라파엘과 결혼에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정정화 감독은 "원작을 보면 귀여운 이미지의 배우가 악역이다. 원작 이미지에 가장 부합되는 배우"라며 치켜세웠다.

홍지윤은 "겉은 바삭할 수 있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촉촉한 내면을 가진 인물이라는 게 드러난다"고 연기 포인트를 설명했다.

성훈은 이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로 "무엇보다 우리의 남편이 누가 될까가 아닐까 싶다. 그 부분을 봐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임수향은 "'우리 수향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원하는 시청률로 신동욱은 "경쟁작(KBS2 '붉은 단심'이 재밌고 연출도 좋고 연기도 좋더라. (경쟁작도) 진심으로 그렇게 되길 바란다"면서도 "1~2% 정도 더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훈은 "두 자릿수였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우리는 오늘부터'는 오는 9일 첫 방송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